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문제는 이게 아니였다.

하숙집 100m를 앞두고 가로등이 길을 안내하고 있는 골목길에서..

내 눈에 익숙한 모습의 한 사람은

기분 좋게 무르익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언기에 충분했다.


순간 나와 눈이 마주친 그 사람은..

내 여자친구였었다.


"헉........"


잠시 걸음을 멈칫, 은경과 기연이는 헤롱헤롱 거리다가 내가 멈칫하자

동시에 멈칫거렸고 혹, 우리 앞 길에 깡패-_-같은 녀석이 있어서 그런가

의심을 하며 은경이는 특히나 매우 놀라는 모습이였다-_-


그녀는 성큼성큼 나에게로 다가왔고..

아무것도 모르고 눈이 풀려있는 은경이와 기연이를 보더니..

냅다 나에게 한마디 했다.


"이 씨발새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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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어?"

"아까 그 사람, 저번에 노예팅 때 만난 여자애 아냐?"

"어.."

"그렇구나... 근데 왜 안 쫒아갔어?"

"...."



은경이는 남자로써 무책임 하다는 듯, 나를 한심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며

말을 했다. 하긴, 지금 생각해도 내 자신이 한심스러워 보이지만...



그녀는 은경이와 기연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욕지거리와 (욕이라고 해봤자 씨발넘-_-..수준이였지만)

온갖 표정의 일그러짐으로 감정표현을 했었다.

그 감정표현은 극도적-_-이였으며 결국 눈물을 흘리며

뒤돌아가는 그녀를 나는 어떻해 할지 몰라서 멍~ 하니 가만히 있었더랬다.



좀 전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 은경이는 나름대로의 직감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은경 "오빠는 말야. 어떻게 여자가 그렇게 욕하고 눈물을 흘릴 정도로

잘못을 했어? 무슨 잘 못 했길래 그랬을까.. 궁금해 죽겠네"



비꼬는 듯한 말투-_-

은경아, 남자를 계속 바꾸어 가볍게 살아온 너는 잘 모르겠지만..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원래 여러 가지 다툼이 있기 마련이란다...



은경 "오빠 근데, 오빠는 여자친구 있었다는 거 왜 말 안했어? 실망인데?

우리사이는 그런 비밀 없을 줄 알았는데......"

숙생 "뭐, 그런 것 까지 말하냐.. 글구 너 저번에 그 애랑 전화통화 하지

않았었냐? 저번에 나한데 전화했었잖아..<은경아 미안해 참조>"

은경 "잉? 그거 오빠 핸드폰 맞았어?

나 그거 전화 잘못건 줄 알고 그냥 끊어버렸었는데..-_-;"

숙생 "뭐, 뭐엇?"

은경 "나 그거 잘못 건줄 알고서 그냥 끊었어-_-;"




-_-으아아아악.

알고 보니, 나 완전 생쇼한 것이였다-_-;

은경이는 저번에 '그녀'와 전화통화 한 줄도 모르고

잘 못 걸은 전화로 착각한 것이였다. 물론 아무런 삐짐;없이 그냥

전화를 끊었고, 아무런 감정의 변화없이 잘 못 건줄 알고 그냥

넘긴 것이였더냐......-_- 즉 은경이한데는 아무런 미안함도 느낄 필요가

없었던 것이였다. 결국 나만 빙신-_-됐다.


숙생 "야-_-; 잘못 걸었으면 다시 걸지 왜 다시 안 걸었냐"

은경 "기분 드럽 잖어-_- 민망하기도 해서 전화기 꺼 버렸는데-_-;"


잠시, 왠지 이상하다. 앞뒤가 안 맞다. 저번에 은경이는

[남자 놈이 소심해가지고]

라는 식으로 나를 약 올리지 않았던가?


숙생 "야, 근데 저번에 나보고 소심하다고 한건 왜 한거냐?"

은경 "아니 그건... 오빠가 자기 빼 놓고 밥 먹었다고 삐져 있을 줄 알았거든.."


점점 바보가 되어 가는 나.

결론은 났다. 은경이 때문에 혼자 꿍하고 있었던 것, 결국 나 혼자만의 쌩쑈였다.



모든게 은경이의 어리버리-_-에서 나온 일임을 감지하니..

그녀하고 요즘 계속 트러블-_-이 생긴 것도 참으로 사소한 일인셈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그녀-_-에게 전화를 해서...

저번에 너가 받은 전화는 잘못 걸린-_-전화라고 해명아닌,

진실을 말해줄 수 있었지만 지금 문제가 이게 아니였다.


아까 울면서 뒤돌아가는 그애를 어떻게 달래느냐 그게 문제였다.


숙생 “야. 그나저나 너하고 기연이 때문에 그 애가 오해했다. 너도 봤잖아

울면서 뛰어가는 거, 미치겠다. 저번에 너가 잘못걸었다는 전화 때문에
한번

싸운적도 있는데..어떻하냐..“

은경 “어떻하긴 뭘 어떻해-_-사실대로 말하면 되지”

(참고로 은경이는 내가 그녀에게 여자랑 하숙한다는 말은 안한걸 알고 있다)

숙생 “사,사실? 무슨 사실?”

은경 “오빠랑 내가 룸메이트라고 하면 되잖아. 그래서 같이 논 것이라고..”


헉. 그건 안되지. 그러면 더 꼬이지-_-; 그건 안된다 은경아.


은경 "오빠! 오빠가 뭔가 착각하고 있는데, 차라리 그냥 사실대로 말하면

닌 솔직하다고 오빨 더 좋아할 것 같은데??"

