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 낚시 방법(3) 쿨러 조과를 위한 낚시 팁

  

열기, 볼락 시즌을 맞아 '쿨러 조과의 지름길'에 관해 알아보고자 한다.

시리즈로 편성해 글을 발행할 예정이다. 아래 목차를 확인해 주시기 바라며 이 장에서는 열기 낚시 방법(3)으로 열기 낚시 잘하는 과 더불어 '쿨러 조과를 위한 낚시 팁'에 관해 알아보았다.

 

 

 

<<열기 낚시 방법 목차>>

1)즌과 비용, 적당한 물때와 기상

2) 열기 낚시 장비와 준비물, 미끼에 관하여

3) 열기 낚시 잘하는 팁 '쿨러 조과를 위한 낚시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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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비는 배가 포인트로 이동할 때 만들어 놓자

 

■ 쿨러 조과를 위한 열기 낚시 팁

#. 첫 번째 → 부지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출항 시간이 4시라면 늦어도 3시까지는 도착해야 한다. 2시간 일찍 도착하면 자리 선점까지 할 수 있다.
우럭, 대구 침선 낚시의 경우 뱃머리가 절대적으로 유리한데 그나마 볼락, 열기 낚시는 자리에 따른 유불리가 적은 편이다.

제일 처음 현장에 도착하면 출조점에 가는 게 아닌 자신이 타야 할 배를 찾아 원하는 자리에 쿨러는 놓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다음 출조점에서 필요한 채비를 사고 승선명부 적은 후 선실에 들어가면 편하게 갈 수 있다.

 

여수권의 경우 포인트 이동 시간만 2~3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에 뱃전에서 떨기 싫으면 남보다 일찍 도착해 선실에 미리 자리

잡는 게 아무래도 낫다. 하지만 두 발 쭉 뻗고 편히 가는 건 인원이 적을 때다. 자리가 비좁아지면, 절대 눕지 말도록 하자.
그건 매너없는 꾼들이나 하는 짓거리다. 밖에서 서성이는 조사가 있으면 안으로 들어오라며 공간을 만들어 주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우리가 모두 노력해야 한다.

채비는 배가 포인트로 이동하는 중에 만들 필요는 없다. 도착시각 30분 전, 미리 나와 만들면 된다.
그때는 밖으로 나와 담배도 한 대 태우고 커피 한 모금 마시며 장비 전검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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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수 직전, 신호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필자의 아내

 

#. 두 번째 → 선장의 규칙에 따르고 에티켓을 지키자.

선상 낚시에서 선장의 신호는 곧 법이다. '삐'하고 신호가 울리면 다 함께 채비를 입수해야 한다.
부저가 두 번 울리면 미련을 버리고 채비를 걷는 것도 중요하다. 혼자 고기 잡겠다고 이 신호를 어기면 옆 사람과 엉킬 확률이

높아지는 만큼 봉돌 호수도 통일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채비 엉킴과 밑걸림은 사리 물때일수록 잦아지고 낚시도 까다롭다.  

 

자리 운도 따른다. 옆 사람을 잘 만나야 그날 낚시가 편하다. 

채비가 엉키면 다짜고짜 짜증부터 내는 사람이 있는데 이 글을 보는 분들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단 채비가 엉키면 잘잘못을 떠나 인사부터 건네자. 만일 채비가 심하게 엉켜 풀기 어렵다면, 합사줄은 건드리지 말고 자신의

채비부터 끊는 에티켓을 발휘해 보자. 상대가 봉돌을 잃었다면 갖다 주는 너그러움도 필요하다.
선상 낚시는 아는 사람끼리 하면 문제가 안 생기는데 모르는 사람들과 부대끼다 보니 서로 간에 얼굴 붉히는 일이 잦다.
이는 가장 기본적인 에티켓 문제인데 낚시하러 다니다 보면 상식 이하의 꾼을 만날 때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많았다.
이게 다 고기 욕심 때문에 생겨난 일이다. 마음을 조금 여유 있게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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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입수는 멀리 던지지 않으며 바로 밑에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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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  → 밑걸림을 당하면 빨리 빠져나온다.
이 얘기를 하기에 앞서 전동릴의 기본적인 작동 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전동릴은 사진에 본 것 같이 생겼다. 이것이 전선으로 연결되어 낚시 자리 하단에 단자로 연결되는데 여기서 전력을 공급받는다.
배에 따라 전력이 불안정할 수 있는데 대게 후미 쪽이 그렇다. 

단자는 플러스 마이너스로 되어 있는데 이게 표시가 잘 되어 있지 않다. 만약 꼽았는데 작동이 안 되면 바꿔서 꼽으면 된다.

전동릴은 모델에 따라 구조가 다르지만, 사진의 모델을 기준으로 설명하겠다.

 

1) On/Off 전원 버튼
2) 메인 카운터(자신의 채비가 몇 미터 층에 있는지 보여준다.)
3) 유영/바닥 스위치(수심계를 0점으로 세팅할 수 있으며, 유영층 모드, 바닥 모드로 변환)
4) 스피드 레버(감아 올릴 때 속도 조절이 된다. 보통 맥스를 사용)
5) 스타드래그(스풀의 역회전과 드랙을 조절함)
6) 클러치 레버(채비 입수시 이 레버를 젖혀야 줄이 풀린다.)

