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젼에서는
국민 대통합 대담 프로그램이
나오고,
창 밖으로는 봄비가 내린다.
아파트에 살며
가장 불행한 일은
꽃잎에 닿는 비소리를
가까이 듣지 못하는 일일 것이다.
봄 밤을 가득 내리는 달콤한 비소리와
텔레비젼을 뜨겁게 달구는
국민대통합 대담 소리들.
거실의 창을 열어젖히고
비 맞는 나무와
꽃들을 보며
인간의 일을 생각해 본다.
이 비 그치면
저 산
얼마나 푸르러 질 것인가.
텔레비젼을 통한
국민 통합 대통합 대담이
끝나면
우리나라도
저 산처럼 푸르러 질 것인가.
지나고 보면
인간의 역사란 얼마나 덧 없는
것이더냐.
만리장성을 축조한
진시황도 돌아가고
비바람을 불러내던 제갈량도
흙이 되고
물이 되고
바람이 되어 돌아갔나니.
바라거니
살아 당대에
꽃 한 송이 피워내는
저 봄 비만 같아라.
새로 오는 봄에
새로이 피어나는 꽃처럼
개나리는 개나리로
진달래는 진달래로 피거라.
그리하여 그 모든 꽃들이
색색이 어울어지면
꽃대궐 되는 것이니.
색이 다르다 탓할 것이 무엇이며
종류가 다르다 따질 것이
무엇인가.
제 멋에 겨워
스스로 잘난 늠들.
대담은 대담으로 두고,
창을
활짝 열어젖혀
시원히 불어오는 바람에
섞인
봄비나 한 자락 맞고 볼일이다.
혹시 알겠는가.
봄 비에
내 피 푸릇푸릇해지면,
여러 날 적요하던
내 안방도
라일락 향기 가득한
꽃대궐 될라는지.
오늘 음악들이 대체로 블루지~하네요...
저두 어제밤에 hall & oates의 cd 들으며
잠들었습니다.(신기하죠)
"sara smile"
"you've lost that lovin' feeling "
이노래들도 좋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