숙생 "그, 그냐?-_-;;"


그래!! 글어타!!

솔직하게 말하자!!

사실, 여자애들이랑 하숙 하는게 대단한 일도 아니였다. 구지 비밀로 하고

다닌다는 건 요즘 개성적이고 개방적인 시대에 걸맞지 않은 행동이다.

오히려 자랑감이지-_- 그래 말하고 다니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그녀에게 전화를 했다.

하지만 받지 않는다. 계속했다. 그래도 받지 않았다.

결국 잠이 들었고 다음날에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전화를 했다.

그러나,, 그녀는 일부로 안받는 듯 하였다. 역시나 받지 않았다.

그렇게 그녀가 전화를 안받 길... 약 1주일이 넘은 것 같다.


아무이유없이... 아무런 생각 없이 ..

나는 이런 현실을 덤덤히 받아 들였고..

그리고 끝난 줄 알았다.

그렇게 그녀는 점점 머릿속에서 흐려져만 갔다.



..............................................


개강은 했고... 나는 다시 일상을 찾은 하숙생.

쥐도 새도 모르게-_- 주희선배와 미자누나는 개강 바로 전날에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술에 쩔어-_-들어왔고, 별다른 특별한 느낌도 없이

개강 첫날 아침을 맞이 하였다.

2학기가 되었다고 별다른 변화 없다는 건 대학생활 한번이라도 해본

분들은 다 아실 테고.. 나의 하숙생활도 차츰 차츰 적응 되어

그녀들에게서 아무런 호기심도 느낄 필요가 없을 때에..


문제는 이런 곳에서 생긴 것이 아니였다.


개강하고 아무생각없이 학교에 다니는데...

아주 끔찍히 부러운 커플로 보이는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었다.

왠지 낮이 익은 모습, 자세히 보니.. '그녀'였던 것이다.

헉-_- 이런 황당한 일이.

며칠동안 연락을 안했더니 이렇게 딴 남자를 사귀었다니-_-

너무나 어이 없는 이 입장 아실른지 모르겠다.

따라가서 그 여자애 멱살을 잡아다가 어떻게 된거냐고 화좀 내고 싶었는데

그러기에는 내가 너무 용기가 없고-_-;


어쨌든 슬금슬금-_-얍삽하게 미행을 하면서 그 넘-_-이 누군가 한번

관찰하기 위해서 여기저기 숨어다닌 결과! 나는 그넘의 얼굴을 보고 말았다.


바로 태영이 녀석이였다!!!!!


....라고 하기에는 너무 뻥같지..^^;; 실은 뻥이다.

모처럼 나답게 글의 분위기를 재미있게 이끌고 싶었다-_-;


아참. 지금 나 심각해져 있어야는데-_-


그 남자녀석 또한 왠지 낮이 익은 얼굴.

그래. 저 넘은 바로 예전에 연세대-_-갔을 때 그넘이지.



나는 집에 돌아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그녀와 사귄지 100일도 안됐다-_-

뭐, 나름대로 100일을 넘기기가 힘들다던데.

그녀와 사귀기 전에 정말 그녀를 좋아하는 연세대 남자때문에

시달리기도 많이 시달렸고-_- 그 남자 넘이 울면서 애원하기도 했고.

나는 자존심 때문에 계속 버팅겨 보고 붙잡아보자 라는 생각을 했건만

지금, 그넘을 다시 보니깐

왠지 측은한-_-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새끼 결국 다시 '그녀'를 찾았구나...


그냥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연세대! 내 이녀석!! 너가 이겼다 -_-)-b ]



다시 한번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면

나는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녀를 만나도 '사랑' 따위의 감정같은 건

눈꼽 만큼도 느낄 수가 없었다. 그녀와 손을 잡으면서 단계를 거치*-_-*고

싶다는 생각도 전혀 안했고, 남들 다 한다던 키스-_-조차 하지도 않았다.


그냥 왠지 남에게 물건을 빌리고..

사용도 안하고 고스란히 돌려준 느낌.

그냥 그런 느낌이다.


은경이에게 이런말을 했더니

나같은 남자는 첨 본다고 한다-_-;

겉만 남자지 머릿속에는 아무것도 안들은 깡통이라면서 말이다-_-;

키스도 못해봤냐면서 놀리기 까지도 한다-_-; 그리곤 덧 붙였다.


은경 "오빠 잘 됐네! 이젠 나랑 맨날 놀자 ^0^"


아무래도 은경이는 내가 그냥 놀잇감으로 밖에 안보이나 보다.

에혀.......-_-;;

그래도 애인이 사라지니 가슴이 씁쓸하긴 하다.



그렇게 '그녀' 에 대한 기억은 사라졌다.

다시 한번 언급하자면-_- 그 이후로 그녀의 핸드폰 번호 조차 까먹었다.

이름도 생각 안난다-_- 신발......-_-;;

그래서 하숙생이 노예팅에서 만난 여자애를 '그녀' 라고 한 것이다.

생각해봐라. 2년전에 90일쯤 사귄 여자애 이름 조차 까먹었다면 말이다.

그만큼 관심도 없었고, 흔적도 없다. 사소하게 나눈 편지 조차 없었다-_-;



이젠 [하숙생]스토리에서 '그녀'는 영영 사라지게 되리라....-_-;



──────────────────────────────────



기연 "오빠 랩하자~"

숙생 "뭐?? "







1명의 남자와... 4명의 여자와의 만남은..
필연이다...
<하숙생>

─────────────────────────────────────

하도 오래되서 기억이 나질 않지만

개강하고 몇 주 안된 어느날이였을 것이다.

