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달 새해 첫 조행 이후 바다에 갈 형편이 되지않아 텔레비젼만 괴롭히며 거의 한달을
보낸 탓에 저장되었던 갯내음을  뇌세포가 기억을 해내지 못한다....
아마도 한달에 두번씩은 정기적으로 뇌세포를 자극시켜 주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인터발이
쪼매 길었나 보다...

기상상태 여부를 불문하고 기필코 이번 휴일에는 코구녕에 소금기 찐드거리한 바닷바람을
맡고야 말리라 다짐 또 다짐의 세제곱 정도를 하며 토요일 오후를 또 텔레비젼을 괴롭히며
2시간 33분 45초 정도를 보냈을 찰나!!! .......
"오빠 한번 믿어봐~~~"하며 귓구녕속의 고막을 1초에 12번씩 두드리는 요란스런 전화벨 소리....
동생..."낼 머함미꺼?" , 내...."낚시가야지", 동생..."누 하고예?", 또 내 ..."니하고"
또 동생...."그라모 낼은 새북에 함 가보이시더", 또 내..."그래 알았다 그라모 다섯시에
그서 보자" ,또 동생...."예 아라씀미더"


위 사진은 포인트에서 바라본 이끼섬 입니다.

출조지는 한겨울에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는 통영 풍화리 어디메쯤 갯바위....
대상어는 미정....감시,뽈락,참돔....아마도 그 중에서 많이 잡히는 놈으로....

다섯시 삼십분쯤 도시락도 사고 시락국도 한그릇 할 겸 해서 들른 식당에서 반가운
얼굴이 보인다. 회*낚시 프라자 사장님....손님들 모시고 외줄 촐조하시는 중이란다.
겨울 갯바위는 오후 물때가 노려볼만 하다고 충고를 해 주신다.
'예 사장님  저희는 오전 오후 두물때 다 보고 뿌리를 뽑고 옵니다'라고 속으로만 대답했다.

포인트에 진입한 시간이 아침 7시가 넘었다. 날씨는 찌부둥하고 바람도 쪼매 분다.
동생이 포인트라고 갤카준 곳에 조금 약하지만 본류대가 형성되어 있었다.
수심은 12m~13m정도....본류대 낚시를 위해 1.5호 고리찌를 장착했다.
오늘의 채비는 1호 낚시대에 3000번 릴 원줄 2.5호 목줄 1.5호 수중찌 2호 순강수중
목줄에 g1봉돌 1개를 물려서 하강조류시에는 잠길찌로 활용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사진은 열심히 망상어와 내공겨루기를 하고있는 동생입니다.

하지만!!!
1월달에 이자리에서 낚시를 해본 동생의 말과는 달리 낚시를 담구고 1분만 지나면
미끼가 없어져 버린다. 물론 찌에는 반응이 없다. 이런 된장...식칼...
먹이사슬의 상위 포식자가 없어진 자리에 망상어만 바글거린다. 아마 3000마리는 넘어보인다.
어딘가에 망시가 안 댐비는 자리가 있으낀데.... 하며 다른 포인트를 알아보려고 이리저리
던져 보지만 큰 기대는 하지않는다. 여 주위로 망시가 천지삐까리로 깔맀다....그따가
시간이 갈수록 바람과 파도가 거칠어지기 시작한다.
어쩔수 없이 던져둔 밑밥과는 아무 상관없이 바람과 파도가 의지되는 여의 뒷쪽에다
채비를 던진 시간이 11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조류가 정면에서 다가와 여에 부딪쳐 나오는 반탄류와 만나서 좌우로 갈라져 흘러가는
그 중간에 채비를 넣고 천천히 좌측으로 흘러가며 파도 속을 헤메는 찌를 눈을 부라리며
쳐다본다. 파고일때는 찌가 안보였다가 파저일때는 찌가 나타났다를 반복한다.
정면에서 비치는 햇빛도 눈알을 부라리는데 협조를 한다.
그렇게 눈알에다 내공을 불어넣고 찌를 쳐다보기를 10여분 지났을까....
파도의 맨 밑바닥인데도 찌가 안보인다. 밑걸림일까....와류일까...살짝 초릿대를 끌어본다.
와류인가 보다...다시 찌가 나타난다. 그러다 또 잠긴다....한번더 견제를 해본다. 또 찌가
올라온다. 와류지대가 틀림없다고 생각하는데 찌가 요번에는 쪼매 빨리 들어간다.
저기 입질인가? 하고 파도를 하나 흘려 보내는데 찌가 보이질 않는다. 요번에는 괴기겠지...
하며 챔질을 시도했다.덜커덕!!~~~ 이런 쓰....지구네..............아니다. 차고 나가는구나..


첫번째 조과입니다.45cm급으로 감시보다 더 짜릿한 손맛을 안겨주었습니다.

