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욜,,,

욕지도가 ,,,
허풍 쪼매 섞어서 무늬오징어한테 포위 되었단 야그에 현혹되어 제정신을 못차리고
무쟈게 비가 올거라는 마눌님의 출조를 만류하는야그는 귓전으로 흘린채 삼덕항을 바라보며
둥실둥실 길떠나는 금룡호의 뱃전에 있는 저를 봅니다.

"비는 무신 비"
날씨는 찌는듯한 더위와 함께 햇볕은 쨍쨍,,,너무도 좋습니다.

욕지는 오징어가 아닌 ,,,
뭍에서 온 남녀노소로 포위된듯 합니다.
아마도 욕지주민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은듯 합니다.

해군부대를 지나서 유동으로 넘어 가는길 ,,,
웬걸,,,  바람이 심상치 않습니다.

테트라포트를 올라서니 파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바닷물은 너울에 뒤집혀 완전히 * 색입니다.
아시다시피 무늬오징어는 갯방구의 맑은 물을 좋아합니다.
이런 물에 무늬오징어가 있을리 없지만,  그래도 에기를 던져 넣고 열심히 흔들어봅니다.

ㅠ.ㅠ
욕지도에 들어와서 저녁 먹기전에 무엇하나 못잡아 본적이 없었는데 ,,,
입석에서 볼락매운탕에 게눈 감추듯 저녁을 후딱 해치우고선 빨간등대방파제로 갑니다.
방파제 초입에선 메가리, 고등어가 지천입니다.  이기 아닌데 ,,,

옮겨봅니다.
흰작살, 목과를 지나서 도동으로 향합니다.
ㅎㅎㅎ  도동방파제는 피서객으로 만원입니다.

오늘만 날인가 ,,,
낼 되몬 바다도 잔잔할끼고,  물색도 돌아올끼고, 몇번만 흔들몬(?) 오징어가 수두룩 ,,,
묵을만큼 챙기가꼬 11시반 배로 철수하몬 된다  ㅋㅋㅋ  망구 우덜 생각이었습니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밤새 바람소리가 수상했는데 ,,,
담날 아침 바다의 상황은 아수라장이었습니다.
바다는 온통 허연뱃가죽을 보인채 어러렁대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이미 제정신이 아닌 우덜 일행들을 도동 못미처 홈통갯방구로 내려갔습니다.
일행중 한명이 이삼백그람 정도의 무늬오징어를 올립니다.
우덜은 여기에 고무되어 열심히 흔들어(저킹) 댑니다.
폭우가 쏟아집니다.
그날의 상황은 종료입니다.

풍랑주의보에 배가 뜨질 않습니다.
완전히 갇혔습니다.
민박집으로 돌아와 뉴스를 들어보니 야단났습니다.
월요일인 낼도 화요일인 모레까지도 파도는 2미터 에서  6미터로 예보가 나옵니다.

ㅠ.ㅠ
잘못하면 수요일인 광복절에 특사(???)로 풀려날듯 합니다.
모두들 집으로, 회사로, 가게로 전화들 하기에 불이 납니다.
한마디로 ㅈ됐습니다.

참으로 할일 없네요.
낚시하러는 왔는데 섬에다가 가둬 놓구선 대 던질곳을 주지도 않구 ,,,
민박집에서 맥주캔이나 축내며 허허 웃고 맙니다.

8월 13일 월요일인 담날은 아침 일찍이도 다들 눈을 뜹니다.
휴,,,우,,,
바다는 성질을 많이 가라앉힌듯 합니다.
민박집 아래의 유동방파제로 모두들 달려갑니다.
ㅎㅎㅎ  못말리는 폐인들입니다.
가라앉은 바다는 고맙게도 우덜에게 일용할 양식을 몇마리 던져 줍디다.

후다닥 입석으로 달려가서는 오징어를 난도질하여 물회로 만들어서 후딱 한그릇씩
해치우고선 철수하는 배에 오를수가 있었습니다.

육지가 그렇게도 그리울수가 ,,,
오늘의 기상상황으로 볼때 그 시간에 빠져나오지 못했으면 ,,,
틀림없이  " 광복절특사" 였습니다.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