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2011.10.23(일)이죠, 줄리아가 통영 좌대 낚시를 다녀왔습니다.


좌대 야영 낚시를 할까하다 그낭 좌대 낚시를 하기로 하고 토욜날 신랑이랑 낚시하면서 먹을 김밥도 싸고, 여러가지를 준비하였습니다. 집 근처 재래시장이 있는데 마트보다 훨씬 싸고 사람사는 정이 묻어나는 곳이기도 해서 신랑이랑 가끔씩 들럽니다. 그날도 김밥에 넣을 재료며 여기저기를 구경했습니다.


좌판에 놓인 고등어며 전갱이, 글고 호래기를 보면서 이제 저런 종류의 어류는 사먹지 않고도 충분히 자급자족이 된다고 생각하니 흐뭇하였습니다. 지난번 경주 감포 선상 낚시때 갓 잡아올린 고등어의 등을 자세히 보았는데 무늬가 선명하고 빛깔 또한 완전 푸르렀습니다. 좌판에 있는 고등어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그런 고등어를 우리 식탁에서 언제든지 먹을수 있다니...생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절로 나는 일이죠..ㅎㅎ


김밥 재료를 다 준비하고 나니 김밥 마는 것은 신랑이 하겠다고 했습니다. 우리신랑 요리에 일가견이 있습니다. 해물탕이며, 하트 계란말이, 초밥 등 분야도 다양합니다. 김밥 마는게 쉬을거 같아도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먼저 밥에 간을 잘 맞춰야 합니다. 소금 설탕 식초 비율을 절묘하게 맞춰야 하거든요..신랑이 기가 막히게 간을 잘 맞춘답니다. 김밥 발로 김밥 마는 것도 아주 잘합니다. 손놀림이 장난 아닙니다..ㅋㅋㅋ. 사실 낚시하면서 느끼는 손맛보다 이런 준비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도 아주 큰 행복인거 같습니다.(우리 신랑 자랑만 했네요..^^)

김밥말기.gif

 그렇게 맛있게 김밥도 준비하고 해서 토욜밤 9시에 부산을 출발, 11시에 통영에 도착했습니다. 통영에서 하룻밤을 자고 담날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서둘러 삼덕항으로 갔습니다. 삼덕항에 도착한 시간이 아침 7시쯤이었는데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차도 넘 많아 주차할 곳이 없었습니다. 이유는 이날 한국프로 낚시연맹에서 주관하고 (주)동원산업에서 후원한 전국 바다낚시대회가 있었는데 집결지가 삼덕항이었던 것이었습니다. 동낚인 회원분들 중에서도 참여하신 분이 있을 거예요. 낚시 인구가 많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새벽아침부터 모인걸 보니 새삼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 라는걸 느꼈습니다.

 낚시대회.jpg  

겨우겨우 주차를 하고 우리를 데려다줄 배에다 몸을 싣고 삼덕항에서 약 10분 정도갔을까요? 상쾌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평화로운 어촌 마을을 구경하자니 금방 좌대에 도착할수 있었습니다. 근데 이런~~~좌대가 너무 지저분하고 이상한 냄새에다 하여튼 뭐라 설명할 수 없지만 완전 실망이었습니다. 야영할수 있는 좌대 낚시터는 따뜻한 보일러 시설에다 TV도 시청할 수 있고, 가스렌지도 있고 화장실도 너무 깨끗하고 어쨌든 기대 이상이었고 첨 갔던 욕지도 좌대 낚시터도 별 다른 시설은 없었지만 햇볕을 가릴수 있는 차양막과 긴 벤치가 있어 낚시하다 피곤하면 누울수도 있고 무엇보다 깨끗하고 넓어서 우리가 뭘 해도 괜찮았는데...이번 좌대는 가두리 양식장에서 냉동시설로 사용하는 곳인지 우리가 낚시할 수 있는 공간이 정해져 있어 다리도 제대로 뻗을수 없었고 우리가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서 그런지 피곤함이 몰려들어 잠깐 쉴려고 해도 쉴 수 있는 공간이라곤 하나도 없었습니다.