 

복잡하다면 4번과 6번만 기억하도록 하자.

밑걸림 대처 방법은 세 가지 유형에 따라 다르다.

 

1) 산호초에 걸린 경우
2) 암초나 인공어초에 걸린 경우
3) 폐그물에 걸린 경우

 

이 중 1~2번이 흔하다. 처음 밑걸림이 생기면 1번을 염두에 둬야 하므로 낚싯대를 강하지 않게 탁탁 쳐주기만 한다.
산호에 걸렸다면 몇 차례 휘두르므로 빠져나올 수 있다. 그래도 안 나오면 2번 경우라 보고 원줄을 최대한 팽팽히 감은 후

낚싯대를 일자로 펴서 뒤로 당겨주면 된다. 이때 원줄은 장갑을 꼈다 해도 손으로 잡지 말아야 한다. 

 

※ 조류가 빠르면 위 과정을 할 새 없이 순식간에 줄이 팽팽해져 당황할 수 있다.
그럴 땐 낚싯대를 재빨리 일자로 펴줘야 한다. 그 상태로 지긋이 당기시면 빠져나온다.
최악의 상황은 낚싯대가 휘어진 상태에서 어영부영하다 부러트리는 경우다.

 

<TIP>
이제 밑걸림에서 빠져나왔다. 이때 두 가지 경우가 있다.
하나는 바늘만 터졌을 때 봉돌의 무게감이 느껴지는 상황과 채비 전체가 터졌을 때는 봉돌 무게가 안 느껴진다.
가장 고약한 경우는 3번이다. 페그물에 걸리면 낚싯대를 일자로 세워도 잘 터지지 않으며 드랙이 풀릴 것이다.
드랙은 릴의 손상을 줄이기 위해 어느 정도 열어두므로 이때는 스타드래그 레버(위 사진의 5번)를 최대한 조이고 당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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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거치대를 사용해 고패질하면 자세가 한결 편해진다.

 

#. 네 번째  → 입질이 없으면ㅡ 고패질 패턴을 바꾼다.
보통 열기나 볼락 유영층은 바닥에 몰려 있다. 활성도가 좋은 날은 수심 6m까지 부상하지만, 씨알급들은 바닥층에서 놀기 때문에 활성도가 좋다 하더라도 추(봉돌)는 바닥을 찍은 후 고패질해야 한다. 
처음 입수가 시작되면 수심계 수치가 올라가는데 봉돌이 바닥을 찍는 순간 수심계도 멈추고 줄 풀림도 멈추게 된다.
그러면 낚싯대를 살짝 들어 1m가량 줄을 감는다. 밑걸림에 자신 있다면 50cm만 감아도 된다.

이때부터 고패질에 들어가는데 그 범위는 1m에서 많아야 3m 정도다.

 

만약 옆에서도 고기가 안 나오는 등 활성도가 저조하면 고패질 범위 줄이는 게 좋다.

그 날 수온이 차갑거나 바닥층에서만 입질이 있다면 고패질이 되려 독이 될 수 있다. 아예 안 하는 것도 요령이다.

어차피 배는 상하로 움직이므로 낚싯대를 붙잡고 있어도 자동 고패질이 되니 이것을 충분히 이용하자.

반대로 활성도가 좋다면, 고패질 범위를 높이도록 하자. 수온이 좋은 날 열기나 볼락이 부상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바닥층만 고집했다가는 오히려 입질을 못 받는 수가 있으니 고패질 범위를 높여 유영 수심층을 찾는 게 관건이다.

 

 

#. 다섯 번째  → 한 번의 입수에 최대한 많이 낚는 게 좋다.
고패질하다 보면 전에는 없던 진동이 손으로 느껴진다. 대게 '드르륵'하는데 초심자는 입질이 왔다고 바로 올리기도 한다. 
그러면 한두 마리밖에 못 잡는다. 열기, 볼락은 입질이 올 때 최대한 묶어둘수록 유리하다. 

얘네들은 호기심이 많아 동료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흔들고 있으면 오히려 몰려드는 습성이 있다.

활성도를 부채질하는 좋은 방법은 몇 마리 매달렸을 때 잠시 두는 거다.


선상 낚시에서는 챔질이란 개념이 없으므로 입질이 오면 '줄의 텐션을 유지한 상태'에서 릴을 1바퀴 정도 감아준다.

그것으로 챔질 효과가 난다. 입질 신호는 '드르륵'하고 손으로 전달되므로 느끼는 건 어렵지 않다.
문제는 두 번째 신호다. 이 신호가 기존에 물린 녀석이 발버둥 친 것인지 신입생인지 구별해야 하는데 이는 경험만이 진리다.
진동의 강약을 통해 신입생인지 아닌지를 구별할 수 있다면, 현재 내 채비에 고기가 몇 마리 매달려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충분히 묵직해지면 감아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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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섯 번째  → 미끼 꿰는 동작이 빨라야 한다.
10~15개의 바늘에 미끼 꿰는 것도 일이다. 이것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나만의 방법을 소개하자면. 
위 사진처럼 열기가 주렁주렁 매달려 올 때 한 손은 낚싯대를 받치고 다른 한 손은 줄을 잡아 들어 올린다.
잡은 열기들은 서로 겹치지 않게 바닥에다 살며시 놓는다. 그리고 가장 위바늘에 잡힌 열기(별표)부터 차례대로 뺀다. 
여기서 중요한 핵심은 열기를 빼면서 동시에 미끼를 꿰어 나가는 것이다. 

