고성 *피* 피싱랜드에서 배를 타고 거칠리도 인가 하는데로 감성돔 출조를 다녀왔습니다.

다른 분들은 다들 참돔이나 뱅에돔을 노리고 출조 했는데 저는 감성돔 잡을 거라니깐 섬의

반대편에 내려 주더군요.

2시 30분 쯤에 갯바위에 도착하니 앞서 낚시하신 분의 흔적이 넘 지저분하게 남아 있고 냄

새도 심해서 일단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청소를 시도했는데, 오래되서인지 10번 정도 물을

퍼서 부었는데 별로 나아지지 않아서 고여서 썩어 가는 물만 대충 씻어내고 저는 좀 떨어진

장소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용치놀래기 10여수와 미역치 서너 수 쥐노래미 대여섯 수 등 잡어들과 씨름하다가 밥을 먹

고 저녁 들물에 다시 열심히 낚시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잡어 입질이 뚝 끊기고 크릴이 그

그대로 달려서 올라오더군요. 심상찮은 분위기에 좀 더 집중해서 낚시를 하는데 발밑으로

흐르던 찌가 스물 스물 잠기더군요. 확 챘는데, 꼭 밑걸림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몇 번 밑걸림이 생기던 곳이라서 순간적으로 실망감이 들어서 이걸 어떻게 빼내나 하는

고민이 문득 들었는데,  약 0.5초 내지 1초 뒤에 갑자기 대가 확~~!!! 당겨지면서 쿡! 쿡!

하고 쳐박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동안 낚시 채널에서 본 수많은 장면들이 머리 속을 휘익

스쳐가면서,  대를 세우고, 틈을 봐서 릴을 감고, 감성돔을 띄워서 공기 좀 먹이고, 뜰채를

대서 들어내는 일련의 과정을 저도 모르는 새에 착착 마쳤습니다.

드디어 갯바위에 뜰채에 담긴 감성돔을 내려놓고, 입술에 박혀 있는 바늘을 빼서 낚시대를

한쪽에 치웠습니다. 팔에서 잔 경련이  느껴지고,  긴장감이 풀리면서 몸에 힘이 살짝 빠진

상태에서 감성돔을 잠시 보면서 '이제 뭘할까? '라는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핸드폰으로 사

진을 찍을까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는데 평소에 안하던 짓이라서 일단 잠시 뒤로 미루고, 감

성돔을 살려둬야겠다는 생각에 낚시자리의 옆의 물칸을 보니 물이 너무 얕아서 (감성돔은

약 40 ~45 정도였습니다.) 살림망에 담을려고 살림망을 들어올리는데, 살림망이 갯바위에

걸려서 잠시 긴장하는 순간, 뜰채에 담아서 갯바위에 올려둔 감성돔이 '퍼드득'하더니.....

살림망 옆의 물속으로 첨벙!!!! ...............................................................................

몸을 한 번 뒤틀고 자세를 잡더니 유유히 사라지더군요. 잽싸게 뜰채로 다시 담아볼려는 시

도를 했으나,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없어졌습니다.

낚시다니면서 첨으로 잡아본 감성'돔'인데, 어찌나 허탈하고 황당하던지,,, 뜰채로 건져 내

기까지 했으니 잡긴 잡은 것 같은데, 제대로 감상도 못하고, 손으로 제대로 만져보지도 못

하고, 사진도 못 찍고,,, 하~~아~~~,,, 아직도 실감이 잘 안납니다. 손안의 아련한 느낌만

이 아주 오래전 일인 것처럼 남아 있을 뿐입니다.

그 뒤로 철수할 때까지 잡어만 계속 ... 미역치 엄지 손가락만한 놈으로 20마리 정도 잡았습

니다.

허접한 조행기지만, 너무 아쉬워서, 어디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어서 이렇게 올립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 초보조사의 넊두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