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조행기의 성격보다는 여행기에 가까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휴가를 다른 곳에 가고 싶다는 마눌님의 생각을 돌려 놓기 위해 몇 가지 잘 알지도 못하는 욕지도에 대한 매력을 늘어놓았죠. ‘여객선도 타보고, 넓은 바다 구경도 하고, 멋있는 섬도 둘러보고, 아이들과 해수욕도 하고, 식신원정대에 나왔던 욕지도 해물짬뽕도 맛보고, 아이들과 낚시도 하고, 잡은 고기회도 먹고.....’ 하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둘러대지만 결국은 낚시하고 싶어서 가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마눌님. 모른척하며 승낙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목요일부터 2박3일동안 욕지도에 다녀온 이야기를 시간 순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다녀오신 분보다 아직 못 가보신 분이 많을 것이라 생각되어 지금부터 시간 순으로 정리해 보겠으니 섬구경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12시 배를 예약해 놓고 조금 일찍 서둘러 출발하는데 태풍의 끝자락에 있는 구름띠가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빗방울을 뿌려댑니다.





막바지 휴가철이라 그런지 차는 별 막힘없이 삼덕항에 도착하였습니다.





승선권을 구입하니 4인 가족에 자동차를 포함해서 46,300원입니다.





다른 여객선에 비하면 규모가 조금 작은 한림 페리호를 타게 되었는데 욕지도는 천왕봉 등반을 위해 등산객들도 제법 찾더군요.





오는 길에 통영항 부근에 들려 충무김밥을 싸달라하여 배에서 아침을 대신하였습니다.





항로에서 스쳐 지나가는 여객선입니다.





1시간 남짓 달려오니 욕지항이 보입니다.





모처럼의 휴가인지라 편한 곳을 찾다보니 항구의 하얀등대 앞에 위치한 팬션이었습니다. 항구를 바라보는 전망이 좋아 보이더군요.





어느새 구름이 걷히고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풍경입니다. 팬션에서 운영하는 전용선도 있고 저녁에는 아이들과 계류장에서 낚시도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일단 짐을 풀고 제일 가까운 곳에 흰작살 해수욕장이 있다하여 한번 둘러볼 겸하여 길을 나서보니 중간에 조그마한 전망대가 있습니다.





흰작살 해수욕장입니다. 해수욕은 내일 하기로하고 일단 발만 담구어보았습니다.





해수욕장 한 쪽에서는 스쿠버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잠시 둘러본 흰작살을 뒤로하고 이장님이 추천 해주신 목과 방파제에 무늬가 있는지 탐색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애깅대 흔드는 사람들은 없더군요. 시간대가 안 맞아서 아니면 실력이 없어서 그런지 무늬의 흔적은 없더군요.





욕지도 오는 길에 가스 충전하는 것을 간과하여 반밖에 남지않은 상태라 더 이상 둘러보는 것은 자제하고 다시 항구로 돌아왔습니다. 욕지도에서 유명하다고 하는 집인데 옛날보다 못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해물짬뽕 맛이라도 보기위해 들려보니 해필이면 가는 날이 장날이라 14일까지 쉰다고 합니다.





욕지도는 걸어서 둘러보기에는 너무 큰 섬이라 잠시 섬을 둘러볼 수 있는 카트를 대여해 주는 곳이 있습니다.



다시 숙소에 도착하여 마눌님과 아이들은 잠시 쉬라하고 숙소 가까이에 있는 야포쪽으로 또다시 무늬 탐색하러 갔습니다. 길이 끝나는 곳 갯바위에서 현란한 저킹을 구사하는 꾼들이 입질이 없다며 막 길을 나서는데 혹시나 하여 옆자리에서 몇 번 던져 보다가 애기만 3개 날려먹고 철수하였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야포의 아주 작은 방파제에도 된다하는 별이되어님의 조언이 생각나서 잠시  던져볼 요량으로 최대한 장타쳐서 어설픈 자세로 이단 저킹(?) 몇 번 해보니...
앗! 묵직하다 뭔가??? 해초인가? 조금 째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와~ 무늬입니다. 말로만 듣던 ...





난생 처음 잡아보는 무늬를 보니 어찌나 반갑던지.
이렇게도 보고...





저렇게도 보고...
그런데 기대도 안하고 왔던 터라 오징어 신경 죽이는 도구도 없고, 살림망도 없어서 자랑도 할겸해서 인근에 와 계신다는 이장님께 어쭤보니 그냥 두레박에 넣어서 담궈놓으라 하십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또다시 한 마리를 걸었습니다. 감이 좀 오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하여튼 재미있는 낚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사진은 대단한 쇼를 하고난 뒤의 모습입니다.
두 마리를 체포하고 난 뒤 애기가 가라앉자 말자 저킹 한번 했는데 묵직한 느낌이 듭니다. 또 잡았다 생각하고 릴을 감는데 스풀이 풀리는 겁니다. 저번에 파란바다의 애깅강좌때 더블테일님이 하신 말씀인 즉, 반드시 스풀을 풀어놓지 않으면 오징어 다리만 짤려서 올라온다고 하셨기에 미리 스풀을 약간 풀어 놓았었죠. 몇 번 감으면 째고, 또 몇 번 감으면 째고, 이렇게 반복을 하다보니 드디어 무늬가 보이는 겁니다. 그런데 이 녀석은 앞에 잡아 두었던 녀석들하고는 비교가 안되는 겁니다.
가슴이 쿵닥쿵닥.
우짜노! 뜰채도 없고 주위에 사람도 없습니다. 무리해서라도 들어뽕 할려고 하니 낚시대가 뿌러질 것 같아 도저히 안됩니다.

