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글] 똥장군을 아시나요....!

=====    똥장군  ============

정말 기억에도 남아 있지 않은 똥장군 입니다...
사진을 보면서 어릴적 생각을 하는것을 보니깐 늙어 가는가 봅니다..(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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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꼬드긴 건 형이었다. 분뇨를 수거해 내다버려야 할 우리 채마밭은 너무 멀었다.
교대로, 한사람은 ‘화이바’ 바가지로 분뇨를 퍼내고 한사람은 똥장군을 지고 나르기를

몇차례, 바짓가랑이가 땀으로 젖을 무렵 형의 제안은 솔깃했다. 이웃 김영감네 분뇨구덩이는 바로 지척이었다. 일은 생각 이상으로 수월했다. 우리는 콧노래까지 불러가며

날아다니듯 논두렁길을 오고 갔다. 마지막은 내 차례. 기분이 좋았던 형은 나를 거들고
나섰다. 하지만 죄에는 벌이 따르는 법. 찔끔찔끔 흘린 분뇨로 제법 미끄러운 논두렁길에서

발을 잘못 디딘 우리는 동시에 김영감네 분뇨구덩이에 처박혔다. 그날,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두마리의 똥강아지는 날이 저물도록 냄새 그윽한 논두렁에 하염없이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