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늘 그렇죠.  ㅎㅎ

여하튼 첨으로 영감님하고 둘이서 간 것이라 타자 속도가 쪼매 더 나은 제가 글을 올려야겠습니다.


미련*탱이 : 행님아, 전갱이 관심 있3?
개굴 : ㅇㅇ(괜히 관심있는 척)  오데서?
미련곰*이 : 곤리도.  이러저러 해서 저러이러 하모 쪼매 잡는디......  궁금하믄 전화해 보3
개굴 : 아랐3

돈*** : 주말에 머하끼고?
개굴 : 몰라예.
*키** : 낚시 가자.
개굴 : 가이시더.
**호* : 오데로?
개굴 : 어... 곤리도에 수퍼 전갱이 나온다카데예.
***테 : 아랐다.

우야튼지간에 그 과정에서도 쪼매 간단한 사연이 있었지만 돈키행님하고 첨으로 둘이서만 낚시를 가 봤습니다.

많이는 아니지만 낚시는 두어 번 같이 가 봐서 낚시 스타일은 서로 아는지라 별 불편할 건 없으리라는 건 서로가 아는 것이고......

태풍이 그친 뒷날 새벽 접선을 해서는 통영을 향해 차를 몰았습니다.

공기가 어찌나 맑은지 멀리 있는 산들이 바로 눈 앞에 있더군요.

이런 날은 고기를 못 잡아도 그냥 분위기에 취하는 날입니다.

전마선을 탈 예정이라 카메라를 못 가져간 것이 후회될 정도였습니다.

아침 일찍 여객선 터미널서 시래기국으로 배를 채운 후 삼덕에 있는 낚시점에 도착하니 도선이 뜰 시각이 한참 남았더군요.

이것저것 준비물을 챙긴 후 8시 배를 타고 곤리도에 도착한 후 전마선으로 갈아타서는 밑밥용 공미리를 투하하고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햇살은 투명하고 태풍 뒤의 선선한 바람은 낚시 자체를 즐겁게 만들어 주더군요.

삼덕과 욕지를 왕복하는 도선은 마치 아주 정확한 시계추처럼 시간마다 오가고 파란하늘 위로 떠있는 갈매기는 저희를 향해 정겹게 이야기를 걸어줍니다.

"끼룩끼룩끼룩... 괴기 잡으러 왔냐?  깔깔깔......"

"너거가 괴기를 잡아?  깔깔깔......"

"원전이나 가라.  깔깔깔......"

그러는 사이에 욕지도행 도선은 얼추 열 몇 번을 지나가더군요.

한 사람은 전갱이 채비만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는데 한 분은 열심히 낚시 놀이를 하고 계셨습니다.

"흘림이나 해 보까?"

쪼매 있다,

"앗!  찌...  헛차!"

...... 불가사리 한 마리.

10분 후.

"앗!  찌...  헛차!"

......  불가사리 두 마리.

쪼매 있다가,

"카드 해 보까?"

10분 후.

"전갱이 채비 올리보까?  어... 미끼가 엄네.  갈아 끼아야지."

여하튼 바지런 하십니다.

조금 있다 금붕어 한 마리.

조금 있다 15cm 우럭 한 마리.

또 우럭 두 마리.

끝내는 카드에 우럭 만수(?)를 태우시더군요.

망상어, 인상어, 일곱동가리......

우럭을 제외하고는 같은 종목은 절대 안 올리시는데 참 신기합디다.


바다 위에서 끓인 라면보다 더 맛있는 음식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 그 라면 국물을 안주로 마시는 소주가 더 맛있기는 합니다.

영감님이 끓이신 라면이라 더 맛이 있었을 겁니다.  ㅋㅋ

그러는 사이에 여전히 욕지도행 도선은 느긋이 왕복달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햇살은 뉘엿뉘엿 기울어 가는데 기다리는 수퍼전갱이는 커녕 그냥 전갱이도 코빼기조차 보이질 않으니 약간 초조해질만도 하지만 주위를 둘러봐도 근처에 있는 전마선에서는 전혀 수퍼전갱이 올리는 기미가 없으니 오늘은 그런가 보다 하고 새우 목욕시키기 놀이, 바닥에 걸린 채비 새로 하기 놀이만 해도 심심치 않더군요.

그런데 내심 기다리던 여섯 시가 되어 심기일전하야 본격적인 낚시를 시작하려는데 전마선을 끌어다 준 배가 오더군요.

"고만 가이시다."

"오잉?  와예?"

"여섯시 반이 막배 아잉교."

ㅡㅡ;;

'헉!  이기 아인데.'

그래도 우얍니까.

방법이 없으니 나와야지요.

가두리 옆에서는 늦게까지 낚시를 못한답니다.

총 조과는 거짓말 약간 보태서 우럭 새끼 100마리(한 마리만 22cm), 금붕어 한 마리, 일곱동가리 한 마리, 쪼매난 전갱이 한 마리, 불가사리 두 마리, 망상어 세 마리, 인상어 두 마리.

다른 방향으로 갔던 팀은 수퍼전갱이 두 세 마리 정도 하신 분도 있으시더군요.

참, 점주님이 수퍼전갱이 한 마리 잡으신 거 가지고 가시려느냐길래 두 말 않고 가져왔습니다.

신마산 넘어와서 그냥 가려니 섭섭해서 막걸리 한 잔 하고 헤어졌습니다.

막걸리가 맛있더군요.

오늘도 막걸리가 생각나 어제 얻어온 수퍼전갱이 구어서 안주 겸 반찬 겸 먹었습니다.

고등어는 그 정도 크기면 세 식구가 먹어도 모자라지 않는데 이 놈의 전갱이는 어찌나 맛나던지 집사람과 둘이서만 먹었는데도 턱없이 모자라더군요.

담 주부터 방학이니 조금 느긋하게 다시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짱게 행님이 오늘 들어가셨고 내일 아침일찍 또 몇 분이 들어가실 거라고 하더군요.

쪼매 잡거등 한 마리만 떨가 주고 가믄 참 좋겠는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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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무늬오징어낚시 끊었음. 묻지 마셈. ㅠㅠ

요즘 맘 같아서는 두족류 낚시 전체를 끊고 싶음. ㅠㅠ

나는 당신이 말한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당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를 위해서는 죽도록 싸울 것이다 - 볼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