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굴아빠님은 둥근 얼굴에 친근감있고,듣는 사람에게 신뢰감을 주는 말투를 구사하는 호남형.)
(백면서생님은 샤프한 얼굴에 친밀하고 정중한 말씨를 구사하는 미남이라 그래서 백면서생(?))

찬바람에 흐르는 콧물 딱아가며 터벅터벅 펜션앞에 까지 걸어왔는데...
형님이 무언가 또 열씨미 채비를 하고 있다.

"뭘하고 기십니꺼?"

"저기서 두양반에게 호래기낚시를 배웠는데,함 해보라캐서 금방 두마리 잡았다 아이가,
채비하는법 배워서 지금 하고있다.인자 호래기 다죽었써!"

"거기 그리 쉽지는 아닐낀데.."(혼자말로)

동낚인사이트에 올라온 호래기낚시 글들을 읽고, 그 낚시가 만만치는 않다는 것을 안다.

실제로 잡는것을 보고싶다.그리고 먹어보고 싶다.

먼저번 원전에 갔을때, 대박낚시점에서 혹시나 구입하여 써보지도 못한 호래기 바늘을 매고
윗부분에 케미를 끼워서, 어쩌면 간단한 채비를 마친 형님과 방파제로 걸어들어갔다.

"새우는 살려서 끼워야 하고, 최대한 오래 살아서 움직여 줘야 됩니다."

개굴아빠님이 민물새우까지도 몇마리 주고서는, 낚시방법과 챔질할 시기등, 친절한 설명을
아끼지않는다.

"나는 호래기 낚시는 동낚인 사이트에서 본것이 전부라 실제로 보고, 해보는것도 처음이라서
이거 오늘 정말 고맙습니다."

"아!혹 동낚에 가입되어 있읍니까?"

"아...예..."

"이거 반갑습니다.제가 동낚의 개굴아빠고요,저기서 볼락잡는 분이 백면서생이십니다."

참으로 반가웠읍니다.

대구는 내륙이라 초보가 바다를 접하기도 어려운데,딴에는 배타고 멀리와서,그것도 낚시꾼도 드문 평일날
어둑하고 한적한 겨울 방파제에서, 눈으로만 보고 접한 동낚의 이장님을 만나서 호래기낚시까지 배우게 되다니..

아하!그러고 보니 내일 오후에나 들어오신다던 추봉 김사장님이 부랴부랴 돌아온 이유가 있었구만.
내일 오후에나 오면, 이번에도 가두리에 들어가지 못할뻔 했는데,동낚의 두분이 오시는 바람에
덕분에 가두리에도 묻혀 갈수 있고.....

까지 생각하다 문득 "이런 괘심한지고.. 동낚의 두분이 아니였으면 우리는 내일도 완존히 찬밥 될뻔했구먼"
(김사장 조심혀^^)

한산도의 자그마한 부속섬에 까지 동낚의 조류를 흘려보내는, 신선한 바람이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이곳저곳 탐사를 하던 두분은 건너편 방파제(걸어서 10여분정도)로 동낚인을 위한 탐사를 떠나고,
나는 형님이랑 호래기낚시를 해보는데 개굴아빠 말대로 입질이 없읍니다.

형님이 먼저 숙소로 돌아가고, 혼자서 팔운동를 해보는데 바닥까지 내리니 애꿎은 우럭만 훌치기처럼 걸려 나오고,
호래긴지 호래빈지는 구경을 못합니다.

"그래! 호래기프로에게도 안잡히는데...이 놈의 초보에게 잡할일이 있나.."
담에 제대로 한번 해보기로 하고 체념을 한다.

건너편 방파제를 보니까 두분의 그림자가 여전하다.
가볼까하고 생각해보지만, 종일 낚시와 찬바람에 지친 몸이 게으름을 피운다.

숙소로 들어오니.

"좀 잡히더나?"

"한마리도 못잡았구마"

"아이고! 호래기를 먹어봐야 되는데...아까 내가 올린 두마리라도 있으면 맛이라도 볼낀데...고거라도
나는 오늘 호래기 못먹으면 잠못잔데이...그거 맛 쥑이는데...호래기 내 호래기.."

숫제 호래기타령을 하고 있는 형님을 보고서는

"아마! 알았구마! 고마우소. 내가 가서 몇마라 얻어볼텐께 어차피 남은 새우도 돌려줘야 되고...궁시렁궁시렁.."

하면서 다시 나와서는 펜션앞에 세워져있는 핸들 삐툴어진 어린이용 두발자전거를 타고,위태위태 방파제로.

방파제끝에서 개굴아빠님이 호래기낚시를 하고 있고,방파제에 계단이 형성된곳에서 백면서생님이 볼락낚시를 하는데
고만고만한 볼락과 망상어가 잡혀있다.

남은 새우를 돌려주고서는

"저어기...지금 호래기땜에 잠못이루는 양반이 있는데....염치없지만 몇마리만 얻을수 있을까...요?"

"벌써 주무시게요? 그렇찮아도 돌아가서 같이 먹을까하고 있는중이였는데."개굴아빠 말씀.

그 마음 씀씀이가 너무 고마웠읍니다.담엔 꼭 같이 할수있는 시간이 있으면 쇠주는 제가,호래기는....^^

여차여차해서 호래기 다섯마리를 새우 비운통에 담아서 또 비틀비틀 자전거타고 개선장군처럼 숙소로 돌아온다.

"형님! 호래기 호래기"

고단새 자불자불하던 형님이 눈을 번떡뜨며

"와!호래기 가왔나"

열씨미 장만을 하여 쇠주한병 홀딱하니

호래기를 첨먹은 나도 오징어맛보다 담백하면서 시원한 육질에 그저 감탄만 할뿐.

정말 두분덕에 첨맛본 호래기.잊지 못할것입니다.

내일의 가두리낚시를 위해서,양이 적은 호래기에 미련을 남겨두고 쿨쿨!


------ 담날 두분이랑 가두리에 갑니다.오짜 감생이가 아닌 오짜 고등어를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