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리아가 지난 2011.10.8(토) 경주 감포 선상 낚시를 다녀왔습니다.

 

그날은 제가 당직에다 감기까지 걸려있었는데 신랑이 감포에 한참 고등어가 많이 올라온다고 꼭 가고 싶어 하는 눈치여서 당직도 바꾸고 아픈 몸을 이끌고 감행(?)했습니다.


아침 일찍 집에서 출발하여 경주 구경도 좀 하고 감포로 갈려고 했는데 아침에 우리신랑이 늦잠을 자는 바람에 그날도 늦을까봐 차안에서 맘을 조렸는데 다행히 예상보다 훨씬 빨리 감포에 도착했습니다. 비록 경주 구경은 못했지만 그래도 우리신랑 아침에 점심으로 먹을 초밥도 준비하고.. 경주로 가는 길에 들녘의 누렇게 익은 벼들 하며 가을의 정취를 맘껏 느낀걸로 경주 구경을 대신하기로 하였습니다.

가을들녘.jpg


우리가 감포에 도착한 시간이 12시 20분쯤..배가 1시에 출발하니깐 30분도 넘게 남았습니다. 선착장에는 날씨도 좋고 바람도 없는지라 선상 낚시를 하러 온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사람들 구경도 하고 주위 풍광도 구경하고 싸가져간 초밥도 먹고..낚시를 가는건 고기를 낚아 올리는 손맛만 있는게 아닌 것 같습니다. 자연도 느끼고 사람 살아가는 모습들도 엿볼수 있고..


우리가 예약한 배는 다른 배보다 시설도 안좋아 보이고 했는데 다행히 옆 배에 사람이 다 안 왔는지 저희더러 옆배를 타라고 했습니다. 배에 오르니 약 10여명의 아저씨들이 타고 계셨습니다. 첨보는 아저씨들이라 그런지 다들 무섭게 보였습니다. 얼굴도 시커멓고 옷차림도 그렇고..제가 가지고 있던 낚시하는 사람들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더 그렇게 보였을수도 있습니다.ㅋㅋ..절대 사람을 겪어 보지 않고 판단해서는 안되는데 말이죠..


선상 낚시배가 거의 동시에 10여척 넘게 출발했는데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10분 정도 가는 지점에 배를 세웠습니다. 신랑이랑 저는 선미에 자리를 잡았는데, 우리가 배를 타자마자 우리더러 명령조(?)로 거기 앉으라고 얘기하는 분이 있었는데 왠지 배테랑같아 보여서 그 분이 얘기하는 자리에 자리를 잡게 되었던 것이었습니다.


배가 도착하자마자 다들 준비해간 낚시대를 드리웠습니다. 바다 한가운데 낚시대가 일렬로 6~7개 드리워진 모습도 아주 좋았고 옆에 있는 낚시대에서보다 제 낚시대에서 먼저 고기의 입질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느끼는 경쟁의식이랄까 일종의 긴장감같은게 느껴지기도 하고 어쨌든 신랑이랑 둘이서 조용히 낚시를 할때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기분좋은 느낌이었어요.

낚시풍경.jpg 낚시풍경1.jpg


여기저기서 “왔다왔다”하는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제 낚시대에도 고기가 잘 올라왔습니다. 비록 씨알이 완전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요..우리를 선미쪽으로 앉게 한 배테랑 아저씨는 낚시대를 드리우자 마자 우럭 한마리를 낚아 올렸습니다. 그것도 아주 씨알이 좋은 놈으로요. 그분은 정말 낚시 배테랑인거 같았습니다. 그 아저씨가 잡은 고등어도 몇 마리 주시고 우리 뒤에서 우리가 고기를 좀 덜 낚아 올린다 싶으면 열쉬미 밑밥도 뿌려주시고 코치도 열쉬미 해주시고..그 덕분으로 우리는 다른 팀들보다 고기를 좀 더 많이 잡을 수 있었습니다.


1시간 30분쯤 낚시를 하고 잡아 올린 고등어로 선장님이 고등어회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고등어회는 그날 첨 먹어봤는데 고등어회가 그렇게 맛있는 줄 몰랐습니다. 무우와 상추를 넣어서 같이 벼무려 만든 건데 정말 끝내주는 맛이었습니다. 고등어가 비린내가 많이 나는 고기인데 비린내도 하나도 나지 않고 고소하고 쫄깃했습니다.

한잔두잔 주고 받는 술잔에 정도 가득가득 부어서 사람들과 소통하고..다들 좋은 사람들인거 같았습니다. 낚시를 이런 맛에 오는구나 싶기도 하고 하여튼 맛있는 고등어회와 함께 한 술자리가 아쉽게 끝나고 다시 낚시는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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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 전에는 감기탓인지 머리도 아프고 속도 좀 울렁거리고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 술을 한잔 먹어서인지 컨디션이 마니 나아졌습니다. 고등어 씨알도 좀 더 굵어지고 고등어 손맛이 완전 느껴졌습니다. 은빛 물고기가 낚시대에 걸려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게 눈에 보이니깐 참 신기했어요. 이런걸 낚시꾼들은 “짼다”라고 하던데..


한참 손맛을 느끼고 있었는데 4시 반쯤되니 철수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넘넘 아쉬워서 좀 더 했음 싶었는데 여론이 다 철수하자는 쪽이었습니다. 신랑이랑 저는 다른배에다 우리를 좀 내려줬음 좋겠다 싶었어요. 다른 배에서는 고기를 많이 못 잡았는지 철수하지 않았거든요..아쉬움을 뒤로 한채 철수하기로 하고 다들 그날 잡은 고기를 모아놓고 인증샷 한팡..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신랑이랑 조만간 다시 한번 더 감포 선상낚시 오자 약속하며 그날의 출조를 마쳤습니다.

그날조과.jpg 오는길풍경.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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