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사람들이 별로 호래기에 관심도 없을 때 친구랑 둘이서 손을 호호 불어 가며

원전이나 구복에 나가기만 하면 먹을 만큼은 잡아 왔습니다. 몇년을 쉬다가 다시 갔을 때 사람들 마다 

줄에 케미를 주렁주렁 달고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그 때만 해도 호래기가 하찮게 생각되어

이렇게 까지 채비해야 호래기가 낚이나 싶어 좀 서글퍼기도 하고 해서 또 한 이년 쉬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친구들과 있는 시간이 좋아서 인지 작년 겨울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루어채비까지 하고 별의 별 채비도 연구하고 소위 호래기 달인이라는 초등학교

동창까지 초빙하여 기법(?)을 전수 받고...

 

그러던 중 탑포 좌대에서 올 1월에 처음으로 세자리수를 했습니다. 무게를 달아보니 10KG가

조금 못되더군요. 좌대가 좀 비싸기는 하지만 독채로 쓰니까 편안하고 친구들과 술한잔 하기도 좋고

장비를 아무렇게 놓아 두어도 가져가는 사람도 없고. 어쨌든 편해서 좋았습니다.

2주전 쯤 엄청 추울 때 친구랑 둘이 가서 밤새 11마리. 낚았지만 술한잔 하니그  또한 나쁘지 않았습니다.

지난 일요일에는 중차대한 사명을 띄고 세명이서 다시 한번 들어갔습니다 .

바다는 장판 날씨는 따뜻하고 달은 구름에 숨어 나오지도 않고 그야말로 환상적인 조건이었습니다

월요일날 고등학교 동창들 몇몇과 술한잔 하기로 했기에 안주거리는  잡아야겠다고 열심히 쪼았습니다.

 

 

좀 나온다는 소문과는 달리 15마리 젓볼락 5마리 중볼락 한마리....평소에는 마음 비우고 다녔지만

이번에는 좀 섭섭했습니다.

그러나 저러나 아침에 상태가 좋은 놈 기포기 넣어서 살려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저녁에 서울서 온 동창이랑 통술집에서 한잔 하는데 친구가 가거도에서 잡은 30 CM급 볼락

몇마리도 들고와서 구워달라고 하고 했습니다. 통술집의 그 많은 안주와 가거도산 30CM볼락

구이보다 더 젓가락이 많이 가는 것은 단연 호래기 였습니다. 맛을 보고는 그래 바로 이맛이다

하면서 감동하더군요. 맛도 있지만 아마 다들 어릴 때 어머니가 물좋은 호래기 나면 사오셔서

가끔 맛보았던 추억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이번 호래기 시즌은 끝이 나는 것 같습니다. 그대신 올해 좀 많이 배웠습니다

호래기 장비도 좀 장만하고 친구랑 공부도 좀 했습니다. 그래서 새로 겨울이 오면

이번에는 좀 할 것 같습니다

아직도 점주 조황에 보면 일타 1~2피 하는 분이 있는데 그리 잘 잡히는데 30분 또는 한시간만

하고 돌아왔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는 말고 엄청 잡은 사진 하번 올려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또 안간다는 보장이 있겠습니까?

 

이제 조금 쉬다가 날 좋아지면 도다리 한번 쪼아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