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는 몇년정도 하면 그런대로 될까?   낚시 몇년하면 좀 하겠지 했다. 처음 갯바위낚시에 조금 잡은 운(?)이 괜히 이제 좀 하는구나 했다. 한 오년 정도면 되겠지 했는데... 오년이 되니 조금은 알 것도 같은데 바다는 항상 같은 상황은 아니었다.


가까운 동해의 방파제와 갯바위에 열심히 다녔고 그런대로 감성돔을 잡을수 있는 행운도 있었다. 갈곳은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았다. 남해의 갯바위며 원도권이라고 하는 가거도와 추자, 그리고 거문도를 다녔다. 그러다 보니 십년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은 낚시가 어려웠다.


수많은 시간을 바다에서 보냈는데 바다는 항상 새로왔다. 영등철이면 추자도를 꼭 찾는데 어느날 추자 20년을 다녔다는 선배조사님을 만났다. 추자낚시 20년인데 아직은 추자를 모른다는 거였다. 본인에게는 겸손의 말씀으로 보였지만 그렇다 어떻게 우리가 알겠는가? 자연의 먼지같은 인간인 존재가 대자연의 오묘함을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인가.


가거도를 열심히 파고 들었다. 바람과 수온이 다르고 파도가 물빛이 다르고 기압이 다르고 .... 우리가 뭘 안다는 말인가. 어떻게 하다가 고기 좀 잡았다고 그게 뭐 대수인가? 십오년이 넘으면 이제 갯바위 낚시를 좀 알겠지 했는데 아직은 엉성함 투성이다. 장비가 좋다고 고기가 잡히는 것도 아닌데 괜히 장비타령이고, 바람탓이고, 수온탓으로 돌린다.


못잡으면 자연탓이고 잡으면 자신의 실력이라고 하는데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십년이 넘도록 갯바위를 다니곤 있지만 갯바위 낚시에 잡은 날 보다는 빈손으로 돌아오는 날이 더많다. 못잡은 것은 기억안나고 잡은 것만 기억이 난다.


이번 2월 중순경에 가거도에서 10여일을 보내고 왔다. 선창에 있는 콘테이너 포장마차에서 일행들과 소주잔을 들이키고 있었다. 낚시한지 7년 되었다는 자칭 가이드(?)는 모르는 포인트가 없다고 했고 조류방향도 훤하게 꿰 뚫는다고 했다. 본인의 눈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였지만 그래도 예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듣기는 했다.


입에 거품물고 자랑했다.  가거도를 손바닥안에 놓고 있다고 했다. 삼일간 같이 배를 타고 낚시를 했다. 철수길에 보았는데 잡질 못했다. 그는 아무말 없었다. 어렵다, 아직은 뭘 모른다. 그만큼 낚시는 어렵다는 것이다. 낚시 7년에 어떻게 다 안다는 말인가?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하지 않던가. 옛말에 틀린 것이 하나도 없다. 이십년이 넘었지만 하나도 모른다. 바다에 서면 그저 마음을 비우고 찌를 띠우곤 한다. 잡히면 좋고 못잡으면 또 어떻단 말인가. 이십오년 정도면 어느 정도는 알까? 삼십년을 넘도록  낚시를 한 선배 조사님들도 낚시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것이다.


모든것이 다 그렇다. 조금 아는것이 문제다. 괜히 폼을 잡는다. 알면 알수록 어려운 것이 모든 것의 이치다. 운동이 그렇고 공부가 그렇고 인생이 그렇고 낚시가 그렇다. 오해는 말아라. 후배 조사님들이여. 고기 몇마리 잡았다고 그게 뭐 그렇게 대수인가. 아무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겸손함과 여유를 갖고 바다를 대하고 선배조사님들의 말씀에 귀 기울이자. 선배조사님들을 존경하고 예의를 갖추자.


바다에서 뭣을 하는가? 바다에서 자연의 이치를 배우고 교과서에도 없는 철학을 우리는 배우지 않는가 말이다. 낚시는 한 삼십년하면 조금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것 같기도 하단다. 사십년, 오십년하여도 모르는 것이 낚시다. 모르고 끝나는 것이다. 다 안다고 하는 것은 오산이다.


이제 동네 낚시가게에서 3년생 몇마리 잡았다고 자랑하는 방자함을 버려라. 장비자랑하지 말아라. 손때묻은 장비를 아끼는 노조사앞에서... 낚시 조력을 자랑하지 말아라. 괜히 잘난 척 좀 하지 말란 말이다. 자연의 이치를 배우고 겸손한 마음으로 바다에 서자. 우리는 물이고 일부분이다. 그저 항상 배우는 자세로 바다를 만나자. 너무 쉽게 고기가 잡혀서 고민이다. 잡기어려워야하는데......




글쓴이 : 동해피싱프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