어떻게 해야하나, 잔 머리를 굴려보니 일단 방파제 입구에 세워 둔 차에서 재빨리 뜰채를 꺼집어내어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일단은 방파제 끝에 묶여져 있는 밧줄에 낚시대를 끼워서 고정 시켜 놓고 후다닥 다녀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사이에 도망가면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최대한 빨리 뜰채가져와서 조립하고 보니 다행히 에기에 야무지게 걸렸던지 도망가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이 녀석을 건질려고 하니 잡아 갈려는 눈치를 챗는지 몇 번을 실패했는데 그 와중에 낚시대가 바다에 빠져 버렸습니다. 놀랜 마음에 끌고 가는 낚시대를 뜰채로 덮치니 운 좋게 릴에 어망이 걸려서 다시 낚시대를 건졌습니다. 이 순간 오늘 이 녀석이 저에게 선물로 받쳐질 것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 이후로 겨우 뜰채에 안착하여 건져올렸습니다.
안도의 한 숨, 땀은 뻘뻘... 쇼를 한다 쇼를 해..^^




살림망에 구겨넣고 난 뒤 제가 어부도 아닌데 이쯤하여 철수입니다.





숙소에 도착하여 어설픈 자세로 한 컷하였습니다. 자세도 안 나옵니다.





이날 잡은 녀석들입니다.





작은 녀석 두 마리는 횟거리로 큰 녀석은 일단 냉동실로 보냈습니다.





그리하여 욕지도의 밤은 깊어갑니다. 팬션 마당에서 찍은 욕지도 야경입니다.







전 날의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 다음 날 새벽 또다시 그 곳으로 갔습니다.
또 한 마리가 물고 올라옵니다. 녀석 몸통만한 에기를 물고 있습니다.
후후...





또 한 마리...





이후로 묵직한 느낌에 약간의 스풀이 풀리면서 꾸준히 올리는데 아~ 중간에 끊어져버립니다. 바늘 끝에는 꼬리의 끝부분만 남아있더군요. 아쉬운 순간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입질이 없어서 철수하였습니다.

어제 오늘의 전투 장비들입니다.





아침에 잡은 녀석은 시원한 오징어 무국입니다.














식사 후 잠깐의 사진찍기놀이입니다.








오늘의 일정은 일주도로 구경 후 해수욕입니다. 삼여 전망대인데 짙게 낀 해무 때문에 시야가 맑지 못합니다.





욕지에서 제일크다고 하는 덕동해수욕장입니다.





흐린 날씨에 약간 추운 기온 마져도 느껴집니다.





해수욕장 방파제에서 낚시하는 모습입니다.






해수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들린 전망대입니다. 시야가 좋으면 두미도가 바라보이는 곳인데...





숙소로 귀환하여 허기진 배를 달랩니다.





저녁무렵 욕지항에서 오랜만에 보는 쌍무지개입니다.





저녁은 해산물로 정하고 먹을만치만 구입하였습니다.




저녁풍경입니다.





다음 날 새벽. 이번에는 노적방파제를 나가보았습니다.





약 한 시간 정도 해 보았는데 다행히 한 마리가 걸려 줍니다.





노적마을 풍경입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찍어본 풍경 사진입니다.







아침에 잡은 녀석은 회무침과 회덮밥입니다.

















떠나는 날 오전 좋은 날씨에 작은 녀석이 해수욕을 하고 싶어해 한 번 더 흰작살 해수욕장에 갔었죠. 해파리 때문에 오랫 동안 할 수 없어 서운하지 않을 만큼만 놀다 왔습니다.








첫 날 먹어보지 못했던 해물짬뽕의 맛을 볼려가 또다시 갔더니 쉬는 날을 하루 더 연장하여 토요일까지 쉰답니다. 이런...
대신 인근의 다른 중국집에 들려서 잠뽕과 자장을 먹어 보았는데 그냥 그런 맛이었습니다.





이제 떠날 시간입니다.





선착장 앞에있는 관광지도입니다. 클릭하시면 확대된 이미지가 보입니다.








떠나오는 항구의 모습입니다.





돌아오는 배에서 찍은 사진인데 바라보는 곳이 욕지도 부속섬입니다.





연화도입니다.





저멀리 좌측이 국도 우측이 좌사리도입니다.









그 외의 섬 풍경입니다. 아득하게 소지도도 보이고 두미도도 보입니다.





2박 3일간의 섬여행을 마치고 삼덕항으로 돌아왔습니다. 재미있는 기억을 남겨 준 욕지도 여행이었고 언젠가 또 다시 가보고 싶은 섬입니다. 아직까지 가보지 못하신 분께는 한 번쯤은 들려볼만한 곳이라 생각되며, 내일 욕지도로 출발하는 하윤아빠도 가족들과 재미있는 시간 보내시길 바라면서 이상 허접한 조행기를 마무리 할까 합니다. 사실은 갑자기 밖에 나갈 일이 생겨서 마무리가 부실한 점 이해 바랍니다.
profile
긍정적인 사람은 상대방의 장점을 잘 찾아내며 자신의 단점이 무엇인지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