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녀들이 무슨학과에 다니는지 모른다.

아무리 세상이 개인주의적이라고 한다 할 지라도...

어떻게 자기 룸메이트들의 학과 조차도 모른단 말인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긴 하다.

그녀들과 생활한지 거의 2주째가 되어가는데도 불구하고

저번에 고스톱 친 기억 빼고는 특별히 같이 어울릴만한 계기가 생기지 않았다.

다들 학교생활 하는데 바쁘다는 이유도 있건만...

우선 소심한 내 성격.

워낙에 쑥스러움을 잘 타는 성격이기에 여자한데 제대로 말도 못거는

그 타고난 성질은 어쩔수가 없다. ㅜㅜ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다는

생존적인 본능으로 (적을 알면 전쟁에서 이긴다는 말이 있듯이...)

정말 큰맘 먹고 그녀들에게 무슨과인지 무러보기로

작정을 하게 된다.





때와 장소는

화요일 저녁 8시.

물론 하숙집.





미자누나를 제외한 은경양 효진누나 주희양이 모인 자리다.

근데 미자누나가 없으니 부담이 되었다.

이유인 즉, 미자누나는 워낙 털털한 성격이라 나와 대화하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다. 그래서 어색해도 누나가 분위기 이끌어 주고

그러기 때문에 편한 분위기가 금방 조성된다. 하지만 지금은 은경양 빼고는





★묵묵함의 대가 효진누나-_-;;;


★도도함의 자리매김 주희양-_-;;;





이 같이 하고 있기에 .. 내가 뭘 어찌해야 그녀들의 비후를 맞출지

참으로 고민된다.




허나 다행이도 ....







★날라리 은경양-_-;;;




덕분에 그나마 낫다-_-;


어쨌건 저녁밥을 먹으면서 나는 말을 걸기로 했다.

근데 여기서 또 다른 난관에 부딪힌다.




하숙생 "저기 은경아~ 너 무슨 과야?"




라고 물어본다면....




주희&효진 "흥 -_-+ 은경양이 가장 맘에 드나 부지? 은경이 한데

가장 먼저 말 거네?"




라고 생각할게 뻔하기 때문이다-_-;;

누가 말하는걸 들었다. 여자들의 질투는 하늘을 찌른다고-_-;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게 이럴때 쓰는 속담인지는 본인도 잘 모름..-_-)


그럼 동시에

"저기요 다들 무슨과 다니세요"

해볼까?




은경&주희&효진 "참나 지가 뭐라고 한꺼번에 대답하라고 해?

우리가 너의 씨다바리야? 시키는대로 다 하게? -_-+"




우씨.

그럼 나보고 어쩌라구..-_-

혼자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승질내고... 나란놈도 참으로..-_-;

그래서 모두들 다 같이 있는 가운데 '무슨과?' 인지 물어보는

나의 큰 다짐은 잠시 보류시키기로 했다-_-;;;


그러면 어찌해야 하는가.

오늘따라 그녀들의 무슨과인지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이 극에 달하니..

이러다가 오늘 밤 잠도 못 잘 것만 같은 느낌이 팍팍 들었다-_-;;




미자누나...ㅠㅠ 미자누나...ㅠㅠ

누나만 있었으면 편하게 다들 무슨과인지 물어볼 수 있었을 테인데요..

왜 하필이면 '엠티'를 가셨나요-_-;;;;



식사를 하고 난 후...

나는 홀로 옥상에 올라가 담배한데

피우며 생각했다




"과연 그녀들이 무슨과일까.......( -0-)y-~~~~ "




그때 내가 머릿속에서 생각해 낸 건.

그녀들과 나눴었던 대화, 그리고 그녀들 에게서 들은 대화들을 종합하여

그녀들의 학과를 유추-_-해 나가는 <김전일-_-스런> 행동을 하자는 것이다-_-;;


역시나....... 가장 먼저 학과를 유추해 낼 수 있는 상대는 바로

은경양-_-이였다.





[옷을 무지 잘 입는다]

[컴퓨터 게임을 좋아한다]

[화장도 하고 외모에 꾸밈이 많다]

[게으르다]




위 근거들을 토대로 하나하나 퍼즐 맞추듯이 정리해 나가기 시작했다.




