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신진도 방파제 우럭낚시 팁

 

서해권 낚시 비수기는 12월부터 이듬해 5월 초까지 이어집니다. 이 시기에는 수온이 5~8도로 매우 낮아 연안에서의 낚시는 거의 이뤄지지 않지만, 딱 한 곳에서만큼은 유일하게 굵은 씨알의 우럭을 낚을 수 있는 장소가 있습니다. 

수도권, 충청권 루어꾼들이야 아는 내용입니다만, 모르는 분들이 더 많아 정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겨울에 방파제 우럭낚시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뜻밖에 많습니다.
특히 서해권에서는 겨울에 낚시가 전무한데요. 겨울에 방파제에서 우럭을 낚으러 가겠다고 한다면 아마 십중팔구는 '정신 나간 놈'
 취급받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서해권에서도 방파제에서 우럭낚시가 되는 곳이 있습니다.  

오늘은 저와 함께 겨울철 방파제 우럭낚시 팁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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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창 신진도 낚시에 열을 올렸던 2005~2007년 때입니다. 서해에서 낚시가 불리한 겨울, 영등철(1월~4월)에도 신진도에서는 유일하게 고기가 나와 이유를 알아봤는데 공통점이 있더군요. 

여기에는 꼭 필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이 전제가 아니면, 서해권에서 겨울 방파제 우럭낚시 팁은 별 소용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 전제란.  

 

 1. 충남 신진도(안흥항)에만 적용 된다.
 2. 루어낚시가 절대 유리하다.
 3. 물때와 기상, 시간의 조건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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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에 소재한 신진도는 수도권에서 2시간~2시간 반이면 갈 수 있는 곳으로 생활 낚시터도 좋지만, 사실 침선낚시가 더 유명한 곳입니다. 비록 지금은 어족자원의 감소로 과거 명성에 비해 덜하지만, 우럭과 대구 침선 낚시의 메카임에는 분명합니다. 생활 낚시는 가을이 호황을 맞습니다. 방파제에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고등어와 학꽁치를 낚을 수 있으며 가족 단위로 찾아와 야영을 즐기는 인구도 늘어 요새는 많이 북적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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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한기인 1~4월 사이에 방파제서 낚시는 우럭 

 

#. 겨울에 신진도에서 우럭낚시가 가능한 이유

 

1. 깊은  수심
원래 우럭(조피볼락)은 토착성이 강하지만, 성어가 되면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깊은 수심대로 이동하게 됩니다.
겨울이면 수온이 급격하게 내려가는 서해안의 특징에 먼바다로 이동하여 50m 이상 깊은 수심대에 머무르다 보니 갯바위나 방파제근처로 잘 안 붙습니다. 그래서 보통 낚이는 우럭은 손바닥만 한 사이즈가 주종이며 40cm급 이상은 선상 낚시를 해야 만나볼 수 있지요. 그런데 신진도는 외항은 앞바다 수심이 20~30M를 형성, 한겨울에도 안정된 수온을 유지하므로 굳이 먼바다로 나가지 않으며 테트라포트 근처에서 상주하고 있다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2. 신진도 방파제 환경
보통 서해권 방파제의 기본 수심은 5~7m를 형성하는 곳이 많지만, 신진도 방파제는 외항 기준으로 간조 때 8~10m, 만조 때 13~15m로 상당히 깊은 수심대를 보입니다. 겨울에는 대체로 수심 깊은 포인트가 확률이 높습니다.
 

방파제 우럭낚시도 이러한 맥락에서 겨울 낚시가 가능한 이유이지 않나 싶습니다. 

 

3. 루어낚시가 절대 유리
신진도 빨간 등대 방파제는 굵은 씨알의 우럭을 낚는 루어꾼들이 많고, 건너편 마도 방파제는 원투낚시꾼들이 포진합니다.
 1~4월까지는 저수온이므로 우럭의 움직임이 둔해 바닥에 배를 깔고 움직이지 않는 시기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흘림 찌낚시로는 낚을 확률이 낮고요. 갯지렁이를 꿴 원투낚시가 나은 조황을 보이며, 가장 확률이 높은 것은 액션으로 테트라 속 우럭을 꼬득길 수 있는 루어 낚시입니다. 이러한 루어낚시는 특유의 액션에 바닥층 우럭의 시선을 끄는데 효과적입니다.

 



 

#. 우럭 루어낚시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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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럭 루어낚시 채비도 

 

기본적인 우럭 루어낚시의 채비도입니다.  그림에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두 갈래 채비라는 의미가 아닌, 두 가지의 방법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니 착오 없으시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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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헤드와 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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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층 우럭을 꼬드겨내는 과정

  

어차피 겨울에 방파제에서 루어낚시를 할 정도라면 가족 동반이 아닌 전문꾼들이 많으므로 자세한 채비와 공략은 생략합니다.  