재수까지 해놓고선 좀더 배워보자고 들어간 대학생활.

나의 하루는 스타크레프트에서 시작해-_- 스타크레프로 끝났다.

보통 군대가거나 철이좀 들면 허송세월로 보낸 과거를 후회하곤 하는데..

내가 요즘 그 시점이다-_-; 돈으로 계산을 해 보면

한학기 등록금이 대략 270만원 선. 약 3달간 수업을 들으니깐

270 나누기 3은 90만원..... 거기에다가 용돈, 밥값, 또 방값을 따지다 보면..

최소 한달 150만원은 드는게 현실이다. 나는 그 돈들을 정말 아무 의미 없이 보낸

것이다. 학점이라도 잘 나오면 아무 문제 없으련만...

나의 1학기 성적은.............



2.20 였었다............


(이쯤되면 여러분들 나에 대한 기대치 많이 떨어지지 않았나 싶다-_-

하숙생은 여자들하고 부럽게 생활하면서 학점까지 좋으면...

완전히 서울대 생에 모델-_-아닌가? 쿨럭;; )


흠...... 어쨌든 나의 목표는 장학금-_-에서 3점 넘는걸로 대폭 축소되었다-_-



더우기 군대 가기 전에는 좀 놀아야 된다, 라는 말도 안되는 상식을

나 혼자 흡수하면서 정말로 '군대가기 전에 놀자' 라는 생각이 첩첩산중되자

나의 대학생활은 말 그대로 개판;; 이였다.


위에 언급한 대로 기억도 안나는 2학기의 어느날...

하숙생활을 같이 하게 된 기연이 밥을 먹으며 나에게 말을 했다.


기연 "오빠, 랩할래?"

숙생 "왠 랩? 랩하고 싶으면 내가 비트박스-_-넣어줄까?-_-a"

기연 "그게 아니구..ㅡㅡ; 나 대학 힙합동아리거든, 근데 조만간 대학로에서

공연할 건데.. 이벤트로 힙합노래 하는 중, 즉석에서 남자 불러서 같이

할껀데. 오빠가 할래?"


순간 목구멍으로 들어가던 쌀더미-_-가 잠시 걸렸다. 물을 한잔 마셔준 후,

나는 긴장한다.사람들 많은데서 랩을 하라는 이야기인데..

내가 그동안 '힙합좀 했다' 라는 건.. 사실 다 뻥-_-이였다.

친구들하고 노래방 가면 랩하는 .. 그 수준 밖에 안되던 것이였다.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나를 알고 있는 건가.. 기연은 나를 더 바싹 긴장하게

하는 말을 계속 이어갔다.


기연 "오빠 무대 서봤었다매? 압구정동에서도 즉석에서 랩하던 거~~ 그때보다는

분위기 약할 테니깐..오빠는 할 수 있을 꺼야. 그치?"

숙생 "하하하하.."


일방적인 기연이의 강요에 허락을 하고 말게 된 하숙생...

초반에 침착하고 조용할 것으로 보였던 기연이의 성격 또한 '은경틱'했다.

일방적으로 말하고 일방적으로 선택한다-_-;


아, 미친다.

설마 프리스타일로 하겠나, 생각을 했지만.. 기연이가 나에게 그런 부탁을

한 이후로 나는 혼자 중얼거리는 일이 많아 졌다.

어떻게 보면 군대 안갈려고 '정신적 장애' 처럼 보이는 혼자 중얼거림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분명 프리스타일 랩을 연습하는 것이였다.


"내가 길을 걸어가네! 길에 침을 탁! 뱃네! 기분 시원하네! 담배가 땡기네!"


...이런식으로 나는 프리스타일 랩 연습을 했다-_-;


태영 "야 미친놈아. 너 혼자 뭐라는거냐? 나한데 그렇게 불만 많냐?"

<-오랜만에 등장하는 태영이-_-

숙생 "에효.... 너가 프리스타일의 세계를 아냐?.."

태영 "잉? 너 G코드 가입했냐? " (G코드는 울학교의 힙합동아리다)

숙생 "아니, 그게 아니고.. 본좌가 조만간 프리스타일을 요구하는 그런 무대에

서게 될 일에 처해있다. 그래서 연습중이시지.."

태영 "혹시, 너 노래방 가면 항상 부르는 싸이의 '새' 실력가지고..프리스타일

랩을 구사한다고 쇼하는 건 아니겠지?"


아 젠장. 내가 노래방 가면 항상 부르는 "새"... 이거 최선을 다해 부르는 거다.

근데 태영이는 허접-_-;으로 그동안 생각했던 것이였다.


나는 엄청난 심리적 압박을 가지며 하루를 보냈다.

태영이 조차 프리스타일 연습-_-하는데 방해꾼으로 느껴질 만큼, 나는 열중하고

집중했다-_- 그러다 보니 어느순간 혼자 다니는 일이 많아 졌음을 느꼈고;;

이러다가 왕따-_-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순간 들었었다.


하지만 내가 좋아라 해서 하는 것이니, 무슨 상관인가? ^0^;;


겉으로는


"하하 프리스타일? 까짓껏 해주지 흣-_-+ "


이라고 기연과 은경에게 호언장담했지만...

여러분들도 아시다 시피 나는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약 4일간을 연습했었을까? 이번에는 아침에 잠을 자고 있는데

기연이가 깨우며 말을 했다.


기연 "오빠~! 오빠가 할 부분은 CB MASS의 '진짜' 라는 노래의 어느 부분인데

어느부분 시킬줄 모르니깐 그거 다 외워놔-_-"


숙생 "음냐 =_=그 노래는 랩하는 사람이면 당연히 아는 거 아냐?이미 다 외웠어~"



헉,

이게 모냐.

