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올리는 조황입니다.


거진 50일 만에 낚싯대를 잡았으니까요.


원래는 어제인 토요일 가려고 했었는데 금요일 날아온 난데없는 재난 문자.


"동해남부, 남해동부 풍랑 주의보 어쩌구저쩌구......"


그 때문에 눈물이 앞을 가리긴 했지만 못가고 있었죠.


그러다 토욜 오후 추사샘과 잠시 통화하다 일욜 스케줄 여쭤보니 별 일 없다네요.


그러면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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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마이 나왔시요."


선장님의 얘기에 잔뜩 기대를 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영 입질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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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먼 도다리만 가끔 입질도 없이 물려있을 뿐.


자리를 몇 군데 옮겼는지 모릅니다만 오후 세시가 다되어 가도록 추사샘이 준수한 씨알 네 수, 제가 깻잎 두 수 한 게 다였습니다.


결국 원래 자리로 가서 포기하다시피 던져놓았는데 그래도 물 바뀌는 시점에 잠깐 네 마리가 물어 주더군요.


그 중 한 마리가 아래 사진에 있는 근사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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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열 마리 채우고 난 후 미련을 남기고 철수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살려서 온 도다리 중 깻잎들은 아래 사진처럼,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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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받침 사이즈는 원래 도다리 쑥국을 끓여 먹으려했었는데 쑥이 세상에나 한 봉지 5처넌......


몇 번이나 쑥 봉지를 들었다놓았다 하다 결국 아래 사진처럼 미역국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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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만 잘 맞추면 제법 잡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긴했지만 바닷속 사정이야 알 수가 있나요.


그래도 50여일 만에 콧구녕에 바닷바람도 넣고 도다리 회도 맛보고 도다리 미역국까지 맛 본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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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무늬오징어낚시 끊었음. 묻지 마셈. ㅠㅠ

요즘 맘 같아서는 두족류 낚시 전체를 끊고 싶음. ㅠㅠ

나는 당신이 말한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당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를 위해서는 죽도록 싸울 것이다 - 볼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