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좀 더 먼 섬으로 갯바위 야영 낚시를 가는 것이 계획이었는데 출조배가 오후 1시 출발이라더군요.

 

2시쯤부터 벌겋게 달구어져 있을 갯바위에서 찜질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에 무늬철만 되면 많은 마릿수는 아니지만 어쨌든 절대 배신은 않는 섬으로 향했습니다.

 

지난 주 이 섬에서 3일 동안 체류하면서 무늬 입질조차 못 받아보았다는 경력 3년차 고수의 얘기도 들었고, 토요일에는 인근 갯바위로 3명이 나가 고구마 한 마리 잡았다는 불길한 정보까지 받았으니 별 기대는 없습니다.

 

그래서, 조그마한 육포도 안주 삼아 하나 챙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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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도 가는 배입니다.

 

그러니 제 행선지는 매물도는 아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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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 김밥으로 점심 겸 저녁을 해결한 후 산그늘 쪽에서 30분 가량 캐스팅한 후 몸이 휘청하는 손맛을 안겨준 놈입니다.

 

버티다가 차고 나가는 게 Kg급 아닐까 생각했지만... 500~600 g 정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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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10분 쯤 후 올라온 놈입니다.

 

이 정도면 마릿수도 가능하겠다 싶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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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비싼 '야맛있다'에도 반응하는 녀석이 없어 손을 놓았습니다.

 

만조가 다된 시각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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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달이 훤하니 뜹니다.

 

이쯤 되면 대충 손 털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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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에 불이 들어오고 있지만 주력 포인트에는 웬일인지 가로등이 꺼져 버려 완전 포기했습니다.

 

쉴 때에는...... 먹어야죠.

 

마눌님께 상납할 거 한 마리 있으니 약간 작은 놈을 대~충 썰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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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불 아래 혼자서 쫀득한 문희양의 속살을 즐기면서(19금인가? ㅋ) 문자로, 전화질로 두어 사람 보골 멕였습니다.

 

날물에 한 번 더 쪼아보았지만 반응이 전혀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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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권이라 약간은 쌀쌀하리라 생각했지만 웬걸요, 더워서 잠이 잘 안 옵니다.

 

마을 회관 샤워실에서 샤워 두 번이나 하고 나서야 겨우 두 어 시간 눈을 붙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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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다시 흔들어 보았지만 역시 감감 무소식.

 

해뜨고 5분이 지나니 찜통입니다.

 

해뜨고 10분 후에 손털고 철수 준비 후 그늘에서 배 올 때까지 쉬었습니다.

 

이런 폭염에 갯바위에서 흔들 수 있는 체력을 가진 회원님들...... 진짜로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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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보니 어느듯 이삭이 팬 논들이 많았습니다.

 

여름이 가지 않을 듯해도 시나브로 가을은 오고 있습니다.

 

가을은 뭇사람들에게 독서의 계절이긴 하겠지만 낚시인들에게는 문희양과의 즐거운 데이트가 기다려지는 계절입니다.

 

폭염에 체력 관리하시면서 적당히 잡아드시옵소서. 

 

제것도 좀 남겨놓으시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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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무늬오징어낚시 끊었음. 묻지 마셈. ㅠㅠ

요즘 맘 같아서는 두족류 낚시 전체를 끊고 싶음. ㅠㅠ

나는 당신이 말한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당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를 위해서는 죽도록 싸울 것이다 - 볼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