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지의 세계
0,00찌, 당신은 100% 완벽하게 사용하고 있는가?

흘림낚시가 보급된지 제법 많은 시간이 흘렀다.
이제 흘림낚시는 여러차례의 진화과정을 거쳐
제3세대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우리들이 알고 있는 상식과 구사하고 있는 기술이야 말로
더 이상 발전의 여지가 없는,
설령 더 발전한다고 해도 속도가 느리거나
큰 변화가 없을 정도의 수준까지 다달은 것이다.

이쯤 되면 흘림낚시의 본모습이 완성됐다고 해야 할 것이다.
흘린다는 것.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무엇을 어떻게 흘린다는 것인가?
낚시의 채비를 조류에 태워 흘린다는 뜻이다.
흘림낚시에 사용되는 찌와 조법들은
많은 전문가들에 의해 수없이 낚시잡지에 소개되었다.
그 반면 잘못된 부분 또한 많이 알려진 것이 사실이다.
그 조법의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상상의 세계에서
자기 마음대로 발표한 것이 많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정말 흘림낚시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었던 것이다.

왜 그럴까?
지금 일본에서는 흘림낚시에 관해 더 이상
진보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는 풍조가 일고 있다.
아예 진보 시키려는 노력도 적다.
흘림낚시라는 좁은 범위내에서 그 정점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자기만족에 찬 상식과 의견이
많은 낚시꾼들의 지식으로 여과없이 흡수되고 있는 것이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본래의 흘림낚시로 되돌아 간다

얼마전 한국에 갔을때 느낀 점이다.
한국은 지금 흘림낚시의 전성기를 맞고 있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찌 사용법에 있어서는 일본의 벵에돔낚시와는 달리
감성돔낚시의 연장선상에서 흘림낚시 시대에 들어섰다.
그래서 채비는 무겁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관점이
많은 사람들의 상식을 지배하고 있다.

이점은 20년 전 흘림낚시가 처음 개발되었을 때의
일본과 흡사하다. 그렇다. 일본도 처음에는 그런 출발이었고
지금의 흘림낚시까지 발전한 것이다.
그래서 채비에는 언제나 봉돌을 달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현재 일본의 관서지방 (고베 오사카 지역)
서쪽 지역에서는 흘림낚시에 관해
다시한번 신중히 검토 분석해 보려는 노력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일반 낚시에서는 물론, 토너먼트 대회에서까지
대부분의 선수들이 가능한한 자연스런 입질을 유도하기 위해
‘완전흘림(목줄에 아무것도 달지 않는 채비)’에
가까운 채비가 사용되고 있다.



찌 또한 0호, 또는 00호, 경우에 따라서는 가라앉는
마이너스 부력의 찌를 사용하기도 한다.
즉 채비의 개념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채비의 통념을 깬 ‘제로시즈메’ 즉 ‘제로찌 잠길낚시’가
주류 조법으로 된 지역이 있을 정도다.
이 조법은 찌는 계속 가라앉고 채비는 전유동이 되어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다차원적 채비라고 할 수 있다.
찌는 눈에 잘 보이지 않으면 안된다거나 잔존부력이 필요하다는 말은
과거의 화석처럼 빛을 잃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진보라고 말할 수 없다.
본래의 흘림낚시를 찾아내
정상적인 원위치로 되돌리는 일이라고 해야 더 정확하다.
어떻게 하면 자연스런 입질을 유도하느냐는 문제를 깊이 연구하면
자연스레 답은 여기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노리는 물고기의 숫자가 많았으므로
물고기들이 다투어 미끼에 덤벼들었다.
어떻게 빨리 채비를 물고기의 수심층에 도달 시키느냐에 따라
조과가 결정되었다. 꾼으로서는 행복했던 시절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입질이 약아지고 대상어의 숫자가 준 현재는,
어떻게 하면 물고기의 눈앞까지 위화감 없이 미끼를 흘리느냐로
정답이 바뀌었다.
낚시터 전체가 입질이 드문 곳으로 변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아직까지 과거의 행복했던 시절의 채비나 조법을 염두해 둔다면
낚시가 무척 지루하고 짜증스러워 질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변한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낚시를 재미있게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슬슬 머릿속의 채널을 바꿀 시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0, 00찌의 사용법

최근 전국의 토너먼트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흘림낚시에서도 주류의 자리를 점하고 있는 것이
0나 00찌를 사용하는 흘림낚시다.
이 조법은 감성돔낚시를 주류로 하는 곳에서는
좀처럼 파고들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된다.
벵에돔에 비해 바닥층을 노려야 하기 때문에
봉돌 또는 좁쌀봉돌을 달지 않은 채비에 대해
매우 불안해 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물고기 숫자 감소와
물고기의 눈에 채비가 보이는 등
더욱 엄해진 필드 상황 속에서 입질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채비 또한 더욱 단순해지지 않으면 안된다. 채비에 봉돌을 왜 다는가?

