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계속 씁니다>

부딪히는 충격으로 동서와 저는 배위에 사이 좋게 포개져 누워 있었죠.
그 출조 낚시배 위에서 사람들 소리가 웅성웅성 들립니다.

“뭐꼬?” ,
“뭔 일이고?”,
“배 밑에 뭐 걸맀나?”
“뗏마 때리 박아 뿟네, 니 뭐했노 임마! 못 봤나?”

니미럴… 사람 이렇게 누워 있는데 빨리 건져줄 생각 않고… ㅠㅠ
그제서야 사태 파악을 한 출조인들은 우리를 자기네 배 위로 끌어올려 줬습니다.
5명 있더군요. 그 큰 배에는 진해 ‘x치 낚시프라자’라고 적혀있고, 그 중 몇몇은 ‘경x낚시점’ 사람인 거 같고…
그때 상황인즉, 선장이란 사람 말로는 배 운전석 바닥 아래 뭐가 떨어져서 그거 줍는다고 미쳐 못 봤다고 합니다. 그게 말이 됩니까? 보통 속력도 아니고 빠르게 달리는 상황에서 전방을 주시하지 않고 한눈을 팔았다는 게…

저희 동서는 무릎을 쥐고 다리에 쥐가 났는지 허리 숙여 아프다며 고통스러워했죠.
다행히 저는 배 뒤에 서있다 부딪히는 순간 배 앞으로 본능적으로 뛰어 몸은 괜찮았죠.
제가 버럭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앞을 안보고 한눈을 파는 게 말이 됩니까? 보아 하니 선장님이 직접 배를 몬게 아니고
다른 사람이 핸들을 잡은 거 같네요. 정황이…”
그 5명은 정말 미안하다.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거제 출조하러 들떠 있어 부주의했던 거 인정한다… 등등, 그 상황을 피하려 하더군요.
“하여튼 제 일행이 좀 다친 거 같으니까 빨리 명동으로 돌아갑시다. 병원에 먼저 가야할거 같네요… 자세한 건 가서 얘기합시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적극적인 자세를 별 보이지 않는 그 사람들의 모습에 화가 났었죠.
배가 명동으로 향하지 않고 수치 쪽으로 가고 있는 겁니다.
“아니 우리 배는 명동으로 가야 하는데, 왜 수치로 갑니까?”
“그게 저… 저 앞에 해경이 관측하는데 뗏마가 이렇게 해서 들어가면 사고조사가 나오고
일이 복잡해집니다. 우리 선장이 얼마 전에도 사고가 나서 상황이 좀 그렇습니다.
좀 양해해 주세요…”
사람이 아픈 상황이고 마음은 급한데 자기들 먼저 생각하는 그 사람들의 행동이 참
괘씸했죠. 하지만 제가 배를 돌릴 상황도 못 되었죠.

하여튼 여차여차 수치에 내려서 기다리니까 저한테 전화를 받은 뗏마 주인 아들이 왔더군요. 그 아들이 모 지역신문에 기자라고 하면서…
알고 보니까 배가 나올 때 출항신고서도 작성을 안 했고.
그렇게 되면 해경도 문책을 피할 수 없을 테고, 상황이 복잡해진다면서…

저는 동서랑 진해 은성병원으로 바로 달려가서 x-레이를 찍어봤죠.
제 오른쪽 발목이 접질렀는지 통증이 있어서 찍었는데 약간의 타박상이라고 하더군요.
저희 동서 또한 순간 놀라서 근육이 경련된 거니 안정을 취하면 된다고 말하더군요.

그 때 수치 선착장에 모여든 사람들이 하는 말
“올~… 뗏마가 저 지경이 될 정도로 사고가 났는데 사람이 멀쩡한 거 보니 천만다행이네. 큰일 날 뻔 했어~…”
그 때 우리 딸래미 이제 2달 되었을 때고, 아빠 얼굴도 못 알아볼 땐데…
정말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합니다.
눈 앞으로 굉음을 울리며 사정없이 다가오는 큰 배를 봤을 때….

그 사고로 병원 진료비(엑스레이), 부서진 낚시대 값만 받고 끝났습니다.
하지만, 울 동서는 한달 반 동안 후유증으로 고생 좀 했습니다. ㅡ.ㅡ
그 상황에서 해경에 먼저 신고를 했어야 했나요?
그 당시 경황이 없어서 그런지 잘한 판단이었나 모르겠네요.
우리 동낚인들, 뗏마 잘 젓는다고 안전하다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자기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더군요. 사고 조심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