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추석!!

기억하시는 분 많으실겁니다.
아니.. 마산분들에게는 기억도 하기 싫은 추석연휴였습니다. 에휴~

그해 여름..
구산면엔 까지메기가 유난히 많이 들어왔습니다.
5월부터 폭발적인 조황에 시간만 나면 가서.. 까지메기를 뽑아 먹었드랬지예..
정말 행복한 해였습니다. 추석담날 까지는..


추석 당일날도 차례 얼릉 모시고 동생넘이랑 구산면으로 날랐습니다.
동생넘도 까지메기 손맛을 본터라.. 낚시가자면 지가 먼저 짐 챙깁니다.
당일날이라 길도 밀리지 않더만요..ㅎㅎ

룰루랄라..
그 지겨운 백령고개 커브길도 가뿐하게 넘어..

심리 해안도로..

원전가기전에 장미레스토랑인가 올라가는 길이 있는 해안도로 약간 홈통부분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포인트는 표층까지는 잘 뜨지않고..
까지메기가 수심 2발.. 즉 3m층 에서 입질이 자주 왔더랬습니다.

우선 목줄 1호를 셋팅했더랬는데.. 넣자 마자 첫입질에 챔질하자 마자 목줄이 팅~

'우쒸.. 이것들이.. 여름내내 뱃대지를 불려놨놔..'

다시 1.75 목줄로 교체하고 다시 캐스팅..
바로 힛트.. 낚시대는 활처럼 휘어지고.. 어라..

올라오는넘은 40정도되는 농어라 불러도 손색없는 씨알..
옆에 동생넘도 바로 히트.. 비슷한 씨알..

초여름 올라오는 25안팎의 씨알과는 분명 달랐습니다.
어디서 이렇게 큰넘들이 들어왔지? 의아해 하면서도 그때는 이유를 몰랐습니다.
지금은 대강 이해가 가지요.. 태풍에 쫒겨왔으니..

우와 ~ ㅋㅋㅋ 오늘 대박이다.
주변엔 아무도 없고 엄청 뽑아먹었더랬지예..
둘이 잡은게.. 잔챙이 10여수.. 40육박한 씨알이 20여수 됐으니까요..
집에 가져가니.. 아버지도 입이 쩌억 벌어지시고..
그날 회니 회초밥이니.. 실컷 먹었더랬습니다. ㅋㅋㅋ
정말..비싸게 먹었던..회인줄도 모르고.. ㅠㅠ



운명의 추석 다음날..


평소에는 제가 먼저가자고 조르지 않는 처가에 가자고 제가 먼저 서둘렀습니다.
ㅋㅋㅋ 처갓집이 산호동 해안도로가에 있는 아파트 거렁요..
처가식구에 인사드리고..
에휴~ 오늘따라 왜이리 말씀이 많으신지.. 마음은 콩밭에 있는디..
눈치보고 바로 담배피러 나갔다 바로 홀로 원전으로 날랐습미다.
낚시장비는 밤에 몰래 다시 실어 놓았으니... ㅋㅋㅋ

그때가 오후1시쯤인가..
분명 일기예보에선 오후에 태풍이 올거라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리..큰 태풍이라는 언급은 없었고..
설마~ 살짜기 비만 내리고 가겄지...

조황도 시원찮았습니다. 전날 그 큰넘들은 어디갔지..
올라오는넘은 25전후의 그야말로 전형적인 구산면 씨알..

우후.. 3시쯤인가 부터 바다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입질도 뚝~ 끊기고.. 서서히 바람이 쎄어 지더니..
급기야 4시 쯤부터는 낚시대도 못세울정도였습니다.


'매미' 그분이 오신거지요..


그날 해안도로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태풍에 맞서다 철수했습니다.
그날은 다른분들도 몇분 계셨더랫지예..

에이.. 그냥 바람에 비만 좀 뿌리고 가겠지..

