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움츠려 있던 몸을 긴 기지개와 함께 펴 봅니다.
몇살 먹지도 않았는데  한해한해 지나옴에 이제는 조그만 추위에도 움츠려 듭니다.
해서, 올겨울에는 그 좋아하던 낚시 (그중에서도 늘그막에 입문한 볼락루어낚시) 도  지난 1월 초순
이후로는 아예 나서볼 엄두조차 내질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계절이 봄을 알리며 코끝으로 불어오는 따스한 바람에 용기를 내어 보았답니다.
볼락루어는 대부분 불켜진 방파제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아닌 경우도 있지만...)
차량으로 이동이 용이한 한산도, 사량도, 욕지도 등이 주로 출조하는 섬이었는데 ,,,
이번에는 낮볼도 가능한 갯바위볼루를 노리고 두미도를 목적지로 하였답니다.

통영연안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바다랑" 호를 타고 출발
삼덕항에서 출발하는 욕지직항인 카페리에 비하면 이건 완전히 시골 완행버스캉 같습니다.
중간에 보이는 섬이란 섬은 손만 들면 모두다 세워(?) 주는것 같았답니다.
자주가던 욕지도, 상노대, 하노대, 또 어디  ^^

드뎌 두미도 도착

일단은 민박집에 여장을 풀고, 전투준비에 들어가지만 ,,,
바람소리가 영 거슬립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볼락루어낚시의 영원한 적은 거센 바람입니다.

아니나다를까  낮뽈을 노리고  바닷가로 나서보지만 갯바위는 완전히 접근불가 입니다  ㅠ.ㅠ
할수없이 우측방파제 내항을 노리고 열심히 웜을 날려 보지만,  생명체 확인 불가입니다.

철수의 호각소리

민박집에서 저녁밥상을 대합니다.
미처 사진을 찍지 못함이 후회입니다.
할머니의 음식솜씨에 화려한 반찬은 아니지만 얼반 죽음입니다.
국으로 나온 가자미국인지 탕인지에 저의 세치 혀는 몸둘바를 모릅니다.
앞바다에서 잡았다는 아구수육에,  볼락젓갈  ㅎㅎㅎ

터진 바람에 쐬주한잔 할수도 없을것 같은 불길한 예감으로 닭백숙 한마리를 주문하고,
2차 야간 전투에 들어갔답니다.

낮에 노렸던 우측방파제 내항을 타켓으로 ,,,
가로등은 두개가 켜져 있네요.
첫 가로등 밑에서 세번째 캐스팅에 12센티 가량의 젓볼이 ,,,  걍 방생  ^^

두번째 가로등 밑으로 옮깁니다.
외항쪽에서는 거센바람에 날린 파도가 간간이 방파제 벽을 넘어 날라 옵니다.  이런 된장  ㅋ

거센 바람땜에 합사원줄은 포기한채,  
카본사 0.6호에 ,,,
2그람 탄환지그헤드
흰색펄 칼리빔 웜

몇번의 캐스팅에 방생싸이즈 젓뽈만 서너수
카운트다운을 조금 더 줍니다.

20회 전후의 리트리브에 18센티 전후의 취할수 있는 기특한 싸이즈의 뽈들이 연속 히트  ^^
넘들은  바람을 피해(???)  아주 멀리에서 우릴 지켜보고 있었네요.

다소 예민한 입질에 평소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메바트로볼(볼락볼)을 셋팅합니다.
메바볼 밑에는 무게가 거의 없는 제로헤드를 장착하고 펄 쉬림프를 끼웁니다.
한마리 잡아놓고 보니 메바볼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재미를 알것 같으네요.
무게가 거의 없이 딸려오는 웜의 자연스런 움직임 때문인지 다소 무식하게 입질을 하네요.
다만 한가지 아쉬움이라면 취할수 있는 넘보다 방생싸이즈가 더 많다는 것  ㅠ.ㅠ

콧물을 질질 흘리며 민박집으로 돌아와 각자의 전리품을 꺼내 놓으니 생각 외 입니다.
덕분에 비싸게 마련한(?)  닭백숙은  결국은 에물단지가 되어 다음날 들고양이들 차지가 되었답니다.

볼락뼈회에 ,,, 쐬주에 ,,,  우덜이 좋아하는 오럴피싱으로  돈돈한 조우의 정을 확인하고
새벽전투를 위해 잠시 눈을 붙입니다.

새벽 5시에 칼같이 일어나 전장으로 향합니다.
옆의 조우는 세번의 캐스팅에 세마리를 힛팅시키는 신기(?)를 보이며 기를 죽입니다.
결국은 좀더 빨리 나왔으면 하는 후회를 남기며 꺼지는 가로등 불빛따라 철수합니다.

결과론적으로  갯바위에서는 가능한 낮뽈을 노리고 나간 나들이였지만 ,,,
북서풍에, 북동풍에,,, 예고없이 불어닥친 강풍에 낮뽈의 확인은 불가 하였답니다.
하지만 밤중에 바람을 뚫고 올라오는 볼락들을 볼때 자원은 풍부한것 같았고 ,,,
조건들이 맞아준다면 20센티 이상의 씨알좋은 볼락들도 대면할수 있을 것 같았답니다.

***  더 많은 그림들은 사진창고에서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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