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gmg.net/bbs/bbs_view.asp?autokey=98525&Pbbsgbn=102&page=1&str=&field=하도 오랜 된 얘기라 좀 쑥스럽기도 하고 멋 적기도(그게 그건가?^^;)하지만
저 혼자 기억하기에 다소 아쉽기도 하고 또한 저의 경험을 빌미로 동낚인
여러 선,후배 조사님들 게 조금이나마 도움도 되었음 하는 바람 입니다

정확한 년 때는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만 어림짐작으로 미루어 약 7~8년
쯤 전으로 생각 됩니다 당시만해도 제법 낚시 다닌다고 깝죽(?)거리고 다닐때였습니다
그날도 평소 친하게 지내던 후배 2명이랑 출조를 나가기로 하고 나름대로 준비하느라
이것 저것 챙기고 손볼 건 보고  살건 사고 준비 끝! 을 외치며 예정지인 오비도로 출발!

아마 11월 말 아니면 12월 초순으로 기억됩니다 남쪽이라 그런지 그다지 추운 줄도
모르고 행선지에 무사히 도착해서 단골 아줌마를 만나 배를 계약 했습니다(일명택택이)
그리고는 바다를 향해 유유히 나갑니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바다로 나갈 때 의 기분은
그 겨울바다의 찬바람도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양식장으로 나가기 때문에 지형이나 기타
장소를 선정함에 있어 별반 고심할건 없습니다 그냥 배를 양식장 줄에 잘 묶기만 하면 땡!

적당한 곳에 배를 묶고 홍합을 깨어 망에다 넣어 바다에 담구고 제법 소란을 핍니다
그리곤 채비를 풀어 설레는 마음으로 미끼를(참 갯지렁이와 쏙) 끼어 바다에 던진 후
저의 재산목록 1호였던 릴을 배에다 비스듬히 세워두고 속으로  “감시야 물어라” 합니다ㅋ

그러기를 한시간여가 지났을까요? 셋 다 입질도 없고 처음 올 때의 기분이 차츰 변해갑니다
그러다 문득 가방을 뒤적이니 어제 서울서 놀러 온 손님(바둑동아리)들과 낚시를 한 후
가방에 넣어둔 손으로 하는 줄낚시(당시 낚시점에서 500원줬음)가 눈에 들어옵니다

놀러 온 손님들이 바둑만 쪼매두지 낚시는 안 해봤다 해서 그냥 그것 하나씩 손에 잡혀주고
던져놓고 놀라 하고 나중에 들어와선 그냥 가방에 넣어 둔거죠, 저는 생각합니다
입질도 없는데 저거라도 함 던져볼까? 그래 놀면 뭐하노 하면서 끄집어내서는 낚시 상태를
보니 좀 아닌 것 같은데 한번 손으로 당겨보니 되겠다 싶기도 하더군요ㅋㅋ(게을러면안됨)

그래서 지렁이 하나를 꿰어서 던져놓습니다 안 물어도 되고 물면 더 좋고 하는 기분으로요
이쯤 되면 다음 상황을 이미 짐작 하시겠죠? 그랬습니다 갑자기 저의 왼손이 대략 50센티쯤 옆으로 쏠리더군요 강한 진동과 함께  “허걱 뭐야?물었다” 전 순간적으로 벌떡 일어났죠
그리고는 올리는데 느낌이 “크다” 였습니다 수심이 10여 미터라 전 직감적으로 기쁘기는
커녕 걱정이 앞섭니다 그도 그럴 것이 던져 놓은 지 불과 1~2분만에 벌어진 일이라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냥 앉아 있었던거죠  줄을 올리면서 옆의 동생한테 다급히 외칩니다
“장갑”장갑!” “장갑 좀 줘!” 그런데 이 웬수 같은 동생은 장갑을 주기는커녕 “형 내가올릴게
이리 줘” 하는 거 였습니다 저는 마땅히 “그래 니가 올려라” 하면서 줄을 넘겨줘야
했는데 저의 못난 자존심은(자존심이 맞나 모르겠지만^^;) 줄을 건네주지 않고 장갑만
소리치며 계속 혼자서 올렸습니다 경험 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로 손바닥에
불이 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 내가 올리고 말겠다는 아집과 더불어 어느새
고기는 수면 아래 약 1미터 정도까지 올라왔습니다 허여멀건한게 물밑에서 버티더군요
저는 고기를 보니까 더욱 흥분해서 가쁜 숨을 몰아 쉬면서 도저히 더 이상 당길 힘이 없더군요(젠장!) 옆을 보니 동생이란 두 인간은 고기 구경 하느라 넋이 나가서 “우와 크다” 란
말만하고ㅋㅋ 거짓말 안 보태고 제가 여태껏 잡아본 감시 중에 제일 큰 놈 이었습니다

“ 아! 어쩌지?”를 연발하다 줄이 팽팽해 지는가 싶더니 고마 터져버리더군요ㅠㅠ
저는 낚시고 뭐고 세상이 귀찮아지더군요 릴이고 뭐고 다 싫습니다
그냥 배에 앉아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고 있었죠 분위기가 심각하니
동생이란 두 인간은 말도 걸지 않더군요ㅋㅋ 그러다 “에잇! 낚시하다 놓치기 예사지”

하면서 억지로 마음을 달래며  릴을 감아보고 다시 시작합니다 결국 그 날 제 릴로
감시 한마리(38) 걸고는 마쳐야 했습니다 나중에 돌아와서 회를 뜨고 매운탕을 끓여
쐬주를 한잔 하면서 동생한테 물어봤더랬습니다  “ 야! 근데 니 아까 내가 장갑 달래니
왜 안줫어? 엉?” 그랬더니 동생 왈 “ 엉? 처음엔 줄라고 했는데 고기를 보니 아무 생각이
안났어 미안해 형” 하더군요 그러면서 도리어 지가 “ 그러게 내가 올린다고 달라니까
왜 안줘 안주기를!!” ㅋㅋ 걔는 정말로 힘이 셉니다 40정도 되는건 허리도 안씁니다ㅋㅋ
손목으로 대략 10초만에 감아버립니다 지금도 그 때 생각하니 그냥 웃음만 나오네요^^;

여러 선,후배 조사님~! 조금 귀찮다고 채비를 무시하면 저처럼 아쉬움을 남깁니다
그리고 선상이나 기타 대물이 걸릴 가능성이 있는 곳이면 만반의 준비를 해야겠죠?
특히 손으로 하는 줄 낚시를 할 때는 장갑을 끼고 있는 게 필수입니다 장갑!!
이상 오래 전 있었던 저의 낚시 경험 이었습니다 두서 없는 글 정리해서 읽어주십쇼
제가 동낚인의 한 사람이 된걸 정말 기쁘게 생각하며 미력하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학꽁치맨으로 남을 것을 다짐하며  초심을 잃지 않을 것 도 스스로 간직 해 봅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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