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무엇, 채비
낚시의 시작은 채비부터이다. 똑같은 채비를 했다고 쳐도 마무리는 다르다. 찌매듭, 도래, 묶음, 미끼 꿴 상태에서 차이가 난다. 큰 찌매듭은 가이드와 마찰을 일으켜 캐스팅에 걸림돌이 된다. 도래는 충분한 회전력이 없으면 물속 채비진행에 부자연스러움을 준다. 또, 도래크기에 따라 무게가 달라지므로 채비부력에도 영향을 준다. 하물며 직결, 가지바늘, 바늘, 도래 등을 묶을 때, 혹은 묶은 후 자투리를 처리할 때도 매끈하게 처리하지 않으면 채비운용에서 뭔가 차이가 나도 차이가 난다. 흔히 매듭을 묶은 후 자투리 줄을 이빨로 끊어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자투리를 깨끗하게 처리할 수 없다. 특히, 도래부분에 자투리가 많이 남으면 이곳에 목줄이 걸려 채비엉킴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가위나 커터 등을 이용해 매끈하게 처리하도록 한다. 미끼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크릴의 경우 잡어유무, 캐스팅 거리 차이, 활성도에 따라 꿰는 방법과 개수도 달라진다.




▲ 매듭 후의 자투리 줄은 반드시 커터를 사용해야 한다. 특히, 도래부분에 자투리가 많이 남으면 이곳에 목줄이 걸려 채비엉킴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무엇, 채비정렬
본격적으로 낚시가 시작되는 캐스팅. 똑같이 캐스팅을 해서 똑같은 지점에 채비가 닿았다 하더라도 채비정렬이 이루어지는 시간은 서로 다를 수 있다. 좀 더 빠른 채비정렬을 위해 수중찌의 선택, 캐스팅 방법과 착수 직전의 줄 사리기 등을 통해 착수 시 채비가 일직선으로 펼쳐지게 만들면 정렬시간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조류나 바람에 방해를 받아 원줄이 큰 호弧를 그리면 채비정렬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때는 원줄을 조류흐름의 반대방향으로 넘겨주면 원하는 수심대까지 채비를 빨리 내릴 수 있다. 바람이 심할 때는 초릿대가 거의 수면에 닿도록 낮게 가져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캐스팅만 잘해도 채비정렬의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또 캐스팅 후 원줄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밑채비 입수시간을 줄일 수 있다.


보이지 않는 무엇, 뒷줄견제
채비정렬 후 아무런 움직임이 없이 조류를 따라 흐르도록 놓아둔다면 그야말로 운에 맡기는 격이다. 이때는 조류방향과 빠르기에 따라 뒷줄을 잡고 채비를 조정해 주어야 한다. 뒷줄견제는 채비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보다 자연스럽게 보이게 함으로써 빠른 입질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올바른 뒷줄견제는 우선 조류를 보는 눈을 갖추어야 하고, 윗채비와 밑채비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꿰뚫어 보아야 한다. 줄을 잡고 놓아주는 타이밍이 적절하려면 조류와 채비를 조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 아무리 똑같은 채비, 똑같은 공략지점을 노린다 하더라도 미끼에 생동감이 없으면 조과의 차이가 생기기 마련이다. 뒷줄견제로 보이지 않는 미끼를 자유자재로 움직여 주는 테크닉이 필요하다.

보이지 않는 무엇, 동조
품질의 기본은 동조이다. 잘못된 품질은 오히려 포인트에서 고기를 멀어지게 하는 장애물이 된다. 초보자에게 품질을 맡기지 않는 것도 이런 까닭에서이다. 초보자와 고수는 밑밥배합에서도 차이가 난다. 베테랑 꾼들은 수온, 활성도, 수심, 시즌, 대상어, 잡어유무에 따라 밑밥배합이 달라진다. 또, 잡어가 심할 때는 잡어용 밑밥까지 따로 준비하는 치밀함을 보인다. 사실 크릴 세 장에 집어제 한 봉, 압맥 한 봉 같은 정해진 밑밥배합을 답습하는 낚시꾼은 결코 초보티를 벗지 못한다.
그러나 밑밥배합보다 더 중요한 것이 품질이다. 품질은 대상어를 한 곳에 묶어놓기도 하고, 없는 고기를 원하는 곳에 불러 모으는 역할도 한다. 보이지 않는 물속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낚시이기 때문에 품질의 역할은 후자 쪽이 더 중요하다. 품질을 할 때는 조류속도와 수심까지 감안해서 채비를 흘렸을 때 어느 곳이 포인트가 될 것인지를 파악하여 하는 것이 좋다. 즉, 밑밥을 던졌을 때 조류를 타고 서서히 가라앉으면서 바닥에 닿는 지점이 바로 공략해야 하는 포인트가 되는 것이다. 본인이 예상한 지점에서 입질이 왔다면 해당 포인트를 제대로 읽은 셈이다.
동조란, 이러한 밑밥의 움직임과 채비를 일체화시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동조는 밑밥이 먼저 흘러가고 그 뒤를 채비, 그 중에서도 미끼부분이 선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같은 조건이라면 얼마나 밑밥과 채비를 잘 동조시키느냐에 따라 입질에서 큰 차이가 난다. 초보자의 경우 동조와는 무관하게 습관적으로 밑밥을 던지고, 채비속도를 감안하지 않고 낚시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조류흐름이 거의 일정하다면 올바른 동조를 위해서 밑밥을 던지고 캐스팅을 하는 일련의 동작도 시간차를 두지 않아야 한다.

보이지 않는 무엇, 입질파악
순조롭게 채비가 흘러가는 중, 찌를 보고 있을 때 조금이라도 움직임이 이상하면 챔질을 하는 낚시꾼이 있다. 십중팔구 허탕치기 일쑤인 서툰 입질파악의 대표적인 경우이다. 입질은 대상어에 따라 달라진다. 감성돔, 벵에돔, 돌돔 등 어종에 따라 입질 시 나타나는 특이한 찌의 움직임이 있다. 감성돔의 경우 찌가 수면 아래로 내려가 한동안 머물러 있다가 순식간에 바닥으로 빨려들어 간다. 첫 번째 입질 단계, 즉 감성돔이 미끼를 입안에 머금고 있는 순간에 챔질을 하면 헛챔질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때 줄을 조금씩 감아주거나 뒷줄을 잡고 채비를 살짝 끌어주면 곧바로 미끼를 물고 달리기 때문에 찌가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챔질 타이밍은 바로 이때이다. 하지만 활성도나 주위 여건에 따라 상황은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적어도 어떤 어종의 입질 모양인지는 확실히 새겨두는 것이 좋다.

보이지 않는 무엇, 챔질
입질파악이 끝났다면 곧바로 챔질로 들어가야 한다. 챔질은 그저 낚싯대를 위로 치켜드는 동작이 아니다. 장소, 고기의 움직임, 활성도, 입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챔질이 다소 늦었다 싶으면 낚싯대를 살짝 옆으로 움직여 주는 챔질을, 활성도가 낮아 찌가 시원하게 들어가지 않았다면 낚싯대를 최대한 위로 치켜드는 큰 챔질을, 농어나 부시리 같은 입이 큰 대형 어종의 챔질에는 2단 챔질이 필요하다. 확실한 챔질은 이후에 이어지는 파이팅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교두보라고 할 수 있다. 정확한 챔질 타이밍과 챔질법에 따라 대상어를 먹을 확률은 다분히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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