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들 데리고 나가봤습니다.






안녕하세요. 백면서생입니다.
평소 성가스럽다는 이유로 낚시터에 가족을 동반하지 않는 못된 금기를 깨고 집사람과 아이들 두 녀석까지 모두 데리고 창포 다리를 지나 동해면으로 호래기 밤 마실을 다녀왔습니다.
자주 찾아가는 첫 번째 방파제에 도착해 보니 가로등 불을 꺼버렸더군요.ㅠㅠ
별수 없이 집어등을 밝혀 놓고 낚시를 시작해 보려니 강풍에 추위가 장난 아니더군요.
집사람과 아이들 모두 내복과 두툼한 겨울 톱퍼로 중무장을 시키고 왔지만 차에서 내려 10분도 못 견디고 춥다고 아우성들 입니다.ㅋ

어차피 나선 걸음이니 따끈하게 라면이라도 한 그릇 끓여 먹고 돌아가야 겠다 싶어 거센 맞바람을 맞으며 씩씩하게 채비를 던졌습니다.
호랙 구경해 볼 거라고 식구들은 눈 빠지게 기다리는데 30분 가까이 여기저기 들쑤시며 별짓 다 해봤지만 결국 입질 한번 못 받고 바람이라도 피할만한 장소를 찾아 포인트 이동을 하였습니다.

옮겨온 곳은 가로등 불빛도 밝고  이이들 놀기에 위험하지 않고 마침 사람도 없어 그곳으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채비 내리자 마자 "찍~~" 하는 소리와 함께 물총을 쏘며 한 마리 올리니 낚시로 잡는 호랙을 난생처음 구경한 아이들이 마냥 신기해하며 환호성을 질러대네요.^^
순식간에 20 여 마리를 낚아 내고는 먹을 만큼은 충분히 잡았다 싶어 " 요놈들,아빠 실력 봤지~"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는 낚싯대를 집사람과 이이들에게 쥐여주며 요령을 알려주니 이내 한 마리씩 건져 내고는 모두들 즐거워라 합니다.
잠시 20여분 소나기 입질이 지난 뒤로는 어찌 된 영문인지 감감무소식 인지라 한숨 돌리려니 동낚인 엥글러님께서 사모님과 함께 찾아오셨더군요.
거짓말처럼 입질도 멎었고 아이들도 이내 피곤해 하기에 잡은 호랙들 모두 털어 넣고 따끈하게
라면 끓여서 엥글러 부부님과 나눠 먹고 우리 가족들 먼저 돌아왔습니다.
호랙라면 사진은 식상해 하실 것 같아 안 찍었습니다.^^

잠시였지만 추위에 떨며 피곤했던지  불편한 차 안에 기댄체 모두 쓰러져 잠든 모습을 백미러로 보고 있자니 괜히 마음  한구석이 쏴~해져오는게...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바람 없고 날씨 좋은 날, 아주 가끔은 데리고 나가서 "콧 바람을 쐐 주리라"  마음은 먹어 봅니다만...글쎄요~~ㅎㅎㅎ


백면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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