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님, ㅇㅇㅇ님이 억수로 심심한갑네예. 주남저수지쪽으로 사진도 찍을 겸 도라이바나 함 할람미까? 점심도 먹을 겸."
"어... 반신욕중인데. 몇 시?"
"연락해보고 연락 주께예"
이제야 몸에 열이 살살 오르려고 하는 참인데 탕에서 나오려니 참말로 거시기 하다.
'그래, 놀면 뭐 하냐, 콧구녕에 바람이나 넣어 볼까?'
저수지 둑에 서니 칼바람이 코끝을 에인다.
"어... 추버라. 일단 묵고 보입시더."
매운탕 시키려다 보니 메뉴에 '민물회'란 글자가 보인다.
민물회 시키고 보니 안주만 먹을 수가 없다.
소주 한 병 시키고 보니 사람 수에 비해 모자란다.
사이 좋게 둘이서 낮술 두 병 까고 헤롱헤롱......
"아무데로나 밟아 보입시더."
가다 서다 찍다 헤메다 보니 왔던 길을 또 가고......
하기야 술먹은 놈들이 방향 감각이 있을리 있나.
요건 살짝 손 대면 어케 변하는지 보여드리기 위해 올린 겁니다요. '보골'이 나서리... ^^;;
주남저수지로 다시 돌아왔지만 새들은 보이질 않는다.
"새 볼라 카모 저쩌게 동판 저수지로 가 보이소."
해는 저물고 새들은 한참 멀리 있고......
겨울 달은 동쪽 하늘에 뉘엿뉘엿 떠 오른다.
동판지를 샅샅이 뒤지더마는 결국 가창오리떼 군무를 잡아내셨군요..
지는 엄두가 안나던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