그럼 나 여태까지 프리스타일 연습한 거 안해?-_-

헉;; 헉;; 내가 얼마나 연습했는데..

나는 그 동안 친구들과의 술자리등, 인간관계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하며

혼자 프리스타일도 연습했었고, 노래방도 혼자-_-청승맞게 가면서

시간을 보내왔었다. 근데 이게 왠 청천벽력같은 소리야.


나는 확인을 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숙생 "흠, 프리스타일은 안해? 그게 내 전문인데 흣......."

기연 "어-_- 그런 건 안하는데..."

숙생 "흣, 아쉽군 유남새임~ <으아악 젠장>"


...라면서 아쉬움+서운함-_-; 을 뒤로 하고 현실을 직시.

그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인터넷으로 '진짜'를 검색해서

가사를 프린터 하고 죄다 외워 버렸다-_-; 누가 보면 별 미친 공부하는

대학생으로 보았을 것이다-_-;



결국 공연날은 잡혔다.


두구둥


200X년 X월 XX 일 XX요일

X 여대 힙합동아리 xxxxx -_-


기연이가 말하는 모든 공연 일정을 메모로 받아 적자,

나의 손은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이 떨림... 수능 첫번째 봤을 때도..

두번째 봤을 때도 ..느껴보지 못한.. 참신한 떨림이다-_-;


공연일정 확정이라는 엄청난 압박이 내 시각을 자극하고

'급하다' 라며 뇌를 자극 한 순간 나는 더 확실히 해야 함을 느꼈다.

생각해 봐라. 여자들 만이 있는 여대에서, 힙합동아리 그것도 춤이 아닌

랩동아리가 공연을 하게 된다면 대외적으로 엄청난 행사가 될 수 도 있지 않은가?

더우기, 기연이가 다니는 여대면 남자들이 줄줄줄 따라다닌다고 과장해도

아쉽지 않는 곳 아닌가.

그렇다면 공연당일에는 여기저기 대학교 힙합동아리들이 찬조 공연 올테고..

그 찬조 공연 오는 힙돌이들은... 꽤나 프로다운 아마추어들일 텐데..

(더우기 본좌 학교 힙합동아리에서도 분명히 올테고..ㅡㅡ;)


그 넘들 덩어리 사이에서 내가 특별한 손님(?)으로 불려나와서 랩을

해야 한다면, 그 여자애들 사이에서 잘해도-_-질투의 대상이 될 텐데..

아, 미치겠네.

괜히 한다고 말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나의 긴장감은 극도였다.


이젠 안되겠다 싶어, 나는 CD MASS의 음악을 틀었다.

듣고 또 듣고.....;; 또 듣고 계속듣고.....ㅡㅡ;

하도 많이 들었더니 이젠 그 비트가 어느부분에서 나오는지 외울 정도였다.


듣기만 했으랴?

불러도 보았다-_-

혼자 하숙방에서 빗을 마이크 삼아 손을 이리저리 휘면서 연습을 실천처럼

했다는 것이다. 나의 연습은 그날 새벽 2시까지 계속 되었고..

비록 자칭 힙돌이로써 자존심은 상했지만 기연이가 하숙집에 들어오면

같이 맞춰보기나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연습을 계속 하고 있는데...


씨댕......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ㅡㅡ;

그날 주희는 술쳐먹고 들어와 있었다.


이리저리 손을 휘-_-저으며 연습을 하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내 방문이 활짝 열렸다.

생각해봐라, 혼자 이리저리 연습을 하고 있는 나의 눈과

주희양의 눈이 마주쳤을 상황을.....ㅡㅡ;


주희 "야 너 진짜 장난 아니다. 이젠 고성방가에, 어쩜 너 그러냐?"

숙생 "......"


솔직히 나 잘한 거 없다. 진짜로 고성방가로 신고당해도 할말 없었다.

근데 좀 짜증이 났다-_-; 저번에 욕먹은 것도 좀 그랬는데..

이번에도 오랜만에 말 걸었다는 것이, 잔소리니...ㅡㅡ;


오늘은 주희가 한잔 했다는 것을 직시한 나는.. 좀 걔기-_-기로 했다.


숙생 "아휴~ 알았어요. 안할께요. 안하면 되잖아요~ 근데 노크도 안하고

들어오시네요. 제가 그렇게 만만해 보이나요?"

주희 "너 지금 뭐라고 그랬어?"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닫혀 있는 방문 사이로 세어나갔는지..

미자누나가 눈을 비비며 밖으로 나왔다.

오랜만에 등장하는데;; 기분 탐탁치 않은 분위기에 등장한다-_-;


미자 "야!!! 너네 요즘 왜그래? 지금 시간이 몇시인데 싸우냐?"


그 순간 미자누나도 있었는지 조차 몰라 당황했지만..

(미자누나는 내가 연습하던 소리를 고스란히 들으면서 잠을 자고 있었던 게냐;)

어쨌든 미자누나는 주희와 나 사이가 별로 않좋다는 걸 알고 있었다.

주희는 저번에 야한동영상 걸린 걸 미자누나한데 꼬발렸었다-_-;

하숙생을 어떻게 조치 좀 취해야 한다고 말이다, 젠장-_-


결국 그날 밤은 연습도 못하고.. 기분 X 같게 자버렸다.

으으으윽.. 공연날은 며칠 안남았는데...




그러던 공연을 2일정도 앞둔 어느날이였던가?

