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모 방파제에서 올해 한번도 제대로 된 벵에돔 손맛을 본적이 없어 공직에 있는 친구들이랑 열심히 벵에탐사중이었다.
손전화가 연신 울었던 모양인데 그것도 모르고 빵가루를 뿌리고 동조시켜 채비를 넣었다 거두고 넣었다 거두고를 반복하였건만 기대했던 벵에는 흔적도 못찾았다.
청물에 저수온...지지리 복도 없는 조행, 올핸 이렇게 넘어갈려나 보다>

채비를 접고 철수를 준비하던 중 귀에익은 전화벨소리가 들렸습니다.
우리가 한참 낚시를 함께 다녔던 동호회 회원중 누군가의 전화였습니다.
"어디에요?"
"친구랑 바닷가에 와 있는데 왜요?"
"아침부터 실리도에 들어와 있는데 오세요~~~!"

실리도가 지척이라도 되는 듯 빨리 오란다. 허거덕!
잽싸게 철수하여 친구들이랑 헤어지고 곧바로 마산으로 내달렸습니다.
카메라가 없는 구간에서는 140km, 체증구간을 제외하고는 힘껏 밟았죠.
힘껏 밟아봐야 고작 140입니다. 늙은 차인데다 원래 속도가 별로인 갤로퍼기에...

공갈낚시에 들러 지방시(현지에서 잡은 참갯지렁이를 거기서는 지방시라 부르더군요)와 민물새우를 준비하여 지인 한분과 실리도행 막배인 18시 30분 배로 실리도 진입.
경기 평촌과 용인 수지에서 오신 부부께서 열심히 낚시하고 계셨고, 부산등지에서 지인들이 제법 오셨더군요. 반갑게 인사하고 채비를 담궜습니다.

연휴라서 그런지 내외항 전기찌들이 불꽃놀이를 연상케할 만큼 많더군요.
그래서 저희는 외항 중간쯤에 자리잡고 채비를 던졌습니다.
수심 6m, 0.8 막대찌...조류가 가지 않고 말뚝입니다^^*
입질을 서너번 받아 두마리 잡았습니다. 씨알이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그나마 오랜만에 보는 감성돔이라 반갑더군요.

공갈낚시 사장님께서 조금 한가한 밤시간을 이용하여 멀리서 오신 손님들을 대접하느라 통닭을 사오셨더군요.
통닭과 몇분이 잡은 고기를 썰어서 촉촉한 이슬이에 젖었습니다.
삶이 있고, 정이 있고, 인생과 철학이 함께 묻어났습니다.

많은 분들이 대를 드리웠으나 조과는 그리 넉넉지 않아 보였고, 아마도 그 중에서 우리의 조과가 제일 괜찮았지 않나 싶습니다.
지방시의 덕을 본 것인지 원거리 출조를 온 손님 접대인지는 명확치 않지만...
지방시와 민물새우를 번갈아 사용했는데 지방시가 조금 나은 듯했습니다. (참고하세요)

다음날 실리수퍼 민박집에서 전날잡은 고기로 매운탕을 끓이고 현지 할아버지가 잡은 문어를 삶아서 해장술 한잔하고 철수했습니다.
정을 나눈 조행, 제겐 즐거움이었고 일상탈출의 호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