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들썩 했던 여름도 막바지 인것 같습니다.
이제 곧 차분하게 자기자신으로 되돌아오는 호젓한 가을을 맞을수 있겠지요.
한몇일 바쁜일로 못들어와본 사이에 동낚인 사이트에는 다 둘러 보기도 힘들만큼  
다양한 조황들로 넘쳐 있네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 가는 동낚인을 보니 평회원의 한사람인
저의 마음도 흐뭇하기만 합니다.^^

▲도착한 첫날 저녁 노을이 근사해 보여서 몇컷 찍어봤습니다만,
  역시 실력부족만을 절감해야 했습니다.부시리회에 소주한잔 마시고 바라보는
  낙조의 모습은 사진보다 10배는 더 황홀하더군요


팔월 초순에 메르치님 가족분들과 욕지도로 가족휴가를 다녀온 이후 두번째로 지난 주말부터
2박3일동안 대매물도로 가족휴가를 또 다녀왔습니다.
두번씩이나 여름휴가를 즐길 여유로운 여건은 아닙니다만,현지마을 이장님과 친분이
있던 죽마고우의  설득도 있었고, 바다라면 별시리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던
집사람도 가끔 티비 화면에 비춰지는 매물도의 아름다운 풍경에는 평소 호기심을
보여 왔던터라 언제 또 그 먼곳을 식구들 모두가 구경해볼 기회가 있을까 싶어
큰맘 먹고 다녀왔습니다.

친구네 가족들 13명, 저희식솔 4명 이렇게 총17명의 인원이 거제 대포에서 대매물도 현지분의 배를
이용하게 되었는데,삼일동안 먹고 지낼 짐만해도 1톤차 한대 분량이 족히 나오더군요.ㅋ
작은 목선에 가족들의 꿈과 기대를 싫고 넘실거리는 파도를
가르며 40여분 후에 대매물도 대항마을에 닿았습니다.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20여 가구가 산중턱에
오밀조밀 모여서 민박도치고
고기도잡고 물질도하며 생계를 꾸려가는 전형적인 남해안 외딴 섬마을의 정경입니다.

일반적으로 관광지로는 그 경치가 수려한 소매물도가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만해도 소매물도는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아서 동남동녀를 보냈다는 전설에
모자람이 없을만큼 절해고도의 신비로운 풍경을 간직한체 원주민 10여가구가
순박하게 살고 있던 청청무구한 섬이었습니다만,관광지로 널리 알려지면서 현지민이
거의 모두 떠나고 외지인들이 섬을 사들이다 시피하면서 소박한 섬마을 본래의
모습을 잃은지 오래 되었습니다.
상술과 바가지 요금은 도서백지라 그렇다치더라도 무엇보다
물이 귀해서 휴가지로서는 불편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이에 비해 대매물도는 다른 어떤 섬보다 물사정이 좋은편입니다.
대물도로 휴가나 관광을 하실 요량이시라면 저희들처럼 대매물도에 베이스켐프를
마련해 놓고 현지배를 이용해서 소매물도를 관광하는 현명한 방법을 권해 드립니다.

▼입술이 새파랗게 질리도록 종일을 물속에 놀아도 아이들은
  물밖으로 나올 생각을 안합니다.

대매물도 마을입구 넓은 공터에는
식수로도 사용할 수 있는 산에서
내려오는 맑고 시원한 산수를 받아
놓는 큰수조가 놓여 있는데,
많은 관광객들이 넉넉하게 사용하고도
남아 돌아서 그 귀한 물을 바다로
철철철 흘러 보내는 상황입니다.
하루에 열번도 넘게 사워해도
누가 뭐라하는 사람이 없을 만큼
물인심이 넉넉합니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너무 차가워서
어른들도 심장마비를 조심해야
한다는 겁니다.
출발전에 아이들 때문에 미리 민박
두개가 예약이 되어있는 상황이었고,
어른들은 마을 앞 넓은 공터를 전세
내다시피 텐트3동 쳐놓고
이이들을 풀어 놨습니다.
신이난 이이들이 2박 3일 동안
넓은 공터를 마음껏 뛰어 놀가다
더워에 지치면 바로 옆에 있는 몽돌 해수욕장으로 뛰어 들어 물놀이를 즐기느라
난리가 났습니다.몸살이 날만큼 잘놀더군요.
덕분에 온식구들이 아프리카 원주민도 무색해할 만큼 새카맣게 태워서 왔습니다.

아무리 가족휴가라지만 청청해역 매물도 까지와서 낚싯대 한번 안 담귀본대서야
말이 되겠습니다.
도착 첫날 선장님을 따라서 잠시 선상을 나갔던 친구는 중치급 부시리 2마리를
잡아 왔더군요. 처음 먹어본 부시리회 맛은 그리 감동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가족들 눈치를 살피면서 방파제를 한바퀴 휘 둘러보니 씨알좋은 자리돔이
지천입니다.
몇일동안 부부끼리 자리돔만 잡고 계신분도 있더군요.
그렇게 많이 잡아서 다 뭐하느냐고 여쭤 봤더니...가져가서 젓갈 담으신다네요.ㅎ

하여간, 매물도에서 지낸 3일동안 오전엔 자리돔과술뱅이,  저녁 무렵부턴 15~25cm
메가리를 지겨울 만큼 잡았습니다.
마릿수를 이야기하는 것이 무의미한 정도로 온 밤바다가 메가리들로 가득 찼습니다.
한동안 등푸른 생선계열은 쳐다 보기도 싫을 정도입니다.ㅋ
혹시 뱅에돔이 있을까 싶어 여기저기 둘러봐도 방파제 주변에선 그림자도 안보이더군요.
가끔 20cm좀 넘는 상사리는 볼수 있었습니다만, 그씨알이 워낙 잘아서..자리돔 보다
못하다군요.
큰 방파제옆 작은 방파제에서 한 낯에 씨알 좋은 뽈락이 올라 오는걸 직접 눈으로
확인 했습니다만,청개비를 챙기지 못한 관계로 특유의 탈탈거리는 손맛을 못본게
아쉽더군요.
아침저녁으로 선선할때 자리돔과 전갱이를 원없이 낚아서 회로먹고
구워서먹고 지져서먹고 온식구들이 지겨울만큼 먹고 왔습니다.


▲뻔한 전갱이나 자리돔같은 잡어들인데 진액이 뭍어있는 손으로
   일일이 잡은 고기를 카메라에 담는일이 여간 귀챦은게 아닙니다
   두어번 찍다가 그만 두었습니다.


한낮에 배를 타고 섬주변을 유람하고 저녁을 먹고 밤이 되면 한낮의 더위를
식히는 선선한 바다 바람을 맞으며 켄맥주도 마시고 유유자적 산책도
즐겨보고 또 오랫만에 텐트를 쳐놓고 한 이틀 지내면서 학창시절에 친구들과
야영하던 아련한 추억속에도 잠겨보는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한동안 밀린 일들이 많아서 몇일 동안 휴가후 짐정리 조차 못하고
카메라에 담아온 사진에 손도 못대다가 뒤늦게 대충 컴에 저장해 놓고
이글을 올릴까 어쩔까 고민끝에 관광 정보라도 되시길 바라면서 사진과 함께
간략하게 나마 올려드립니다.

바다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반갑지 않은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고 하네요.
여러분 모두의 안낚을 기원하면서 두서없는 글은 여기서 줄일까 합니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백면서생 서



Le Concerto De La Mer(바다의 협주곡)  -Jean Claude Bore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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