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11월 11일었던 것 같네요.
이 날도 밤낚시하러 연도에 혼자 들어 갔습니다.
(자꾸 연도에서 이야기가 출발되니 좀 그렇습니다만 사실이 사실인지라...)
낮에는 연도 긴방파제에서 낚시를 했는데, 밤이 되니 주위에 사람도 없고
기분이 좀 그래서 마을 앞 가로등이 있는 작은 방파제로 옮겼습니다.
초저녁에는 가족끼리 온 사람들이 좀 붐볐는데,
자정이 넘으니 다른 중년조사 한 사람과 둘만 남게 되었습니다.
자연이 둘이 말 동무가 되었지요.
그 분은 밀양서 오신 분인데, 주로 민물낚시만 다니다 오늘 친척분들과 뜻이 맞아서
내외동반하여 갑자기 이 섬으로 오게되었다고 합니다. 다른 분들은 일찍 철수해서
민박집으로 가고 본인은 낚시에 뜻이 많아 혼자 방파제에 남았다고 하네요.
둘이서 감시를 목표로 열심히 삽질은 했지만 새벽 3시가 되도록 도무지 입질도 없고하여
이런 저런 이야기나 나누다 제가 먼저 제1탄의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분도 소름끼치는 경험이 있다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때는 금년 6월 어느날이었다고 하네요.
민물낚시를 워낙 좋아해서 그날도 혼자 어느 한적한 산골저수지로 밤낚시를 갔다고 합니다.
바람도 없고 날씨는 맑아 하늘에는 별이 총총한데 저수지를 한 바퀴 돌며
입질이 좀 될 것같은 수초지역을 찾아 풀무더기를 헤치고 들어 갔답니다.
자리를 잡고 보니 왼쪽으로 버드나무가 우거진 수풀이 있어 시야가 막히지만,
그래도 아늑한 자리라고 여기며 낚시를 시작했답니다.
찌에 케미를 달아 기분 좋게 케스팅..잔잔한 수면을 응시하다 다시 케스팅...
그런데 처음에는 몰랐는데 언제부턴가 낚싯대를 들면 버드나무 수풀 너머에서 다른
사람의 케미가 내려가고, 다시 던지면 그 쪽에서는 케미가 올라오고..
처음 한 두번은 그러려니 생각했는데, 5.6회를 반복해서 계속 동일현상이 반복되니
사람이 미칠노릇이 되더랍니다. 그래서 숲너머로 그 쪽 사람에게 '거기 누가 있습니까?'라고
불러보았는데, 묵묵부답이더라네요. 오금이 저려 꼼작도 못하며 밤을 새우고,
그래 저래 새벽이 되어 어둠이 물러가고 나서야 겨우 용기가 나서
낚싯대는 담귀 둔 채 이슬을 밟으며 살며시 버드나무 수풀 너머로 가 보았다네요.
그랬더니 그 자리에는 풀들이 멀쩡하고 사람이 밟은 흔적이 없더랍니다.
순간, 이 분이 얼마나 소스라치게 놀랐던지 낚싯대고 뭐고 다 팽개치고 집으로
줄행랑을 쳤답니다. (저도 이 대목에서 진짜 소름이 끼쳤습니다.)
두고 온 낚싯대는 낮에 친구들과 동행하여 되찾아 갔다고 하더군요.
세상에는 별의 별 일이 다 있는 모양입니다.
이 현상은 또 어떻게 설명해야 될 지....
근데 그분 얼마나 간이 쪼그라 들었을까....
공포물은 겨울 여름할것 없이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ㅋㅋㅋ
주몽을 할 시간이 다됐네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