수업을 듣고 있는 나에게 온 기연의 문자는...

나를 환장하게 만들고도 충분했다.



[오빠, 오늘 우리학교와야 쓰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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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연이에게 문자가 온 시간은 한창 식곤증이 몰려와..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을 때였던 지라..

도무지 문자를 볼 수 있는 힘이 눈꺼풀에 들어가지 않았었다.

문자가 두겹으로 보였으니 누가 보냈는지 알길이 있었으랴...

답문은 보내야 했으므로, 나는 잠결에 문자를 보냈다.


[알았어. 나 밥사주는 거지?]


그러자 기연이 아닌 줄 착각한 '기연'은 문답을 보냈다.


[알았어~ 오늘 내가 다 말해 놓을께]


내가 제정신을 차리고 문자를 보았을 때는 이미 수습불가였었다.

으아아아악! 내가 미쳤지!!


숙생 [야!! 너네 여대잖어!! 내가 어떻게 가라고!!]

기연 [왜 못와? 그냥 와~]

숙생 [여대인데 내가 어떻게 가냐구!]

기연 [여대는 뭐 사람 사는데 아냐? 그냥 와~]


무조건 그냥 오라는 기연이 말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가 숫기기 없어서 여자만 떼거지로 있는 곳에 갈 수 없다는 건

둘째치고, 내가 잘생기지 않아서 여대에 갔을 때 먹을 온갖 무시의

눈초리를 받을 거라는 것도 셋째-_-치고....

여대는 남자가 들어갈 수 없는 곳 아닌가??


숙생 [야!! 엽기적인 그녀도 못봤냐? 차태현 거시기, 걔 완전 무장하고

학교 몰래 들어갔잖아! 나는 그럴 깡 없다.ㅡㅡ;;]

기연 [울학교는 남자 들어올 수 있을껄? ..맞나? 모르겠다. 잠깐만-_-]


나는 기연이의 대답을 예상했다 [가능] 혹은 [불가]

하지만 기연이는 이렇게 답문을 보냈다.


기연 [다 모르겠다는데?-_-]


모르겠다니-_-; 너 거기 학생 맞아?

어쨌든 나의 대답은 No였다. 말도 안되지;; 내가 무슨깡으로 거길가..-_-

나는 말도 안된다며 기연이에게 갈 수 없다는 문자를 보냈다.

그러자, 기연은 대답했다.


기연 [우와 오빠 장난아니다! 실망이야. 지금 다 기대하고 있단 말야.

빨리 오기나 해. 아니면 내가 데릴러 갈꺼야]


하긴, 군대에 갔다 오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군대에 여자가 들어오면 늙었던 젊던, 못생겼던, 이쁘던 이슈가 될 것이

분명하다. 여대도 비슷하겠지. 우선 내가 학교에 가게 되면 그것으로

이슈가 될 것이 분명하겠지만 이슈가 되든 안되든 그 힙합걸들은

'기대'를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강경했다.

절대 노. 말도 안되지. 노야 노! 나는 그녀들이 나를 '평가'하길 거부한다-_-+



비록 그동안 내가 그 '이벤트'를 위해서 연습한 것이 허사로 돌아가..

엄청난 손해를 보았다고 하여도 나는 기연이의 말도 안되는 부탁에

모든것을 포기했다. 즉, 그동안 내가 랩 연습을 위해 불안+초조+긴장했던

것들이 이젠 싹 사라진 것이다. 마음이 한결 놓였고...

'그럼 그렇지..내가 무슨 랩이야..' 라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맘편하게 수업에 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에혀.... 그 랩연습 때문에 주희랑 또 싸웠는데.....

시원섭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가 끝나고.. 곧 있을 기말고사나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태영이와 왕따스럽게, 혼자 묵묵히 도서관에 가려는중에 무심코 핸드폰을

보았는데.. 이런, 부재중 통화가 무려 6통이였다.

엇, 누구지? 누가 나를 이렇게 찾을까. 흐뭇한 표정으로 담배한대 피우려는데..


"오빠아아아!!!"


왠지 익숙한 목소리~! 나는 뒤를 돌아 보았다.

창문이 2/3쯤 열린 소나타 2에서 기연이가 나를 향해 손을 마구마구 흔들고
있었다.

뭘까-_- 이 찝찝한 기분은 뭘까.


"어, 너가 여긴 왠일......."


이라고 물어보려던 찰나.


"빨리 타요!!"


라고 앞좌석에서 소리치는 선머슴 같은 그녀.

처음에는 남자인 줄 알았다.

하지만 목소리는 분명 여자였다-_-a


나는 성큼성큼 불안한 걸음으로 기연이에게 다가갔다.

기연이에게 다가가는 순간.

젠장할. 아까 기연이가 나에게 보냈던 문자가 순간 생각이 났다.


[아니면 내가 데릴러 갈꺼야.....]


라고.........


그렇다. 기연이는 나를 데릴러 온 것이다-_-;;;;;;;;;;


숙생 "기연아..혹시....ㅡㅡ;"

기연 "알면 빨리 타~!"

숙생 "저, 저기..나는 마음의 준비가.....ㅡㅡ;;;;;"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두명의 여자는 차에서 내려 나를 억지로

찻속으로 밀어 넣기 시작했다. 푹푹푹~~ 윽윽윽~!~



얼마나 기절해 있었을까.........

약 5초간, 나는 어벙벙해져 하늘이 노래보일 뿐이였다.

태영이는 내가 혹, 납치당한 줄 알고 걱정스레 전화했다.