산호동 처갓집에 철수해.. 그래도 찜찜해서 창원갈라 하니..
한사코 장모님이 저녁먹고 가란다..
할수없이 저녁을 먹고 tv에 정신을 팔고 있으니.. 창밖이 심상찮다..
비는 수평으로 내리고 시야가 가려 바다가 안보인다.

그제서야 그날 만조가 밤10시라는걸 알고서..
서둘러 애들을 데리고 아파트 입구에 세워둔 차로 갈려고 했지만..
진짜 바람땜에.. 한걸음도 떼지를 못하겠더군요..
애들은 겁이나서 울어대고..

할수 없이 다시 처가로..
장인어른.. 동서.. 내.. 아파트 유리안깨지게 창을 손으로 밀며 버티기를 한시간..
어라아.. 산호동 해안도로 석축이 줄잡아 3~4m 는 되는데..
바닷물이 석축밑으로 보인다... @@

헉!!!!!  넘어올 기세다..

머리는 꼭대기 까지 서고..





드디어.....




그날.. 바닷물 넘어오는거 직접 목격했습니다. ㅠㅠ

영화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도로는 이미 바닷물로 뒤덮이고..
급기야 계속 물이 골목 골목 차기시작 했습니다.

급기야....
바로 아파트입구에 세워둔 제 새차 '레조'가 붕~ 뜨더군요..ㅠㅠ
무기력하게 지켜볼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모든차도 마찬가지..
모두 둥둥~ 떠서 떠내려 가고있었습니다. ㅠㅠ

젠장~ 새차라..보험료가 부담스러워.. 자차는 뺐었더랬는데..


정말..겁났습니다.  다시는 바다에 오물 안버리기로 했습니다.
용왕님 제발 화를 거두소서.. 맘속으로 싹싹 빌었습니다.
그리고 차가 무사하길 빌었습니다.

밤 10시가 지나자 서서히 물이 빠지기 시작했고..
서둘러 바지를 거지고 .. 차가 있는데 가보았지만..
차는 30m 를 떠내려와 다른차와 뒤엉켜 쳐박혀 있었습니다.

어쩔수 없이 처가로 돌아와.. 불도 안들어오는 기나긴 밤에..
눈을 잠깐 붙였나 모르겠습니다.
아마 제 평생 그렇게 긴밤은 처음 이었을 겁니다.

아침에 밖에 나가보니..


....



에이구... 더 안쓰렵니다.  ㅠㅠ


그날이후 소식은 언론을 통해 그림을 많이 보셔서 잘 아시리라 여겨집니다.



담날 아침에 나가서 본 제 애마 레조는..

전조등에 들어간 바닷물이 채 빠지지 않아..
꼭 눈물을 글썽이는 사람눈의 모습 그것이었습니다.
아직도 그 눈물을 머금은채 울고 있던 제 애마의 모습을 아직 잊지 못합니다.

산지 2년밖에 되지않았던.. 가족들과 동고동락을 함께했던 '레조'는 아무런 보상없이
그렇게 그대로 떠나 보내야 했습니다.
아들넘이 그렇게 서럽게 울더만요..

물건에도 정을 붙이면 그렇게 떼기 힘든 모양입니다. ^^






2003년 9월 12일 태풍매미..
바닷물의 만조시간과 태풍의 상륙시간이 정확하게 일치하여..
피해가 더 컸었더랬습니다.  만약 간조시간대에 상륙했엇더라면..
라고 부질없는 가정도 해보곤합니다.  

혹..이글을 보시는 분들중에도 피해를 보신분..
다시 한번 아픈기억을 되살리는게 아닌가..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최근의..기상이변


물론 천재지변으로 치부해 버리고 자위할수도 있겟지만..
우리 인간들에의한 환경파괴로 인한 인재라는 생각을 지워버릴순 없습니다.


자연은 무섭습니다.
기억했다..꼭 돌려줍니다.
절대 교만하지 마십시요.








위대한 자연앞에 무기력하게
지옥의 하룻밤을 보냈던 보골장군 올림..



음악 : 포레스트검프 OST 중  I'm Forest...Forest Gu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