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 나이도 쉰.

知天命이라 했든가.

 

20대에는 뭣도 모르고 낚시를 다녔고

30대에는 배운다고 낚시를 다녔고

40대에는 뭣 좀 안다고 뻑하면 혼자 다녔는데

이제는 혼자가는 낚시가 왠지 조금은 서글퍼진다.

 

그래서 기다린다.

같이 출조할 짝을.

 

기다리던 짝의 전화가 지난 16일에 왔다.

귀국 했다고.

잘 다녀왔냐는 안부 보다는

토욜에 무늬갈까 하고는 먼저 물어 본다.

선약이 있는데 조정해 보겠단다.

 

금욜에 문자를 보내본다.

'낼 우짤래?"

바로 답장이 온다.

"우짜기는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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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엄마의 품으로 달려가듯 이렇게 바다로 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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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에 도착한 곳.

노을이 우리를 반겨준다.

참으로 반갑고 그리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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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낚시를 한다.

늘 그러하듯 짝은 여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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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게 저녁 만찬을 준비한다.

천하일미 무늬오징어 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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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맛깔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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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맥과 한잔.

소박하지만 풍요로움을 즐긴다.

 

그리고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동낚에 관한 얘기.

지난 일상에 관한 얘기.

지금 주변의 얘기.

그리고 미래에 대한 얘기.

 

속에 품은 얘기까지 꺼내어 나누다 보니

어느새 친구에서 일생을 함께 하고픈 동반자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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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든든히 채웠으니 본격적인 낚시모드로 돌입.

올해 첫 무늬.

아담한게 많이 이뿌다.

 

이렇게 낚시를 하다 입질이 뜸하면

방파제 바닥에 함께 드러누워 하늘을 보며 동심으로 돌아가 본다.

도심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무수한 별들이 눈으로 쏟아진다.

저것은 카시오페아자리.

일곱배를 지나면 북극성.

1시방향엔 은하수.

그리고 떨어지는 별똥별.

 

이렇게 밤은 익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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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만 느껴지던 밤은 여명과 함께 사라지고

멀리 구름사이로 수줍은 듯 햇님의 모습이 살짝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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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배경인데도 일몰과 일출의 느낌은 이렇게 다르게 와 닿는다.

아마 나의 삶도 그러하겠지 하고 되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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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조황을 뒤로한 채

이렇게 벗과의 하루를 마무리 하고

집에 도착하니 가족들이 반겨준다.

김치전을 준비해서... ^.^

 

 

P.S : 출조 전날 급체해서 밤새 고생 했는데도 내가 걱정할까 감추고 출조에 응해 준 친구에게 고맙단 말 전합니다.

         나도 장염이 걸려 출조날 까지 며칠 동안 링거 맞고 흰죽만 먹고 겨우 버텼지만

         나가고 싶은 마음에 장염도 물러나 주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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