바늘에서 뺀 열기는 쿨러에 넣지 말고 그냥 바닥에 놓자.

입수 신호가 오면 채비를 던진다. 보통 외줄낚시 평균 수심이 50~60m가량이니 채비 내리는 시간만 20~30초 이상 걸린다.

그 사이 바닥에 나 뒹구는 열기를 쿨러에 넣으면 된다. 너무 조업스러운가? ^^;

사실 열기 낚시의 목적이 그런 게 아닐까? 유유자적한 낚시를 하려면 갯바위나 방파제를 찾아야 할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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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포인트 이동 시 추는 표시된 자리에 놓아야 안전하다.

 

#. 일곱 번째 → 포인트 이동을 빼면 내 채비는 항상 물속에 있어야 한다.
이것은 선상 낚시의 만고진리다. 선상낚시는 포인트 이동이 70%, 채비 담그는 시간은 30%도 안 된다.
초심자는 미끼를 끼우거나 고기를 처리할 때 경험 부족으로 채비 엉킴이 잦다.

남이 낚시할 때 낚시를 못 하고 채비를 손볼 때가 많은 것이다. 신호가 떨어지면 적어도 내 채비는 물속에 있어야 한다.
그것이 쿨러 채우는 비결이지 달리 비결이랄 것도 없다.

포인트 이동 중에는 <사진 3>처럼 낚싯대를 야무지게 걸어 놓고 추는 정해진 자리에 놔야 한다.
봉돌을 선미에 어설피 걸치면 바다에 빠트릴 수 있다. 배가 이동할 때 꿰어둔 미끼가 바닷물에 끌리는 지도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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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조류 방향을 보면 A는 수심이 낮아지고 B는 수심이 깊어지는 상황을 맞게 된다.

 

#. 여덟 번째  → 바닥을 수시로 확인하는 게 쿨러조과의 지름길이다.
그러니깐 이 경우는 활성이 안 좋을 때다. 사실 낚시란 게 그렇다.

열 번 가면 그중 일곱은 이런저런 이유로 고기들의 활성이 안 좋다.

초심자는 봉돌이 바닥을 찍으면 1m쯤 감아올려 고패질만 한다. 그것도 거의 습관적으로.

배는 천천히 움직이는데 수심이 깊어지든 낮아지든 상관없이 고패질만 하다 밑걸림을 당하기도 한다.
바닥 수심은 수시로 변하므로 내 채비가 바닥에 닿고 있는지를 늘 확인해야 한다.

베테랑 꾼은 수시로 변하는 수심층을 읽어내며 낚시한다. 열기나 볼락 낚시는 여밭에서 하는데 여밭(암초지대)은 울퉁불퉁하며

곳에 따라 기복이 심할 때도 있다. 

 

<그림 1>에서 보면 조류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른다고 가정할 때 A는 그대로 두면 밑걸림을 당할지도 모를 위기에 처했다. 운 좋으면 빗겨갈 수도 있다. 하지만 추가 무언가에 부딪히는 느낌이 들면 재빨리 감아 밑걸림을 피해야 할 것이다.
B는 수심층이 깊어진다. 만약 B가 초심자라면, 처음 바닥을 찍고 난 뒤 허공에서 삽질할 확률이 높다.
이러면 입질 빈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아래와 같은 메뉴얼을 만들어 봤다.

 

상황1) 고패질 도중 봉돌이 땅에 부딪히는 느낌이 든다 → 재빨리 낚싯대를 들어 올려 1~2m 정도 감아 올려준다.
상황2) 고패질 도중 입질이 약거나 없다 → 줄을 풀어 바닥을 재차 찍고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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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기 낚시 팁을 마치며.
열기와 볼락 시즌은 4월까지 이어진다. 열기(불볼락)는 조림, 매운탕, 구이가 발군이다.

쿨러 조황을 거두면 최소 100마리 이상 잡아야 하는데 들어간 비용(선상만 12만 원) + 노동력에 비할 순 없지만, 지금 이시기

마트에서 20cm 열기 한 마리가 9,000원이라 찍힌 전표를 보고는 생각이 달라졌다.
꾼들에게는 익숙한 생선이지만, 육지에선 여전히 귀한 대접받는 어종이니 주변의 지인들과 함께 나눠 먹는다면 많이들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심지어 낚시 비용 대줄 테니 잡아만 오라는 분도 있었다.) 

한 번 가면 한 달 반찬 걱정 없는 열기 낚시. 그 풍성한 조과를 매번 마다 거둘 순 없지만, 이 계절에 도전해볼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