맞다. 나 납치 당한 것 맞다. 이럴 수는 없는거야...T_T


여자애들에 둘러 쌓여 몸을 최대한 움츠리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 내 모습을 보자, 조수석에 앉아 있던 레게머리의-_-어느 여자가

나에게 말했다.


레게머리 "Hey~ guy~~ 반가워~"

숙생 "네 안녕하세요...ㅡㅡ;"

레게머리 "-_-; 기연아, 이분이 그렇게 프리스타일을 잘한다는 거야?

왠지 어리버리해 보이는데....."


말도 안됐다. 어떻게 내가 두 귀로 다 듣고 있는데 나를 그렇게 욕할 수 있는거지?


기연 "응~ 이 오빠 예전에 압구정동 언더에서 랩좀했데~"

레게머리 "오~~"


차라리 대 놓고 나를 욕했으면 하는 바램이였다.

굴러가던 주먹만한 눈덩이는... 이미 바위덩어리 만큼 커졌다-_-;


우선, 짧은 거리지만 이렇게 차 운전을 하고 다니는 여자애들을 보니

왠지 달라보였고 무엇보다도 그녀들이 하고 다니는 꼬라지-_-가

장난이 아니였다. 레게머리는 말 할 것도 없고.. 여름이 다 되어가는데

머리에는 온갖 두건으로 포근히 감사 안아준 모습이였으며..

온몸에는 스댕으로 몸을 고리 삼아 달고 다녔다.

심상치가 않았다......-_-


울학교와 s여대와의 거리는 매우 짧다.

폭주로-_- 약 8분만에 도착을 했다. 정문에 말이다-_-;

학교까지 들어오는 입구에는 유흥가가 자리 잡고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들은

거침없이 운전을 했다. 나도 모르게 앞 좌석을 꼭 잡고 있었다.


정문앞에서 차는 잠시 정차했다.

운전자이자 가장 보스-_-로 보이는 여자는 아까 나에게 인사겸으로 한마디

해놓고 아무말 없다가 말을 꺼냈다.


"아무래도 은폐가 필요해"


그리곤 나보고 고개좀 푹 숙이란다-_-

힙합동아리 까지 가기 위해서는 남자를 데리고 갈 수 없을것이라는

그녀의 생각이였나 보다.

모처럼 여대 구경좀 해볼랬는데;; 아쉽게도 학교 건물과 학생*-_-*들은

구경조차 못하고 건물로 들어갔다.

여기저기 눈치를 본 후, 지하로 향해 있는 계단을 몇차례 내려가니..

드 넓은 강당같은 곳이 나왔는데.........


거기에는 여자들이 30여명정도 떼거지로 있었다-_-


억...........;;;

순간 나의 얼굴은 홍당무가 된다.


"안녕하세요^0^"


라고 차분하게 인사를 하는 여성분들.

아, 꽃밭이다 꽃밭. 이순간은 죽어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도착하자 그녀들은 마치, 연예기획사에서 사장이 연습하는 걸

보러 오는 모습 마냥, 연습하던걸 다 멈추고.......

나를 신기하고 정중하게 맞이하다가.. 다시 연습에 들어갔다.


나는 단조로운 '랩'동아리였는 줄 알았다.

하지만 맴버들의 숫자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여기 동아리는 춤과 노래를

같이 배우고 노는 곳이였다. 내가 도착했을 때도 춤연습이 한창중이였다.


열심히 땀을 뻘뻘흘리는 그녀들의 모습을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무래도... 리드댄서로 보이는 그녀가 이뻤기 때문인지라..ㅡㅡ;

코가 오똑하니 수술한 것 처럼 보였지만, 정말 아름다웠다.

(참고로 말하지만;; 나와 그 리드댄서와는 아무일도 없었다-_-;;)


기연은 내가 오자마자 노래를 준비했다.

어엇. 드디어 프리스타일 시간인가? 흣...-_-+

하지만 기연은 나보고 연습하라고 했던 CB MASS의 음악을 틀었고..

그녀들은 나만 오면 준비 끝이라는 생각을 했던지..

다들 자세-_-를 잡고 있었다.


과연 내 부분은 어디일까... 속으로 가사를 되씹고 있는데..


"오빠 여기야!!!"

"뭣?"


기연이가 나에게 알려준 '내 차례'는 맨처음이였다-_-


숙생 "야-_- 내가 맨 처음 하라고??"

레게 "싫아요?-_-+"

숙생 "아뇨-_-좋아서요.."


나보고 첫 스타트를 끊으라니...ㅡㅡ; 심히 부담이 되었지만..

나는 자연스럽게 연습한 모든 것들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점점더 점점더 다가와바~ big hevy woman~~]


목소리 톤까지 비슷하게 하며, 쑥쓰러움도 잊고-_-

온갖 표정연기까지 보이며 열창을 해 주었더니..

그녀들은 자기들의 순서조차 까먹고 나를 빤히 바라보고 시작했다..


.....는 내 꿈이였는데;;;

그녀들은 그냥 '할줄아네' 수준의 눈빛만 보낼 뿐이였다.

하긴, 너네들이 노는 애들은 진짜 힙합하는 애들이지..ㅡ.ㅜ


한 두곡 불렀을까?

분위기 달아오르고~~ 이 여자애들하고 점점 친해지고~~

춤추던 애들 구경오려고 하는 찰나..............


기연 "오빠 끝났어"

숙생 "응?( ^-^)"

기연 "오늘 연습끝이라구...^^"

숙생 "........."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_-

연습한지 30분도 안됐잖아.

