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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목 고개

2007.06.05 11:28

미궁(微穹) 조회 수:301 추천:15





"목"의 국어사전적 해석은
"통로 가운데 다른 곳으로는 빠져나갈 수 없는 중요하고 좁은 곳"

"고개" 는
"산이나 언덕을 넘어 다니도록 길이 나 있는 비탈진 곳"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물론 "목" 도 그렇고
"고개" 도 마찬가지로 다른 뜻으로,
다른 해석으로 많은 용처가 있다.

고개를 모로 꼬고 서서 잠시 생각중.
제법 시간이 지나도록 그자세로 있었나보다.
목이 뻐근해져온다.

그옛날
첩첩산중인 이곳을 넘나들던
여우의 목고개도 나처럼 뻐근 했으려나 ?

뜬금없이
산을 오르내리락 거리며
낚시판에서 용심을 떤다.
얼추 놀보심보.

지리산 이후
몇일을 공구다가
문경새재가 문득 궁금해진
T-Twelve 에 경련이 인다.

너무 익숙해지면
오히려 소원해 진다.
그럴땐 극단적인 자극이
새살을 쑤욱 돋게 하는 최상의 처방이 되어 주기도 한다.

게으름이
친분을 빙자하며
친근감을 갉아먹기 시작하면
친구도 금새 남처럼 생소해진다.

거의 한달분 소금기를 반납하고
문득 바다 외면하기에 돌입한다.
그것도 모자라 바로 배신 때리기까지 감행.
등돌리기 고급버전으로 한판 으라차 !

45번 고속국도 좌우를 진자처럼
오가던 산들이
문경이 가까워지면서
구체적인 이름으로 떠억 버티고 선다.
백두대간 아니랄까봐
요상한 몸피의 주흘산이 그 선두에 선다.

같잖은 자신의 모습에서
같잖은 만용이 스물스물 피어오르는
사뭇 캥기는 상황이긴 하지만
오늘 아니면 없다.
시간도
용서도.

문경과 점촌.
통합과 분리중
어느게 먼저였던
지금은 아무 상관없다.
문경에 드니 점점 촌스러워져가는 풍경이 있을 뿐. ^^

청운의 푸른꿈이
점촌초등학교 담벼락에 맞닿아
청운각(靑雲閣)이란 이름으로
고 박대통령의 꿈을 안고 있다.
아직 식지않은 銃口에서 처럼
푸른연기 한줄 혼불되어 피어 오른다.
가고나면 그뿐인데...

왕건도,
견훤도,
신숭겸 장군 마져도...

가던길을 과감히 버리고 돌아서
동로면을 바라고
작은창자 같이 주름진 길을 오른다.
정신건강에 미칠 영양가 면에서는 의문이 생기지만
기분은 좋다.

여우목고개.
데시보드위에 있는 고도계는 해발 700 m.
이정표에는 해발 620 m.
둘중 하나는 뻥이다.
그렇거나 말거나
이정도 높이에서는
갑자기 구름 한점
목덜미를 스치는듯
움찔 느껴줘야 예의 아닐까 ?

빌어먹을...

딴에는 바다에서 줄창 멀어졌다 믿었는데
하필 첩첩산중에서 조차 바다의 포로이긴 마찬가지.
해발.
海發.
할 수만 있다면 하고싶다.
解脫.
가소롭게
근본적 아집(我執)으로부터의 해방을 시도한다.

함창.
함평과 함양이 뒤섞여
방향 감각을 잃어버릴 쯤
왼편으로 커다란 호수 하나 누운 자세로
눈속으로 뛰어 든다.

갈수기라 군데군데 바닥살을 내놓고 있었지만
이땅떵어리가 결코 작지않음이 여실해지는 크기에
살짝 주눅이 든다.

저 많은 물을 댈 논이
이 산속에 질펀히 깔렸길래
높다란 댐에 기댄 호수는
양팔을 저토록 널찍이 벌리고 있는거 아닐까 ?

소 치는 아해는 상기 아니 잃었느냐
재넘어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느냐 ?

귀를 기우리지 않아 듣지 못했던것들,
시선에 마음을 담지 않아
스쳐지나도록 깨닫지 못했던것들.
세상의 풍경은 늘 그자리에
모습으로 소리로 있었고,
있고,
있을것인데
왔다가 가버릴 무책임한 인간들은
악착스럽게 인두같은 지문을 지지려한다.
제 돌아가 누울 자리임을
까맣게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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