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두달전 쯤
공장마당 한쪽에서 작은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린다.
다가가보니 잔뜩 긴장을 한 작은 고양이 한마리가
여차하면 도망갈 태세를 하고 웅크리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온 몸에 상처투성이에다 꼬리는 금방 잘린 듯
피가 나고 몰골이 엉망이었다.
측은한 마음에 마침 먹다남은 치킨조각을 던져주니
눈깜짝할 사이에 먹어 치웠다.
아마 한 동안 굶은 듯 하였다.
다시 치킨 한조각을 손으로 떼어주니
긴장을 풀고는 잘 받아 먹는다.
그렇게 첫 만남을 하고는 홀연히 사라졌는데
다음날 출근을 하니 그 녀석이 나를 반겨준다.
공장이라 마땅히 줄 먹이가 없어 개사료를 주니 잘도 먹는다.
점심 때 식당에서 생선이 나오면 그 녀석이 눈에 걸려
먹지도 않고 봉지에 담아와 주었다.
한 이틀 그렇게 하고나니 여기가 아예 자기 집인줄 안다.
심지어는 사무실 안의 내자리(소파)가
아예 녀석 차지가 되어 버렸다.
한 3주전쯤인가 녀석의 배가 불러 유심히 살펴보니
임신을 한 것 같았다.
저렇게 어린 녀석이 임신을 하다니
믿기지 않았지만 사실이었다.
늘 출근만 하면 마치 강아지 처럼 반겨주던
녀석이 오늘은 보이질 읺았다.
세면장 앞에 종이상자에다 방석을 깔아 만들어준
녀석의 집 안을 들여다 보니 얼굴만 내밀고는 나오질 않는다.
무슨 일인가 해 자세히 들여다 보니
작은 갈색의 뭔가가 꿈틀거린다.
이런!! 녀석이 새끼 한마리를 낳아 품안에 안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는 한시간에 한마리씩 총 세마리를 낳았다.
고양이는 처음 길러보는거라 어찌할 바를 몰라
지켜만 보고 있으니 지가 혼자서 다 처리한다.
대견하다.
점심 때 식당에 가서 보니 우연인지 몰라도 미역국이 나왔다.
고양이도 미역국을 먹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일단 주기로 하고 그릇을 빌려
미역국 건데기와 생선을 담아와 녀석에게 주니
정신없이 먹어치우고는 새끼들에게 젖을 물린다.
신기하다.
근데 걱정(?)이다.
회사에 개 두마리와 고양이 한마리가
먹어 치우는 사료나 간식이 만만치 않은데
이제 새 식구가 3마리 더 생겼으니
돈 많이 벌어야겠다.
에~고 어께 무거워!
그래도 축하는 해 주실거죠!!!
ㅡ 휴대폰으로 녀석들을 찍으니 잘 안나오네여.
내일 디카로 찍어 다시 올릴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