그 장점과 단점을 살펴보자.
먼저 봉돌을 달면 채비가 빨리 가라앉는다는 것과
원하는 수심층에서 채비가 빨리 안정된다는 것 정도에 불과하다.
옛날부터 그렇게 해왔으므로
봉돌을 단다는 맹목파도 의외로 많은 실정이다.
그러나 채비가 빨리 가라앉는다는 건 바람이나
조류가 강할 때라면 몰라도
통상적인 조건에서는 하나도 득될 게 없는 일이다.

봉돌을 달지 않는 채비의 장점은 목줄 중간에 아무것도 없으므로
봉돌에 의한 목줄의 굴절이나 저항이 없는 점이다.
따라서 입질이 좋아진다. 채비가 저항 없이 흐르므로
입질과정 또한 자연스레 이루어 진다.
최근의 약아진 입질을 생각한다면
봉돌을 단 채비의 봉돌 무게와 목줄 굴절에 의한 저항이
물고기로 하여금 삼켰던 미끼를
도로 뱉아버리게 한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
물고기가 삼켰던 미끼를 뱉을 확률이 입질확률보다도 높아진 것이다.
그래도 낚이는 놈이 있다면 이것은 무리의 숫자가 많거나
식욕이 왕성할 때 정도에 불과하다고 봐야한다.

무거운 채비를 흘리면 입질이 나빠지지만
가벼운 채비를 흘린다면 미끼를 입속 깊이 삼키게 된다.
그 점에 착안한 것이 완전흘림낚시다.
찌 메이커에서 완전흘림용 찌를 개발해 시판에 들어 갔어도
그 제품에 대응할 찌가 출시되지 않은 것은 그만큼 완전흘림용 찌가
설득력있는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같은 0라도 찌 자체의 비중이 물에 가까운 0찌와 좁쌀봉돌을 달았을때
0가 되는 것은 감도면에서 큰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4B의 찌에 여러개의 좁쌀봉돌을 달아 잔존부력 0를 만들어도
찌 자체의 부력이 강하므로 좀처럼
0찌와 같은 선명한 입질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수면에서는 0일지 모르지만 찌가 조금 가라앉은 시점에서는
찌가 떠오르려는 힘이 생겨 그 저항으로 인해
물고기가 채비를 눈치채고 미끼를 뱉아 버리게 된다.
이점이 부력이 있는 찌와 없는 찌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0나 00찌처럼 찌 자체의 부력을 죽인 찌는
물고기에게 저항을 느끼게 하지 않는다.
내가 필드테스터로 있는 기자쿠라의 전유동 전용찌인 GTR찌는
0찌와 마찬가지로 제작된 것이다.
모양을 보면 알수 있지만
일반 찌와 다르게 줄이 통과하는 입구의 직경이 넓고
줄이 나오는 출구의 직경이 좁다.
구멍 내부가 테이퍼 상태로 되어 있어 줄이 매우 잘 미끄러진다.
모양의 설계에도 많은 연구가 되어
찌의 크기만으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어신을 확실히 전달해준다.

이 찌는 지금까지의 다른 찌와는 달리
타원형이 아닌 상하좌우가 모두 비대칭으로 만들어졌다.
원투성, 흘림성, 어신표현성을 고려한
3차원의 모양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조류를 잘타면서도 어신을 크게 전달하는 기능은
지금까지의 원형, 타원형의 2차원 찌에서는 구하기 어렵다.
목적에 따라 모양을 설계하는 3차원 형상에서만 가능하다.

0찌나 00찌 또는 GTR찌의 사용법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다.
이런 종류의 찌들은 진정한 의미의 흘림낚시를 위한 찌라고 할 수 있다.
채비와 미끼가 자연스레 깊은 곳으로 흐르게 하는 점을
염두에 두고 흘려만 주면 되는 것이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줄에 너무 많은 견제를 주지 말고
다소 느슨하게 흘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가장 자연스런 흐름이 되며 입질도 좋아진다.
채비 취급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채비 조립이 아닌 채비를 흘리는 방법이다.
줄과 찌에 저항을 주지 말고 줄을 풀어준다는 것은 말하긴 쉬워도
실제로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또 줄이 받는 저항(바람, 파도)을 항상 계산하며 흘려주지 않으면 안된다.

