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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모정, 死神도 옷깃 여미다






추석을 앞두고 죽음으로 모정(母情)을 보여 준 사건이 잇따라 일어났다. 두 사건 모두 남편을 사별하고 어렵게 살아오던 사람들이 변을 당한 것이어서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어둠이 깔리던 3일 오후 6시 57분경 부산 영도구 동삼동 청학 모자원 앞 경사길. 7년 된 붉은색 낡은 아토스 승용차가 경사로 위쪽을 보고 주차돼 있었다.


사회복지시설에 살 정도로 어려운 형편이지만 천모(41·여) 씨는 이동거리가 긴 정수기 회사의 필터 교환원으로 일하면서 큰마음을 먹고 40만 원을 주고 이 승용차를 구입했다.


모처럼 이모가 사는 모자원에 놀러온 조카 김모(4) 양을 여동생 집에 바래다주려고 나선 길. 조카와 아들(8)을 차에 태운 천 씨는 여동생에게 줄 선물 꾸러미를 싣기 위해 차 뒤로 가서 트렁크를 열었다.


순간 차가 경사를 따라 뒤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들이 뒤에 앉았다가 엄마랑 나란히 가겠다며 앞자리로 가면서 핸드브레이크를 건드린 것.


순간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에 있는 힘을 다해 차량을 밀었다. 하지만 차는 계속해서 5∼10도의 경사 길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다.


차가 그대로 내려가면 가속도 때문에 철망을 뚫고 아파트 옹벽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급박한 순간이었다.


천 씨는 죽을힘을 다해 버텼다. 차량 무게만 약 800kg. 아들과 조카 생각에 초인적인 힘으로 버티면서 16m쯤 뒤로 밀려왔다. 2m 뒤에는 철조망이 있었다.


하지만 탈진한 천 씨는 철조망을 2m 뒤에 두고 오른쪽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머리가 아스팔트 바닥에 부딪혔고 몸은 차체에 깔렸다. 20초 안팎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이웃사람들도 손쓸 틈이 없었다.


목격자 이경순(39·여) 씨는 “천 씨에게 빨리 피하라고 소리쳤지만 승용차에 깔리는 순간까지도 끝까지 버텼다”고 말했다.


이웃사람들은 119구급대를 불러 그때까지 목숨이 붙어 있던 천 씨를 인근 병원에 옮겼으나 이송 도중 사망했다. 천 씨의 사망원인은 두개골 손상(뇌진탕) 및 압사.


아토스 승용차는 철조망에 걸려 옹벽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고 조카와 아들은 무사했다.


동생의 빈소를 지키고 있던 천 씨의 오빠(45)는 “8년 전 남편이 암으로 세상을 뜬 뒤 아들과 함께 살아보겠다고 그렇게 열심히 살던 동생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나야 하느냐”며 통곡했다.


같은 날 오후 7시, 부산 동구 초량2동 주택가 2층 건물의 1층 셋방. 노래방 도우미 일을 마치고 돌아온 정모(28) 씨는 이 시간까지 잠에 빠져 있다가 뜨거운 불기운을 느꼈다.


정 씨는 “불이야”라며 급히 밖으로 뛰어나왔으나 아들 신모(6) 군이 보이지 않았다. 엄마 옆에서 잠을 자던 아들이 불이 난 줄도 모르고 잠에 빠져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벌써 불길이 방을 덮치고 있었다.


남편이 3년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뜬 뒤 끔찍이 사랑한 아들이 보이지 않자 정 씨는 무조건 불길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그는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리던 이웃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끝내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경찰은 “정 씨가 방에서 창문 쪽을 향해 몸을 웅크린 채 숨져 있었으며 아들도 그 옆에서 같은 자세로 숨져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 정 씨가 창문을 찾아 아들을 데리고 나오려던 중 연기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 씨는 남편을 잃은 뒤 8세, 6세 된 두 아들을 키워 왔으며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형편이 어려워지자 최근 큰아들은 부산의 시댁에 맡겨 놓고 둘째 아들과 함께 지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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