그녀들은 정말로 작두로 무 자르듯;; 연습을 중간에 딱 끝내고

짐들을 싸기 시작했다. 지내말로는 연습실 빌려서 쓰는거라서

나가봐야 된다고는 했지만.. 왠지 내가 싫어서 다 도망가는 것 같았다.

으으윽.


아까 내가 건물 앞까지 차를 타고 온것과 반대로.....

건물 앞에서 차를 타고 정문으로 나갔으며........

그녀들은 나를 우리 학교까지 바래다 줄 것이라는 나의 기대를

무참히 짓밟아 버리고.......

지하철 역에서 내려주었다-_-




못믿겠지?


정말로 s여대앞 지하철 2번출구에 나를 내려다 준 것이다.

그리곤 기연이의 하는 말.


기연 "오빠 미안해 나 수업있어서^^ 있다가 하숙집서 봐~~"



...... 내 손에는 지하철비 1000원짜리가 쥐어 있었다.

마치, 연습료 같았다.



나는 한동안 지하철 역 앞에서 가만히 서 있었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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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당일

여전히 밤늦게까지 스타크레프트 1승을 위하여 몸부림 친 덕분에

새벽이 다 되어서야 하숙집에 들어왔고 여자애들은 전부 수업을 갔는지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적막한 하숙방에서 혼자 밥을 먹어야 했다.

사실,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_- 무슨 혈연도 아니고,

반겨주리라고 생각한 내가 바보지...

방문을 열고 들어가려하니 문 앞에 붙어 있는 노란색의 이쁜 쪽지.

은근슬적 하숙집 가족의 고백 따위로 기대하며 가슴이 콩캉거렸던 내 자신이

한심하기도 했다-_-;


[오빠 오늘 7시 대학로 xx 이니깐 지하철 0번 출구에서

찾아와~ 마중은 못나간다]


엄연히 공연에 초대를 받은 ‘초대손님’인데 그녀들은 내가 아쉽게

느껴지지도 않나보다. 오려면 오고 말라면 말라는 말투다.

우씨, 저번에 그녀들의 준 구깃구깃한 천원짜리 한 장이 생각난다.

어찌나 비참하였던지-_-; 그래도 어쩌랴. 여자들의 부탁인데

들어줄 수 밖에...


원래 수능 전에는 수능공부를 하지 않는 법.

본좌 두 번이나 수능보면서 내린 결론이지만, 백날 수능에 대한 결론

내려봤자 무슨 소용이겠는가. 삼수할 것도 아닌데.. 그리하여 오늘만큼은

랩에 대한 부담을 떨쳐 버리고 즐기자는 의미로 집에서 빈둥거리기로 결정했다.

진짜로 빈둥거리기로 한 것이다. 절대 CB MASS의 ‘진짜’를 100번 듣지

않았다. 50번 정도만 들었을 뿐이다. 그리고 절대 힙합연습 안하기로 했다.

그냥 단지, 랩 연습만 하기로 했다. 또한 절대 집에서만이라도 외모에 대해서

신경 안쓰기로 했다. 그냥 모처럼 목욕탕 갔다 오고 미장원에서 염색만을

다시 했을 뿐이다-_-


휴......


정말 공연 당일 날 시간 빨리 갔다.

잠깐 목욕하고 미장원 갔다 오니깐 크헉 벌써 4시인 것이다.

3시간 뒤면 나는 몇 천 명이 운집되어 있는 콘서트 장에서 공연을 치르게

될 것이었다. 아, 생각하기 긴장 또 긴장이 되었다.


그렇게 긴장한 탓일까.

슬금슬금 졸음이 밀려왔는데, 잠깐 눈좀 붙이자 라는 생각으로

이미 무스로 떡칠 되어 있는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허리를 핀 자세에서

눈만 잠깐 감기로 했었다. 눈만 잠깐...


엇.

몇시지.

핸드폰의 시계를 보니 18시 50분이였다.

아, 잠시 헤롱거리는 나의 뇌-_-. 계산조차 하기 귀찮을 정도로

졸음이라는 졸음은 모두 머리에 몰려 있었다. 그래도 꿋꿋히

계산을 해 보니 결론은 저녁 6시 50분이였다.



^-^

...........................





씨바.

크아아아아악!!!

공연은 7시 인데!!!

커허허허허허허허허허헠



손에 집히는 데로 모두 집고! 하숙집으로 튀어나갔다!

밖으로 나가면서 차 유리로 비치는 나의 헤어스탈.

젠장이다-_- 나는 베개를 덮고 졸고 있었다. 30여분동안 만진 무스바른머리.

눌려져 있는 상태로 굳어-_-이였다.

어쩔 수 없이 하숙집으로 돌아와 모자를 집어 들었다.

크흐흐흑. 내 비싼 머리...T_T


그때는 정말 보이는 것이 없었다. 그동안의 노고가 다 물거품이 되어

날아갈 것 같은 다급함에 아무 생각도 없었다. 지나가는 차들이

다 택시로 보일 정도로 감각이 더뎌져 있었다.

결국 택시를 잡았으나-_- 모범-_-택시였었고, 모범스럽게도 택시운전사는

비싼 요금을 요구할 것이 분명하였다. 지갑을 뒤졌으나 달랑 오천원.

택도 없는 금액이라고 판단하였고, 비참, 또 비참하게도

길음역까지만 바래다 달라고 하였다.

시간은 흘르고 흘른다. 벌써 7시가 넘었다.


아 젠장.

내가 첫 수능시험을 망친 기억이 생각난다.

나는 수능 전날에 오후 6시부터 밤 9시 까지 저녁잠을 자 버렸다.

