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럭저럭 또 하루해가 저물었습니다.
'유배지 일기'라고 제목을 붙였더니 '자산 어보' 운운 하시는 분이 계십디다.
오늘 아침에 드디어 관사에 랜이 연결되어 이제 여유있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관사에서 업무처리하는 시간이 늘어나겠지요.
그래도 이제 사람 사는 냄새가 날 듯 합니다.
잠자리가 바뀐 탓인지 잠을 푹 잘 수가 없습니다.
오후 일과가 없는 토요일이라 직원 모두 퇴근하는 것을 보고 관사에 올라와 점심 느긋하게 듬뿍 먹으니 아니나 다를까 졸음이 밀려오더군요.
컴퓨터에 TV 켜 두고 쳐다보고 있으려니 잠시 눈만 깜박인 것 같은데도 두 시간 남짓 잤나 봅니다.
샤워 시설 고쳐놓고 부엌 손 좀 보고 인터넷 좀 들여다 보고 있으니 7시가 가까워 옵니다.
오늘은 날도 그다지 춥지 않고 해서 나가보려던 터라 라면 끓일 수 있는 준비 갖추고 근처 눈여겨 봐 둔 방파제로 갔습니다.
초들물이 시작되는 것이 눈에 보이더군요.
더듬더듬 몇 군데를 살펴 보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네 시간 동안 볼락임에는 분명한 입질을 두 번 받았지만 얼굴 구경은 하질 못했습니다.
인근에 공사중인 곳이 있어 물은 부옇게 흐려서 아무래도 낚시 여건은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처박기로 노래미는 꽤 올라 온답니다.
내일은 낮에 처박기를 해 봐야겠습니다.
여수쪽 고기들은 어떻게 생겼는지 가정방문까지는 아니더라도 면담은 해 봐야 할 것 아닙니까.
다음 주에 가정 방문이 학교 일정에 잡혀 있습니다.
생활 기록부를 대충 살펴보고는 가정 방문한다는 것에 부담이 생깁니다.
8명 중 편부 2명, 조부모와 생활하는 아이 1명이니 37.5%가 결손 가정입니다.
거기다 이 동네는 종교적으로도 조금 복잡한 동네입니다.
기독교 ㅇㅇ회 소속 교회가 하나, 일반적으로 이단이라고 하는 xxxx교회 하나, 역시 이단이라고 하는 ㅁ ㅁㅁ ㅁㅁㅁ 교회 하나, 거기에 통일교 관련 시설까지 반경 5Km 이내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근처에 성당과 사찰, 모스크는 없는지 찾아 봐야겠습니다. ^^;;
참, 이 글의 댓글에서 종교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원하는 바가 아니오니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더라도 자제를 부탁드립니다.
가정 방문을 하지 않아도 아이들의 학력과 행동을 보면 그 가정에 대해 대충 그림이 그려집니다.
그래도 놓치는 것이 있을지 모르니 가정 방문은 해야겠지요.
글을 쓰는 사이에 이미 하루가 넘어갔습니다.
내일, 아니 오늘은 일요일이니 느긋하게 늦잠 좀 자고 나서 업무 처리할 것 좀 하고 햇빛 나면 남은 청개비 쓰러 가 보렵니다.
오늘은 조황을 올릴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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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하게 써내려가는 유배지일기 읽는 재미가 정말 쏠쏠합니다.
이왕이면 배경이, 고립된 섬이었다면 더 재미있을텐데...ㅎㅎㅎ
잔잔한 아침드라마가 따로 없네요.
다음편들이 자꾸 기다려 집니다.
쭉~~~집필하셔서 책으로 출판하는것도 함 고려해보입시더~~
베스트셀러 될런지 우예 압니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