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없는 삶은 생각하기 조차 하기 싫으신 동낚인님들,요몇일 전국적인 물난리통에 대략난감 하실듯 싶네요.^^ 저역시 "참을수 없는 엉덩이의(?) 가벼움"과 불치병에 가까운 손 가려움증(?)증세에 몇날을 시달리던 참이었습니다. 반갑게도 저희 집사람이 "반찬꺼리 떨어졌다"며 은근히 고딩어라도 좀 잡아왔으면 하는 눈치더군요.ㅎㅎㅎ
쓰다남은 크릴미끼 대충 챙겨서 오후늦게, 장대같은 장마비에도 아랑곳 없이 큰소리 뻥뻥치고 집을 나와 고등어 반찬거리 장만하러 나섰습니다.
몇일전 좀 올라왔던  방파제(다들 아시죠.ㅋ)에 제일먼저 가보니 한분 계셧는데 몇시간째 황 치고 있더군요.혹시나 해서 잠깐 구경하며 지켜봐도 감감 무소식이라,원전쪽으로 향했습니다.
궂은 날씨임에도 만성슈퍼앞 일급포인트쪽은 여전히 사람들 바글바글하더군요.
자리다툼 벌일만큼 곧 잘올라오더군요..
이놈의 고딩어들이 넓은데 다 놔두고 희안하게도 비좁은 그 앞에서만 놀아요..ㅎ
별수없이 변두리포인트(?)에 자리잡고 이리저리 릴 던져넣고 할수있는 모든 뻘짓거리 다해봐도 고딩어 고자도 안보이더군요.


짐 챙겨서 상용호로 갔습니다. 농어치러 오신분들 한팀 보이고 방파제에는 달랑 저혼자... 비바람 맞으며 민장대 여기퐁당 조기퐁당 그러구 있던중... 왠 인기척이 느껴져 뒤돌아 봤더니 언제 왔는지 동네 어르신이 한분이 등뒤에 서계시네요.
(갑자기 나타나시는 바람에 깜짝 놀랬습니다.ㅋ)
그 어르신과 "낚싯꾼이 버린 쓰레기 이대로 좋은가?" 를 주제로 대토론회 한30분쯤 벌이다가 더 있으면 욕먹고 비맞고 날밤 셀것같아 얼렁뚱땅 보따리 싸서 나와버렸습니다.
집나온지 3간째 빈쿨라...
빗발은 갈수록 굵어지고...
날은 어두우지는 것이 문자 그대로 "일모도원" 이더군요.
집에 가는길에 별수 없이 어시장 가서 고등어한손 사갈려구 맘먹었습니다.
이왕지사 비는 맞을대로 다 맞았고... 마지막으로 처음 갔던곳 한번만 더 가보자 싶어 차를 돌렸습니다.

방파제에 연세 지긋하신 아저씨 세분 계시더군요.
당연히 입질없고 새우깡에 컵라면 안주로 소주3병째 비우고 계시는중...사양해도 하도 권해서 반잔 받아 마셨습니다.ㅎ  이왕 여기까지 온거 미끼나 바다에 시주하고 가자 싶어 민장대 꺼내서 요리퐁, 조리퐁, 요리조리 퐁,퐁,퐁...그사이 점점 비바람 거세지고 그 아자씨들 다른데로 가신다며 방 빼시더군요. 가시는건 좋은데...자시던 것들 그대로 다 놔~두고 그냥 가시네요.ㅠㅠ
안그래도 좀전에 상용호 영감님께 쓰레기 때문에 도매금으로 욕먹고 왔는데...소주반잔 얻어먹은 죄로 제가 치웠습니다.ㅋ
오늘 일진에 외로울 "孤"자가 끼었는지 가는데 마다 쏠로...장대비 오는 방파제에 혼자 청승맞게 비맞고 서있을려니 오만 생각 다 들더군요. 작업 마치고 들어오는 배들도 비웃는것 같고...멀리 지나가는 차들도 괜히 신경 쓰이고...어쨌거나 이렇게 많은 비가 오는 바닷가에서 해보는 낚수질도 첨이었는데 그 나름대로 멋이 있더만요.
비바람의 강도에 따라서 일정한 패튼 무늬가 바다에 생겨나는데...그 모습이 어찌나 신기해보이는지...
낭만도 잠시...

  

젖은 옷도 찝찝하고 배도 고파오고...그쯤에서 정신차리고 고마 낚시대를 접었습니다.
남은 미끼를 바다에 쳐 넣으려다가 바다사진 한장 찍을때까지만 잠시보류...
카메라 꺼내서 대충 한컷하고 이제 가자 싶었는데...비 맞은 생쥐꼴로 철수할려니 넘 얼울해서 도무지 발걸음이 안떨어지더군요.
"딱 한마리만 잡고 가자!"
다시 낚싯대를 펼쳤습니다.
이왕 다젖은거  성가시게 너덜거리는 비닐비옷도 벗어버렷습니다.
순간  "쭉 빨고 토끼는 느낌!"
고딩어더군요.
그 다음은 뭐 상상 하시는대롭니다.^^



첫입질 이후 한시간 넘게 고딩어들과 혈투(?)를 벌이다가 이제 찬거리는 해결 됐겠다 싶어 담배 한개피 피워물고 모처럼 여유를 부리고 있는데, 난데 없이 손끝에 전해지는 대물의느낌!
흔한 고딩어하고는 그 느낌이 사뭇 달랐습니다.돌에 걸린듯 뭔가 묵직하고 밑으로 쿡쿡 쳐박는 것이...혹시 감생이..????????
바짝 긴장하고 조심스레 놈을 끌어내는데 어체에서 은은한 붉은색이 감도는 것이 설마 ...참돔....!!!!
어렵사리 올려놓고 찬찬히 띁어보니 빛갈좋은 망상어더군요.뼘으로 계측해보니 빵도 좋고 30cm좀 넘더군요. 아마 돔(?) 종류로는 저의 개인 최대어 기록일듯 싶네요.ㅋ
진~한 손맛본걸로 만족했습니다.^^



이상,요까지...백면서생의 "장대비속 저녁 찬거리 고등어조행기"였습니다.^^
몇마리 나눠 줬더니 여기저기 친지들로부터 주문이 쇄도하네요.ㅋ

운전하고 돌아오는 길에 무료해서 들을거리를 찾던중 오래된 카세트테잎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비오는 날은 커피향도 그렇치만 음악소리가 더 진하게 와닿지요.10여년전에 녹음해서 듣던 테잎인데 그게 아직도 차에 있더군요.오랫만에 들어보는 추억의 7080가요들...
차 안에서 미친놈처럼 나홀로 열창모드......ㅋ
글고보니 노래방 멀리한지도 꽤~~됐네요.
그 테이프속 노래들 중에서 한곡 골라봤습니다.
즐감하시길...♬



로딩이 느립니다.
위에 음악 "정지"하고 "시작" 누르시길..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