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한국인의 밥상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반찬이 있다면,
김치 외에 다른 것을 떠올릴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이제는 한국인의 밥상 뿐 아니라
세계인의 입맛과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김치, 김장철을 맞이하여 김치를 식탁에 올리는
가정이 많은 이 때, 김치가 발효음식으로서 가지고 있는 매력은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 비밀은 유산균
김치는 각 재료가 원래 가지고 있던 영양분 만으로도 우수한 식품이지만,
발효라는 과정을 거쳐 더욱 뛰어난 식품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물론 많은 종류의
유산균이 김치에 존재하지만, 김치가 익어가는 초기에는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Leuconostoc mesenteroides)라는 유산균이 주로 작용하고 김치가 시어갈 때에는
락토바실루스(Lactobacillus)라는 유산균이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장내 환경 꽉 잡고, 항균 작용, 비타민 생성까지 하는 유산균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김치 종주국의 국민으로서 상식으로 알아두어야 할
이름들이 아닐까요? 그러면 이름은 다 알 수 없지만, 김치를 먹을 때 유산균이
우리 체내에 들어와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아봅니다.

****장청소는 내게 맡겨
김치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젓갈 등의 몇 가지를 제외하고 섬유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채소입니다. 더불어, 김치가 발효하는 과정에서 아세틸콜린이라는
물질이 합성되는 것을 돕게 되는데, 아세틸콜린은 장내에서 소화효소가 분비되도록
촉진하면서 장 청소를 돕습니다.

또, 김치가 익어가면서 유산균은 채소에 들어 있는 포도당이 유산균의 작용에 의해
덱스트린(Dextrin)이라는 형태가 되도록 하는데 이 역시 식이섬유소의 일종으로
장에서 소화물질이 잘 이동하도록 돕는 작용을 합니다.

***** 유해균은 저리 비켜
유산균은 인체에 유해한 균들의 작용을 억제하거나 잘 자라지 못하도록 합니다.
일단 유해균과 유산균이 함께 존재하는 환경에서, 유산균에 의해 산성 환경이 형성되면
유해균은 잘 자라지 못하게 되고, 유산균과 영양분을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발육이
어렵습니다. 또, 유산균이 분비하는 박테리오신이라는 물질이 항균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비타민 공장
김치가 발효되는 과정에서 유산균은 식이섬유를 먹고 비타민을 방출하게 됩니다.
비타민 B1(티아민), 비타민 B2(나이아신), 비타민 B12(코발라민) 등의 비타민 B군을 잘 섭취하게 되고, 특히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쌀밥에 부족하기 쉬운 티아민을
보충해 주는 우수한 비타민 공급처가 됩니다.

*** 항암 작용
장내에는 발암물질을 생성하는 유해균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또, 지방을 섭취했을 때 지방을 소화시키는 쓸개즙이 다량으로 분비되면, 소화에 쓰이고 남은 쓸개즙이
장내에 남아서 발암물질로 전환되기도 합니다.

유산균은 발암물질을 생성하는 유해균이 잘 자라지 못하도록 억제하여 항암 작용을 합니다. 또, 발암물질이 합성되도록 유도하는 효소가 생성되지 못하도록 억제하기도 하고,
발암물질을 유산균 자신에게 부착시켜서 체외로 배출시키거나 분해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김치의 여러 가지 효능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에서 인기를 한껏 누리고 있는 김치, 그 김치가 가장 한국스러운 음식이 되기 위해서는 맛있는 김치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잘 알고 먹는 것 역시 우리의 숙제가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