다만 주의사항이라 한다면, 서해권 테트라포트 특징이 있는데 신진도 방파제도 테트라포트에 굴 껍데기가 많이 붙어 있습니다. 이는 물속에 잠겨있는 테트라포트도 마찬가지인데 채비 회수 시 원줄이 여기에 닿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은 꾼이 여기서 채비분실을 합니다. 안 걸리고 안 터트리는 게 최선이지만, 전문꾼들도 굴 껍데기가 붙은 테트라 앞에선 채비분실을  피할 수 없습니다. 오실 땐 지그헤드와 웜을 충분히 준비하기 바랍니다.  

 

 

#. 겨울철 신진도 방파제의 우럭 낚시에서 적당한 물때는 언제?

신진도 방파제는 외해권의 영향으로 조류가 정말 강하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어지간한 봉돌도 데굴데굴 굴러갈 때면 조류가 죽을 때까지 손을 놓고 있어야 할 때도 잦지요. 물때를 안 보거나 잘못 맞춰서 오면 어렵게 출조한 시간이 헛수고가 되니 아래 첨부하는 물때표를 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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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신진도(안흥항) 물때표 

  

신진도 뿐 아니라 서해권 낚시는 '조금' 때가 유리합니다. 물때표를 보면 좌측에 원령 표시가 되어 있는데 보름달과 그믐달에는 물발이 새고 고저 차가 크므로 조개잡이로 활용하시고, 반달(상현, 하현)은 조금 물때에 해당하니 낚시 출조일로 활용하면 됩니다. 붉은색으로 표기한 날이 조금 물때의 영향을 받는 날로 게 중에서 파란 선으로 표기한 시각이 방파제 우럭 낚시에서는 적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물때표에서 간조(▼)표기가 된 시각을 기준으로 한두 시간 전에 진입해 낚시를 시작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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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조를 맞는 신진도 방파제

  

예를 들어 1월 9일 간조가 16:10분이라고 나와 있다면, 이때가 해수면이 최고 낮을 때이며 이 시각을 기점으로 물이 들어오게 됩니다. 이때 방파제를 찾으면 물이 다 빠져 있는 상태(위 사진)이며 이때부터 초들물이 받치기 시작하면서 우럭의 입질 빈도가 높아집니다. 물론 활성이 좋을 때 이야기이며. 날이 안 좋거나 수온, 바람의 영향으로 아예 입을 닫아 버리는 날도 있습니다. 

방파제 우럭 낚시는 간조가 되기 한두 시간 전에 미리 진입해 낚시를 시작하는 게 좋으며, 간조를 거쳐 약 두 시간 후인 초들물까지만 보고 빠져나오는 게 좋습니다. 이후 물이 30% 이상 차기 시작하면 조류가 빨라 공략이 어려워지며, 그때는 쉬었다가 만조가 되면서 조류가 죽는데 이때부터 두 시간가량 이어지는 초썰물까지 입질 타임이 반짝 이어지기도 합니다. 

 

공략 지점은 수몰된 테트라포트 근처를 잡는 게 좋지만, 직접 그 부근을 스치면 밑걸림이 잦아 채비 분실이 많아집니다.
위 사진에 테트라포트를 유심히 보면 물에 젖은 흔적이 있는데 이는 만조 시 어디까지 물이 차는지 알 수 있는 단서가 되니 미리 봐 둡니다. 참고로 신진도의 조수간만의 차는 최대 8m까지 나옵니다.
 


#. 잡히는 시간대

영등철과 봄철은 이른 새벽보다 초저녁이 유리한 편입니다.  

보통 바다낚시는 해 뜨는 새벽부터 오전 9시까지를 피크타임으로 보지만, 수온이 낮은 겨울과 봄철에는 새벽 시간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또 하루 중 가장 추운 시간이므로 낚시의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겨울철 신진도 우럭낚시 조황을 분석하기 위해 인터넷을 온통 뒤지며 공통 시간대를 분석해본 적이 있었는데요. 이른 새벽보다는 해가 어느 정도 뜬 오전 타임(8~12시)이 가장 좋았고, 해가 지는 저녁 타임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 기상

겨울 낚시에서 기상을 논하지 않으면 물때가 맞고 채비가 좋아도 아무 소용이 없겠지요.
출조 전에는 반드시 기상을 체크하는데 해상날씨에서 풍속 7~12m/s 이상 파고 1.5m 이상이면 과감히 출조를 미루는 게 좋습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출발 전 현지 낚시점에 전화를 걸어 실시간 기상 정보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영등철엔 북서풍이 강하게 불고 악천후가 많으니 날을 잘 선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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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럭 루어낚시로 유명한 신진도 방파제

  

#. 한겨울 신진도 우럭 방파제 낚시 포인트

뭐니뭐니해도 건너편 마도 방파제(흰 등대)보다는 신진도 방파제(빨간 등대)에서 루어낚시가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건너편에선 원투낚시꾼때문에 찌 흘림이나 루어하기 만만치 않습니다. 등대 앞쪽 테트라포트에서 가장 많이 합니다.
 

