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_btn
로그인, 회원가입후 더 많은 혜택을 누리세요 로그인 회원가입 닫기

좀 아파보니....

2015.02.12 17:52

선무당 조회 수:159

1 월 6일에 마산 제일 종합병원(구, 측추병원)에서 건강 검진을 받았습니다.

11개월 만에 받는 종합 검진이라 이른 감도 있었지만 가족중에 아프신 분도 있고

암이라는 가족력도 있는데다 서너달 전부터 속이 더부룩한 것이 헛배도 부른 것 같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검진에 임했습니다. 검진 당일 수간호사쯤 되어 보이는 분이 간 초음파에

뭐가 보이지만 의사 선생이 뒤에 이야기 해 줄 것이라해서 예사롭게 넘겼습니다.


1월 15일 검진 결과를 알아보러 갔습니다. 제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간호사들이 저와 눈이 마주 치는 것을 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의자에 앉아 기다리라고 하더니 매년 검진 결과를 설명 해 주던 의사는 신문을 보고 있고

간호사를 따라 1층의 내과 전문의에게 가라고 했습니다.

그 때 부터 기분이 약간 묘해지더군요. 1층 대기실에서 기다리니 내과 의사가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간 초음파 사진을 보여 주더군요. 간에 지방이 좀 끼어 있으며  그 하단부에

혹으로 보이는 물질이 있다. 소견서를 써 줄테니 가급적 빨리 큰병원으로 가서 CT를 찍으라는

것입니다. 아차 이거 좀 인생이 피곤하게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끝이 아니고 폐 CT사진을 또 내 놓고는 보여줍니다. 우측 폐 중간 부분에 결절이

발견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또 다른 소견서를 써 줄테니 그것도 빨리 큰 병원가서 다시

CT를 찍어보라 합니다.


병원을 나서는데 뒷골이 좀 뜻뜻해져 왔습니다. 삼성병원에 전화로 예약을 하니 다음주 예약이 가능하다 했습니다

그렇지만 며칠 후면 6년만에 하는 가족 여행도 예정 되어 있어서 들떠 있는 아이들과 와이프에게 그런 이야기를

할 수는 없었습니다. 모른척하고 여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살아온 날을 이리저리 되짚어 봅니다. 정말 앞만 보고

살아왔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더군요. 지금이라도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하나?..... 온갖 생각이 다 들더군요.

큰 놈이 의과 대학원 작은 놈이 의대에 다니는데 지금 내가 없어져도 괜찮나? 어머니 모시고 계신 형님께는 왜 그리도

미안한 마음이 들던지....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작은 놈이  계획하고 예약까지 다 마친 태국여행은 형님네 가족이랑 우리 가족 합쳐서 9명이 항공료 제외하고 일인당 50만원 정도만 가지고도 잘먹고 잘 자고 잘 놀다 왔지만 언제 이 이야기를 해야하나 하는 생각에

마음 한구석은 늘 무거웠습니다.


김해 공항에 도착해서는 가족들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는 그길로 혼자 삼성병원에 가서 진료하고 다음날

조영제를 넣고 CT촬영을 했습니다. 간은 2월 4일 폐는 5일에 경과를 알 수 있다 했습니다.

젊어서 합성동에서 사업을 한답시고 까불다가 쫄딱 망해 먹고 창원 현대 아파트에서 서상동 연립주택으로 그리고

그곳에서도 전세 살 수 있는 형편이 안되어 북면 감계리 즉, 예비군 훈련장  아래 첫번째 집에 세를 들어서 살던

시절부터 노가다판에 뛰어들어 죽을 고생을 해가면서 재기한 일, IMF 오기 직전 우리 아이 영어 공부 시킬 학원을

찾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 우리가  차라리 우리 아이들 가르친다 생각하고 해보자고 차린 영어 학원을 죽을 고생 끝에

마산 최고의 학원으로 키워냈으며 1999년부터 10년간 돈도 엄청나게 벌었던 그 시절 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더군요.

그 후 약 4년간 모든 일을 남에게 맡기고 반퇴생활을 하다가 내가 마산에서 받은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자고

영어 학원을 하나만 남기고 모두 정리 한 다음 학원에서 용돈 한푼 가져다 쓰지 않고 나름 봉사도 했고 좀 더

그 시간을 늘려 가려고 하던 차에 내게 이런일이.....


돌이켜보면 열심히 살았기에 큰 후회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다만 집안에서 막내가 험한 꼴을 당하면 연로하신 노모와 형제자매들에게 미안해서 어쩌나 하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 시간되면 또 쓰지요 -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날짜
공지 원전 해상 콘도 연락처 [9] 개굴아빠 295 0 2021.09.07
공지 제품 소개(판매 대행) 관련 협조 요청 [27] 개굴아빠 685 0 2012.11.26
공지 [경축] 동낚인 회원 욕지도 운임 약 50% 할인 [267] 개굴아빠 6414 8 2009.11.13
공지 [안내] 사용 약관 및 개인 정보 보호에 관한 안내 [19] 개굴아빠 497 1 2009.08.26
공지 [안내] 회원 등급 관련 [263] 개굴아빠 2342 7 2009.08.26
공지 동낚인은...... [151] 개굴아빠 8794 106 2005.10.15
3430 20일만에 세상구경^^ [23] file 빠라삐리뽕 103 0 2014.07.18
3429 이제집이 작아요..ㅋ [9] file 깜짝놀래미 109 0 2014.07.18
3428 [안내]이전 작업 완료되었습니다. [20] 개굴아빠 92 0 2015.01.27
3427 심심풀이..어딘지 맞춰보세요? [23] file 바다친구 193 0 2015.01.28
3426 볼락 초밥 [36] file 지구별여행자 142 0 2015.01.29
3425 이문제 한번 풀어보실래요? [12] 바다친구 121 0 2015.01.30
3424 출석 [15] 수야님 125 0 2015.02.01
3423 홈피~~ [8] 갯가로 69 0 2015.02.02
» 좀 아파보니.... [25] 선무당 159 0 2015.02.12
3421 동낚서브 바꿈 축하음악...^^와~~ 된다 돼~~ [13] file 달빛속으로 68 0 2015.02.02
3420 [안내]선상출조선 할인 혜택 안내 [33] file 개굴아빠 269 0 2015.02.03
3419 동낚인 모바일 접속 화면 변경? [4] 이상한낚시꾼 44 0 2015.02.04
3418 출첵이 없어 졌나요? [2] 강사미 27 0 2015.02.04
3417 [안내]회원 등급제 조절 [28] 개굴아빠 140 0 2015.02.04
3416 입춘이라~ [14] 갯가로 60 0 2015.02.04
3415 가장 싼 주유소, lpg충전소 찾기 [12] 민강 109 0 2015.02.04
3414 [안내]출조선 할인점 추가 [31] file 개굴아빠 234 0 2015.02.05
3413 남해안은 괜찮겠죠? [14] 환이가족 123 0 2015.02.05
3412 사진속의 얼굴은 몇개 일까요? [36] file 바다친구 159 0 2015.02.06
3411 심심혀서 ... [63] file 조뽈락 224 0 2015.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