근거 1. [옷을 무지 잘 입는다]


※ 혹시 돈 많은 여자가 아닐까-_-;
공대쪽이 등록금이 비싸니깐-_-; 공대쪽일꺼다.
은경양 옷 졸라 잘입는다. 정통 힙합옷입고 다니고
오리지날 폴로티-_-도 본걸로 기억한다;


근거 2 [컴퓨터 게임을 무지 잘한다]

※ 혹시 컴터쪽 전공이 아닐까? 근데 문제는.. 그녀는
게임만 잘한다는 것이였다-_-; 에이 젠장
그녀방문을 여러번 열었을때 책들좀 확인할 걸 그랬다;


근거 3 [화장도 하고 외모에 꾸밈이 많다]

※ 그녀의 외모를 보면 썬글라스에 화려한 헤어스타일
그리고 악세사리등 정말 화려; 하다. 그렇다.
그녀는 남자가 많은 과에 다니는 것이 분명하다..


근거 4 [게으르다]

※ 생략 : 유추 불가능;;-_-


나는 그녀가 공대생임은 확신할 수 있지만..

컴터과라고 확인 할 도리는 없었다.

즉, 심증은 가는데 물증이 없다는 사실.




그리고 두번째는 주희양....



주희양은 의외로 그녀에 대한 기억이 없다.

단지 가슴이 크다 *-_-*는 기억과;;

고스톱을 꽤나 잘 쳤다는 기억-_-; 구리고 평범한 방의 디지임새.

그런 빈약간 근거추출에도 불구하고 내가 찾아낸 결정적인

근거가 있으니 바로 이것이다-_-




[엠티가서 술취한 주희를 데리고 온 녀석들의 남녀 비율은

2:2 이였다-_-]




위의 근거로 보아 그녀의 과는 남녀가 반반 씩이라는 논리를 펼칠 수가 있다-_-

생각해보자. 남녀 비율이 반반씩인 과가 무슨과가 있을까?




경영학과. 행정학과. 언론학부. 중어중문학과. 영어영문. 무역.산림자원...




등등등등...

미대생이나 음대생 그리고 공대생은 아닐 법 하다.

왜냐면 미대생 음대생들은 여자들이 훨 몰려 있고..

공대생은 남자들 투성-_-이니;;;

주희는 평범한 인문대쪽이나 사회과학대 쪽으로 유추할 수 있겠다.




참고로

내가 다니는 행정학과는 빼자-_-;

본적이 없으니깐..



마지막으로 효진 누나.




[검은색의 길죽한 통을 들고 다니며]

[밤샘을 자주 한다]

[숙제도 엄청 많다]

[꾸밈 없이 안경 하나에 의지한다]


위의 대단한 근거들.

나는 혹시 스토커가 아닐까?-_-; 어떻게 이런 자세한걸 알게 되었을까;;

여기서 가장 결정적인 근거는 바로



[검은색의 길죽한 통을 들고다닌다] 이다.



생각해보자. 간단한거 아닌가?

건축학과 또는 미대쪽이다-_-v

그거 들고 다니면 졸라 멋있는데-_-;

설마 저 통이 도시락 통은 아닐테고-_-;;;


그리고 밤샘도 많이 하고 숙제도 많이 하고...

아무래도 건축학과가 맞을 것 같다. 후훗


잠시 머리가 아파져 왔다-_-; 내가 이렇게 머리가 좋은 녀석-_-이였다니.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담배피우는 것도 깜박 잊었더니..

담뱃재가 길다라케 쳐져-_-있었다. 마치 그것*-_-*처럼...


다시 담배에 불을 붙이고

저녁 별을 보려 했더니... 스모그 때문에 별따위는-_- 보이지 않았다-_-;;

검은 하늘에 하얀 연기가 퍼지는 모습이 신기할 뿐이였다....




그때! 계단에서 누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누굴까? 누굴까? 이런 저녁시간에 누가 옥상에 올라오는 걸까?

담배 꺼야하나-_-; 담배피면 머라구 하나-_-;;


괜시리 긴장이 되었다-_-;


━━━━━━━━━━━━━━━━━━━━━━━━━━━━━━━━━


계단으로 올라온 여자는 누구??

그리고 무슨일이????






1명의 남자와..4명의 여자와의 만남은..
필연이다..
-하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