내항 쪽에는 가두리 양식장이 있는데 그 부근에서도 루어낚시가 많이 이뤄집니다. 

빨간 등대 테트라포트는 겨울철 대표적인 루어낚시 포인트로 꾼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은 포인트입니다.
간조 때 테트라포트를 타고 내려가서 낚시하는데 전방 10m 정도의 수심이 대략 7~8m가 나옵니다.
이 지점이 바닥이나 테트라포트가 만나는 곳인데, 만조 때 수심은 13~15m까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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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으로 설명한 곳이 바로 10번 포인트이며, 내항 쪽 가두리 양식장 포인트는 11번이 되겠습니다.
이 밖에 9번(꺾어진 방파제) 포인트에서도 낚시가 됩니다. 이곳은 구멍치기 재미가 쏠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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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트라포트 낚시 주의 사항    

일반인들은 웬만하면 낚시하지 마시기 바래요. 테트라포트 잘 타는 분들만 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소싯적 테트라포트 낚시를 할 때 우럭이 야간에 잘 낚인다는 이유로 밤에도 타고 다녔지만, 매우 위험합니다.
위에 설명했듯이 우럭의 입질 빈도가 많은 시점이 간조부터입니다. 지금 사진이 간조를 맞이하는 모습인데 테트라포트를 맨
하단까지 밟고 내려가 낚시해야 하므로 더더욱 주의하셔야 합니다. 저 구멍들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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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찔합니다. 미끄러지면 기본이 뇌진탕입니다.
해마다 테트라포트에서 낚시인들이 실족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목숨까지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뉴스를 접하곤 합니다.
테트라포트를 탈 때는 바닥이 평평한 단화나 운동화를 신는 게 가장 좋으며 음주낚시는 절대 금물입니다.
가장 안 미끄러지는 부분은 굴 껍데기가 붙은 테트라포트이며 젖어 있거나 특히 이끼나 김 등 해조류가 붙은 곳은 아예 밟지 않도록 
 합니다. 봄이면 서해권 테트라포트는 이끼가 많이 끼니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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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잡은 방파제 우럭 

  

 #. 질의 응답

Q : 겨울철 동해와 남해의 방파제에서는 낚시가 안 되나요?
A : 동해남부는 겨울에 학공치 낚시가 한창이며, 남해는 볼락 낚시가 한창입니다. 

     테트라포트 구멍치기로는 볼락이나 우럭과 같은 락피쉬를 잡을 수 있고 외해권 방파제에서는 확률은 낮아도 감성돔을

     낚기도 합니다.   

Q : 겨울철 방파제에서 낚시할 때 가족동반은 힘듭니까?
A : 겨울 바다 여행을 목적으로 한다면 가능합니다. 신진도는 수산공판장이 있어 겨울철 해산물을 조금 저렴하게 구입해

     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낚시하는 동안 가족들은 방파제에서 벌벌 떨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가족들을 펜션에 놔두고 혼자 낚시하는 것도 좀 그렇죠?) 

Q : 낚시하러 왔는데 바다가 얼어있으면 어떡하나요?
A : 바닷물은 웬만하면 얼지 않습니다.

Q : 서해권 방파제에서 루어로 잡을 수 있는 어종은 우럭뿐인가요?
A : 루어에 반응하는 어종은 우럭과 노래미, 광어 등 겨울에는 거의 우럭입니다. 남해권은 볼락이 확률이 높습니다.

Q : 겨울철 수도권에서 신진도 말고는 낚시할 수 있는 장소가 없나요?
A : 네. 신진도만한 곳이 없는 거 같습니다. 겨울에는 참아주시고 정 손맛이 고프면 남해권을 위주로 찾는 게 좋습니다.

Q : 겨울철 가족과 함께 하는 낚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 겨울에는 바람과 파도가 세서 가족 동반 낚시는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정 바다낚시를 즐기고 싶다면 거제도와 여수에 있는 해상펜션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12~1월에는 강원도를 중심으

     로 '산천어 축제' 혹은 '빙어낚시 축제'가 열리는데 그편이 낚시체험으로 좋으니 참고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