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지나가면서 많은 비를 뿌려 주말 출조꾼들에게 상심을 주는 토요일입니다
이런 날에는 그냥 지나간 낚시 얘기나 하나 올리면서 정구지 찌짐(부추전)이나 담치(홍합)
가득 넣고 땡초 한소쿠리 넣어서 호호 불며 먹는게 최고~!!! ㅋㅋㅋ

20년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장소는 송도 매축지(지금 영도에서 다리 넘어 오는곳쯤)입니다

낚시를 충무동 외줄 부터 배워서, 낚싯대라고는 꽂기식 두대밖에 없었던 우리(3명)는
송도 매축지에 아나고(장어)가 잘나온다는 정보(?)를 듣고 청개비(청갯지렁이)
두통을 사서 느즈막히 갔읍니다 밤10시쯤이나 됐으려나...

원투 세트 채비에 청개비를 달고, 원투를 했는데 10분쯤 지나자 말그대로 넣었다 뺏다^^
낚시가 잘되는 관계로 서열에서 밀려난(나머지 두분이 형이었음) 나는 낚아 보지도 못하고
뒤에서 고기빼고 미끼달고...ㅠㅠ  

그날이 그믐이었는지 달도 없고, 랜턴불에 의지해 시다바리만 열라~ ㅡ.-;;;
두시간이 지나도 나에게 기회는 안오고...
고기는 계속 넣어면 나오고 두마리, 세마리씩...
시다바리는 끈적한 아나고와 하모의 이빨에 물리며 그야말로 사투(?)를 하고 있다가
슬슬 부아도 치밀고, 말도 못하고...(시펄~형들인지라...)

지들은 잡는다고 신났을줄 모르지만 시다바리는 언제 함 낚아보나하는 희망도 점점 사라지고...
그래서 추운 날씨를 핑게로 불을 피워야겠다고 하고 30미터쯤 뒤로 물러 나왔습니다
걸어나오며 있는 욕 없는 욕을 다하며 &%$^^$%%$&^$&^%*%* ㅋㅋㅋ

예전 거기에는 나무 고기상자 만드는 곳이 많았으므로 상자 두개를 부수고,
불쏘시게 될만한걸 찼았습니다 어두운 그믐밤에 보이는 히끄므리한 휴지 뭉치들...
두루마리 휴지 뭉치에 불을 붙여 상자 뽀갠 곳에 불을 붙입니다
이제 사위가 환해지며 추위도 가라 앉습니다
"아~ 따뜻해~"  ㅋㅋㅋ

가만히 작은 힢돌을 깔고 앉았습니다
조용히 앉아 있으니 바로 옆에 포장마차천(흰색파란색 줄무늬)으로 뭔가가 덮혀있습니다
더 자세히 보니 네 귀퉁이를 작은 돌로 눌러 놨습니다
그 사이로 쥐들이 들락날락하고...
암 생각없이 보고 있다가 갑자기 머리털이 번쩍~
혹시... 혹시... 혹시...

그 위치가 어린이 4명을 유괴해 살해해 영원한 미제사건이 되어버린
그 유명한 점박이 사건의 한 장소인줄 알고 있던터라 갑자기 공포가 밀려왔습니다
"혹시 사람...?"   "아닐거야..."   "맞는데.."   아~ 갈등 또 갈등...

용기를 내서 일어나 발끝으로 살짝 밟아 봅니다 "물크덩~" 헉~!!
다시한번 좀 더 깊숙히... 물크덩~  켁~~!!
사람 살 밟는 느낌 그대로입니다
그길로 형들에게 줄행랑...=3 =3 =3

"...저..저..기..에.. 사람 죽었다..."
"뭐?"  "뭐라고?" 얼굴도 안 돌아봅니다
아주신났습니다 (그래 아나고 공장 차려라 아예..씨펄~)
"저게 사람 죽었다 안카나~" 짜증을 내며 말해 봅니다
"누가?"
"내가 누군지 우에아노"
킬킬 거리며 웃으면서 "우리가 그런말에 속을줄아나..ㅋㅋㅋ"

아~ 이 형넘들은 내말을 믿지 않습니다
지들이 보러간 사이에 내가 낚싯대(그 알량한 열기 꼽기식ㅋㅋㅋ)를 점유(?)해 버릴까봐...
아 답답... 한 10분쯤 거의 사정을 하고서야 반만 믿어줍니다
가서 아니면 니 꿀밤 백대...약속을 하고 같이 갑니다

둘째형이 머리쪽에 랜턴을 비추고 나는 하나, 둘, 셋에 그 천을 들치기로 했습니다
큰형은 그냥 뒤에서 보고만 있고...

"하나...두울...셋.."

번쩍 갑빠(천)를 만세하듯 들어 올립니다

" 아~~아~~~아~~~~악~~~~!!!!!!!!!! "

셋다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암남 파출소(거기서 3~400미터)까지
칼루이스 보다 더 빠르게 달려갑니다 아니 날아갑니다...ㅋㅋㅋ

"..헉...헉...아자씨...순갱 아자씨...헉...헉...꼴딱..."
물끄러미 우리를 쳐다봅니다

"와요?"<---요즘 민중의 지팡이 이런 답 없습니다^^

" 저게...저게... 사람 죽어 있심미더..."

"어디요?" 좀 사뭇 심각한 표정이 보입니다

"매축지 좀 들어가서요..."

"아하~ 근데 그걸 우째 아요?"

"우리가 들쳐보니까 흰 양말 신은 발이 나오던데요..."

"그걸 이 새벽에 와 들쳐봤소? 참 할일없는 인간들이네.."  잉?

불친절한 순경씨의 설명에 의하면 낮에 떠내려온 시체를 건져 어디서 나와서
지문 채취하고(흐미... 아까 그 휴지 뭉치..ㅠㅠ) 내일 이송하기전에 임시로
거기에 방치(?)해 놓은걸 우리가 들쳐 본것이랍니다
불친절한 순경씨... 마지막으로 한마디합니다

"머리있는 쪽을 열어보지...ㅋㅋㅋ" ㅡ.-;;;

암튼 그날은 낚싯대 근처도 못가고 아나고가 끌고 갈까봐 발만 동동구르다가
아침이 되어서야 운동하시는 분들 왔다갔다 할때 가서 아직 무사한, 그리고 소중한
열기외줄 꽂기대 두대를 들고 집으로~ㅋㅋㅋ

ps: 더웃기는건 큰형은 뒤에서 갑빠(천) 들칠때 보지도 못하고 같이 줄행랑
     쳤음을 몇년지난 후에 술자리서 고백했답니다 ㅋㅋㅋ

긴 글에 효자없다고, 재미있으셨음 좋겠는데...^^

(부산낚시에도 회원이라 글을 올렸습니다 중복이라 죄송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