배위풍경.jpg 

좌대.jpg

 

서론이 넘 길었네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낚시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ㅎㅎ


낚시만 잘되면 시설 안좋고 냄새나고 이런 모든걸 용서하리라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낚시를 시작하고 30분여 동안은 고기가 없는 듯했습니다. 수심 바로 아래 망상어만 바글바글했습니다. 밑밥을 던지며 망상어가 몰려드는게 신기하여 20분 넘게를 계속 그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선장님이 오시길래 “선장님 고기가 없어요” 라고 했더니 고기가 왜 없냐며 선장님이 낚시대를 드리웠습니다. 낚시대를 드리운지 얼마 안 있어 아주 큰 고등어를 낚아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낚시하는 남편.jpg


거기에 탄력받아 저도 낚시대를 내렸습니다. 선장님이 말하는 수심에다 낚시대를 내리고 얼마 안 있으니 정말 씨알좋은 고등어가 올라왔습니다. 선장님이 말하는 수심을 체크하기 위해서 제가 몇 번 연습을 해봤습니다. 위에서 몇미터 수심 이런건 아직 초보인 저한텐 어렵고 뽀돌(?)을 바닥에 완전 내려서 릴을 10~12바퀴 되감아 올리는 방법으로 했는데 고등어가 잘 올라왔습니다.


한꺼번에 두 마리도 잡아보고...고등어 두 마리가 한꺼번에 올라올때는 힘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원래 고등어가 힘도 좋은데다 크기도 크니깐 그 힘이란게..ㅎㅎ. 한번은 고등어가 3마리가 걸린건지 힘이 너무 센 나머지 제 힘으론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낑낑대다 결국엔 낚시대가 밧줄에 걸려서 낚시줄을 잘라야 했습니다. 분명 고등어가 한꺼번에 3~4마리 걸렸을 겁니다. 그걸 낚아 올렸어야 했는데..ㅋㅋ

낚시솜씨.jpg


아쉽긴 했지만 이번 낚시에는 낚아 올릴때마다 “시장고등어 시장고등어”를 외치며 환호했습니다. 2주전 경주 감포 선상 낚시때만 해도 고등어 씨알이 그다지 크지 않았는데 손맛도 그때와는 확연히 다르고 수심도 파악되고...이번 낚시의 성과라고 할수 있죠. 글고 또 하나의 성과는 신랑보다 제가 고기를 훨씬 많이 낚아 올렸다는 거..ㅎㅎ


이번 낚시에서 우리신랑 고기낚는데는 별로 관심없고 아침부터 준비해간 삼겹살이에다 술마시는데 신경을 써더니 고기도 그 맘을 알았을까요? 고기가 신랑 낚시대에는 걸려들지 않고 제 낚시대에만 열심히 걸려주더군요..오후 2쯤 되자 피로가 확 몰려들더니 고기도 잡을 만큼 잡았고 돌아갔음 싶어서 신랑한테 얘기했더니 5시쯤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5시까지는 정말 힘들거 같은데...ㅠ ㅠ


그때부터 피곤하여 낚시에 통 집중을 할 수 가 없었습니다. 집중을 안해서 그런지 아님 물때가 바뀐건지 정말 고기가 낚이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3시쯤 갈려고 배를 불렀는데 신랑이 내심 좀 더 하고 갔음 하는 눈치여서 그냥 우리랑 같이 좌대에서 낚시한 일행들이랑 한꺼번에 가기로 하고 배를 돌려 보냈습니다.


다른 일행들도 고기가 안 낚이는지 4시가 되니 그만 가자고 했습니다. 배를 부르고 배가 도착하기 전까지 두 마리만 더 낚아올려야지 라는 목표(?)를 정하고 두 마리를 낚아 올리기 위해서 열쉬미 크릴을 끼워댔습니다. 목표를 그렇게 정해서인지 두 번을 낚아 올렸는데 한번은 두 마리가 걸려들어 결국 3마리를 낚았습니다. 목표를 채운거죠..ㅎㅎ. 속으로 뿌듯함을 느끼며 우리가 낚아 올린 고등어 인증샷 한번 날려주고 삼덕항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하여 줄리아의 5번째 출조는 무사히 끝이 났습니다.. ^^*

 곤리도아침풍경.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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