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시대, 자동차 안끌고 다닐수 없다면…


아이 둘을 키우는 알뜰가장 한**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월 30만원정도 들어가던 운행비가 기름값이 오르면서 40만원대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고유가 시대라지만 영업
사원인 탓에 대중교통만을 이용하는 것은 무리다.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수동변속기 차량을 택했고, 차종도 연비를 고려해서 정했다. “절약할 만큼 하는 것 같다”는 한씨. “뭘 더 해야 하냐”며 볼멘 소리다. 그의 자동차 운행길을 따라 ‘마른 수건도 짜보는 유테크’를 실천해 보기로 한다.

오전 7:30 출근길=신당동 언덕배기 연립주택에 사는 한씨, 버릇처럼 원격시동기로 미리
시동을 걸고 차가 세워져 있는 아래쪽으로 내려오는 시간은 5분이다. 공회전 상태에서는
휘발유가 1분당 10㏄ 정도 소모된다. 한씨의 경우 휘발유 0.05ℓ를 출근도 하기 전에 공회전으로 허비하는 것이다. 급출발을 하지 않는다는 한씨, 하지만 차가 막히기 시작하자 급가속과 급제동을 반복하며 끼어들기를 거듭한다.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주행 중 엑셀레이터를
급하게 밟아 급가속을 하면 5㏄의 연료를 더 소모한다. 급제동과 급출발은 한번에 10㏄정도 소모된다. 한강로에 있는 회사까지 한씨는 약 0.1리터를 급가속과 급제동 등으로 소비했다.

오전 10:00=회의를 마치고 거리로 나섰다. 한산한 거리에서도 경제속도 시속 70∼80㎞를
유지했다. 시속 100㎞ 이상 과속하지 않으면서 20∼30%의 연료를 절약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아이 둘을 키우는 한씨의 트렁크를 확인해 보니 각종 유아용품이 즐비했고, 차 정비도구가 정리되지 않은 채 불필요하게 많았다. 차에 짐을 10㎏가량 싣고 50㎞를 달리면 50㏄정도가 더 소모되므로 한씨의 경우 트렁크 정리를 하지 않은 탓에 하루에 약 0.1ℓ를 불필요
하게 소비하고 있었다.

오후 2:00=날이 더워지자 에어컨을 켰다. 시동을 켬과 동시에 틀지 않고 시속 40㎞ 이상일 때 켜는 것이 절약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냉·난방은 자동차 엔진을 통해 이뤄지므로 지나치게 사용할 경우 20%까지 연료손실이 생기게 된다.

오후 7:00퇴근길=출근길과는 달리 급제동과 급가속을 삼간다. 자신의 집 근처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다. 편의성 때문에 집 근처를 이용한다고 했다. 기름값 비교 사이트는 사용하지 않는다. 비교 사이트에서 집 근처 중구 신당동과 회사 근처 용산구 한강로의 동일 회사 주유소를 비교해 보니 1리터당 27원 차이가 났다.(5월 8일 현재기준) 일단 기름값 비교 사이트(www.oilpricewatch.com, www.oilplaza.co.kr 등)를 이용하기로 했다.

“7만원어치요!” 한씨는 일주일에 한번, 하루에 만원씩 계산해서 그만큼 넣는다. 7만원이면 46리터(1리터당 1500원일 때)가 들어간다. 그런데 휘발유 1리터가 약 0.8㎏인 것을 감안하면 이것도 짐이다. 2만원 어치 13리터를 넣는 것보다 33리터를 더 넣어서 28㎏의 짐을 싣고 달리는 것과 같다. 결국 분산해서 넣지 않은 탓에 아이 둘을 태우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기름값을 지급할 때는 리터당 80원을 적립해 주는 주유할인카드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렇듯 한씨의 하루 일과를 따라가보니 알뜰가장 한씨도 나쁜 운전습관만 고치면 당장 하루 0.3ℓ 정도를 절약할 수 있었다. 하루 약 500원이 절약 가능한 셈이다. 또 가격비교 사이트를 이용했다면 1리터당 27원씩 한 달에 6천원 정도를 더 절약할 수 있다. 기름을 분산해서 넣는 것도 하루에 50㏄정도 연료소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었다. 앞으로 한달 동안 한씨가
유테크에 조금 더 신경을 쓴다면 운전습관 교정으로 1만5천원, 가격비교 사이트 이용으로
6천원, 기름을 나눠서 넣는 것으로 2천원, 합계 2만3천원 정도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한씨는 나름대로 차계부를 작성하고 정기적으로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따라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경우에 따라 월 4~5만원의 절약도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사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범칙금이다. 한씨는 “휘발유값을 아끼기 위한 모든 노력이 교통신호 위반 하나면 수포로 돌아간다”며 교통법규 준수를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