새벽에 뽈래기를 노릴려고 가져온 민물새우 젤 큰놈으로 한마리 끼웠더니 용왕님이
감동을 했나보다.
오도방정을 다 떨고서 갯바위에 올리고보니 탈출한지 쪼매 된 놈인지 때깔이 많이 맑아져
있었다.이제 급할게 없다. 콧구녕에 갯냄시도 느껴보고,양식장에서 선상하는 아자씨들도
보이고, 하얗게 뒤집어지는 백파도 이쁘게 보이고 , 도시락도 생각나고, 요게가 어디쯤인지에
대해서도 슬슬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심호흡을 해본다. 호흡과 함께 용천혈을 타고 갯바위의 웅후한 기운이 단전에 쌓이는 것 같다.

하지만 또다시 망상어와의 지루한 싸움....크릴과 민물새우를 안 가리고 1분안에 백낚시로
만들어 버리는 놀라운 식성을 자랑한다. 대체 미끼에 대한 아쉬움이 절실했다.

작은 딸에게 문자가 왔다."아빠! 물고기 많이 잡았어요?" ....낚시대를 들고 답장을 할 수 없어
전화를 했다. "유경!~ 아빠 낚시하니까 답장을 못해요.그러니까 문자 보내지 마세요"
작은 놈"예! 아빠~ 그래도 고기 많이 잡아 오세요"라며 전화를 끊는다.
전화기를 접는데 찌가 사라지고 있다. '이기 와이리 안들어가노?' ...허둥지둥 전화기를
호주머니에 넣고 대를 세울때 까지도 늦었다고 생각했다.
바보같이 겨울 괴기는 챔질을 쪼매 늦게 하는기 좋다고 요앞에 배워놓고도  이놈의 급한
성격은 고쳐지질 않는다.

덜커덕!!~~
릴을 두바퀴 반을 감고 대를 세우자 맹렬히 차고나간다.
단전에 갈무리해 두었던 기운을 팔의 곡지혈과 손바닥의 노궁혈로 보내고 대를 뺏기지
않기위해 무릎을 구부리고 버티기에 들어갔다. 3초를 버티고 릴을 세바퀴 감고 다시 대를
세우고 또 버티기......2초....갑자기 낚시대가 수직으로 솟으며 몸이 뒤쪽으로 넘어간다.
관성의 법칙인지 작용반작용의 법칙인지 몰라도 고개가 젖혀지며 황금빛 빈 낚시바늘이
허공에 춤추는 모양을 보아야 했다.
첫수 후 1시간 28분 47초만에 받은 두번째 입질을 그렇게 놓쳐버린 허탈감이란......

철수를 오후2시경으로 생각했으나 아쉬움이 남아 1시간 연장했다.
남은 밑밥을 발밑에다 다 넣고 망상어를 피해 멀리 원투를 했다.
채비가 정렬되고 30초쯤 지나 좌측으로 흘러가던 찌가 30cm쯤 잠기다.
괴기가 분명한데 찌를 가져가질 않는다. 3초 기다리다 못 참고 챔질을 했다.
씩씩한 기운이 전달된다.


두번째 조과입니다.33cm급으로 제법 앙탈스럽게 반항을 하더군요^^

한겨울 원도권 갯바위로 나가 감성돔과의 힘겨루기를 해야 마땅하지만 형편상 가까운 곳에서
억지로 손맛을 보기위해 망상어들과 지루한 싸움을 했다.
자연의 법칙을 거스러고 겨울을 내만권에서 보내는 감성돔과 참돔들이 해를 더할수록
많아지는것 같다. 이또한 자연의 다른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아마도 10년 뒤에는
내만에서 한겨울 감성돔 낚시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듣기에 '개구리 여'라고 들었는데 자세한 이름은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낚시한 자립니다.


불*친구 집에서 큰넘은 회로, 작은놈은 구이로,대그빡과 뼈당구는 지리로....ㅋㅋ

이상으로 이번타석은 스퀴즈 번트 같이 억지로 탈출한 놈들을 상대로 손맛을 보았지만
내야안타도 안타다.
규정타석 미달로 타율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바다에 서면 최선을 다하리라 다짐한다.

앞의 조행기에서 잠시 언급했던 고리찌에 대하여.....
제가 고리찌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여러가지 장,단점이 있지만, 제가 추구하는 감성돔
낚시에서의 불가항력적인 바다상황에 가장 잘 적응하여 조과를 올릴 확률을 배가시킨다는
점 입니다. 가령 바람이 많이 불어서 저부력 전유동낚시등을 할 수 없을때 라던지...
고기의 입질이 미약할때 막대찌의 대용으로라던지 ....일반 반유동 구멍찌낚시의 장점과
막대찌 낚시의 장점을 고루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보다도 본인의 귀차니즘이 더 큰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번 채비를 꾸리면 몇년씩 그 채비를 그대로 들고 다니지요...ㅋ
예전에 반유동 1호찌를 채비해서3년, 05찌를 달고 2년,막대찌를 달고1년,저부력 B찌를 달고
또1년.....
자기 스스로 자신만의 채비를 완성해 가는 것이 그 어떤 낚시법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업무시간이라 전체적인 내용이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잘난체,아는체,..건방지게  느껴지셨다면 저의 수양이 부족해서입니다.용서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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