이때 중요한 점은 줄을 자유롭게 풀어줘도
초리에 감기는 등의 트러블이 잘 생기지 않는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다.
낚싯대를 휘둘러도 줄이 방출되지 않거나 줄이 엉키는 등의
트러블이 생기면 낚시가 어려워진다.
최근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무가이드 낚싯대의 경우
이런 기능들에 비교적 충실하다고 볼 수 있다.

0부력의 찌를 사용할 때의 채비는 완전흘림
또는 완전흘림에 가까워야한다.
미끼는 밑밥과 함께 천천히 가라앉혀야 한다.
익숙하지 않으면 뜻대로 잘 가라앉지 않을 뿐더러
그 느낌도 파악하기 어렵다. 0부력의 찌에 익숙하지 않아
채비가 잘 가라앉지 않거나, 잘 가라앉는지 아닌지 불안한 사람은
‘쿠션수중’이나 ‘파일럿’ 등의 소품을 채비에 병용해 보는 것이 좋다.



이런 연습을 여러번 반복함에 따라
자연히 생각대로 채비를 가라앉힐 수 있는 기술이 터득된다.
0부력의 찌라도 채비의 무게에 따라
그이상 가라앉거나 떠오르기도 한다.
0찌를 사용할때 찌가 수면에 찰랑거릴 정도로
잔존부력을 줄이고 싶다면 16호 도래와 카본목줄 2호 3m,
감성돔바늘 2호 , 좁쌀봉돌 4번과 6번 각 1개 정도를 달면 된다.
경우에 따라 이정도 만으로도 아주 천천히 가라앉을지 모른다.
00찌의 경우는 더욱 예민해 좁쌀봉돌을 아예 사용할 수 없다.
고정채비로 하면 좁쌀봉돌을 달지 않아도
카본목줄이나 바늘 무게만으로도 천천히 가라앉을 정도가 된다.

벵에돔의 입질이 매우 약을 때는
0나 00찌를 사용한 전유동채비로
전층을 탐색하며 천천히 흘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때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이 바람이나 파도에 의해
줄이 당겨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채비가 자신이 생각했던 깊이까지 내려가지 않고
도중에 멈춰버린다. 경우에 따라 찌가 옆으로 밀리는 일도 생긴다.
그래서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에는 익숙한 사람이 아니라면
0찌 전유동조법은 그다지 권하고 싶지않다.

나는 바람이 부는 날에는
0찌 혹은 00찌에 그 부력보다 무거운 좁쌀봉돌을 달거나
시제품인 000찌를 사용해 수면하에 찌를 가라앉혀 사용하기도 한다.
좁쌀봉돌을 다는 이유는
줄이 받는 바람의 힘에 채비가 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때 사용하는 좁쌀봉돌은 채비를 가라앉히기 위한 게 아니라
일종의 바람대책이라 해야 할 것이다.
채비 전체가 물속에 있으면 바람의 영향을 덜 받으면서
자연스레 흘릴 수 있다.
따라서 바람이 불 때도 부력이 강한 찌보다
0찌 계열을 사용해서 훨씬 간단하고 편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긴꼬리벵에돔을 낚기 위해 조류가 빠른 본류에 채비를 흘릴때는
0찌보다 더욱 잘 가라앉는 00, 000등을 주로 사용한다.
이런 찌를 사용하는 이유는 빠른 조류 속에서 채비를 흘리면
무거운 채비라도 떠오르기 쉽기 때문이다.
어차피 떠오를 채비라면 아주 천천히 가라앉게 하는 것이
미끼도 자연스레 가라앉고 밑밥과의 동조도 더 쉬워진다.

빠른 조류에서는 어차피 줄이 조류에 당겨져서
전유동조법의 구사가 어려워진다.
하지만 찌마저 함께 가라앉게 하면 그러한 결점을 커버할 수 있다.
찌를 가라앉히기 위한 방법으로 목줄에 좁쌀봉돌을 쓰며,
좁쌀봉돌의 크기로 가라앉는 속도를 조정하기도 한다.


*역시 인용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