잠깐 눈 좀 붙인다는 것이 일찍 자야 된다는 수능 전날에 무려 3시간이나

자 버린 것이다. 당연히 잠이 올 리가 없지...

수.능.전.날 나는 새벽 3시에 잤다... 첫수능은 그렇게 망쳤다.

나의 비참했던 과거가 머릿속에 오버랩이 되니..

나중에 이 졸음-_- 때문에 내 인생이 삐리 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결혼 첫날 밤, 신혼여행지에서 사랑스러운 아내가 샤워*-_-*를 하고 있는데..

‘잠깐 졸아야지^-^’ 하고 눈을 떠 보니 다음날 아침........


아, 이러면 절대 안되는데...



대학로 회현역에 도착하면 다 도착한 줄 알았건만, 거기서 부터가

더 큰 문제였다. 날은 해가 짧아져 벌써 어둑해 지고 길가는 사람들은

목적의식을 가지고 다들 정신이 없는지라 길을 묻기에도 참 힘들었다.

(하긴, 정신이 없던건 나였지만)


수소문끝에 드디어 공연장을 찾았다.

어두칙칙한 지하계단을 내려가니 쿵쿵짝 거리는 흥겨운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내가 나설 차례인 것이다.

공연장은 소극장 형식이였다. 관중석도 없고 달그러니 무대만 있었다.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차차 분위기에 적응하려 해 보니 다들 춤추고

손흔들고 뛰어다니고, 이해가 갈만 했다.

엇, 잠간 나는 기연이를 찾아야지...-_-


무대 옆쪽으로 가니 예전에 만났던 그녀들이 폼잡고 있었다.

담배를 피우며......


숙생 “기연아, 나 왔어 미안해, 늦었지?”

기연 “어라? 오긴 왔네?”


사실, 무지 기다려 하는 기연이와 무리들의 표정을 기대했지만

다들 여유만만했다. 참으로 이상했다-_-


두목 “어? 왔네? 야 너 됐다”


두목은 옆에 있던 어느 덩어리에게 손을 휘휘 내 저으며 초대손님이

안올 줄 알고 왔으니 필요없다는 듯이 그 덩어리를 손짓 하나로 옆으로

몰아냈다. 그녀들이 내가 안 왔어도 여유만만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나 말고도 쓸 남자가 많았기 때문이였던 것 같다-_-;;

순간 비참해 진다.


숙생 “기연아 아직 순서 안끝났지?^^;”

기연 “응 이 다음다음이야. 근데 오빠...”

숙생 “어?”

기연 “옷 그거 입고 왔어?”


다짜고짜 내 옷에 태클거는 그녀.

사실 그랬다. 폴로티에 갈색 면바지, 그리고 마틴워커(맞나?)...

전형적인 대학생 스타일의 옷이였으니 이런 분위기에 정말 기연이

어이 없었을 것이다.


숙생 “너도 알잖아; 나 옷 없는거..”

기연 “아씨 빌려 입고라도 오지...뻐끔뻐끔”


내가 정말 놀란 것은 평소 하숙집에서 다소곳하던 기연이가

여기에서는 정말 껄렁 껄렁한 싹퉁뱅이로 돌변한 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무대 분위기에 심취되기 위해서 취해야 할 행동인 것 같아서

이해하려고 노력했으나......


기연 “오빠 이거라도 입어라. 지금 바쁘니깐 정신좀 차리고”


그러면서 나에게 휙 던져주는 펑퍼짐한 파카잠바.

순간 할말을 잃었지만.. 기연이가 뿜는 담배연기에 쫄아, 나도 모르게

던져 준 파카를 고스란히 입어주었다-_-;

제법. 폼 났다.


무대 위에서는 예전에 코가 오똑해 이뻤던 그 여자애가 무대위에서

화려하게 춤을 추고 있었다. 힙합댄스 부분에서는 그녀가 리더인 듯

유난히도 돋보였다.


나도 모르게 그녀의 웨이브 하나하나에 심취되어 눈이 슬슬 풀리고

있던 찰나 그녀의 댄스는 끝이 났고, 두목이 갑자기 올라가더니..

예 베이베~~를 쪼금 외치고는 신호를 보내자

음악이 흘러나왔다. 이젠 춤이 아닌 랩을 해야 할 차례인 듯 했다.


엇.

근데 이 음악 많이 들어본 노래다.

뭐였더라. 아, CB MASS의 '진짜' 라는 노래지~ 어쩐지 많이 들어본 노래다 싶다.

흐흣 나도 모르게 많이 들어온 음악에 몸이 흔들어 지려고 할 찰나...

기연이와 몇몇의 여자애들이 무대로 뛰쳐나왔고...

나는 '어디 한번 구경해보자' 라면서 팔짱을 끼려 하니...

기연이가 갑자기 무대에서 날 보며 당황스러워 하더니..

뭐라고 하는 것 같았다.


[씨발 안나와?]


라고.........

-_-

헉, 맞다.

나는 왜 이렇게 어리버리 할까-_-;;

결국 한타이밍 놓쳤고-_-;; 나의 부분을 그녀들은 느닷없이 다른 사람이

하게 되었다. 으아악 미치는 줄 알았다. 나때문에 공연 망쳤다! 라는 메아리가

내 귓속에 맴돌았다-_-;


어쨌든 무대에 올라오지 않으면 기연이에게 감금되어 담배연기에 질식해

숨질 수 있으므로, 나는 무대로 뛰쳐 나갔고...

내가 무대로 나온 것 자체로도 관중들에게는 여자들만이 있어야 할 곳에

왠 고추;;냐 하며 놀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내가 그 표정을 봤을리는 없겠지마는..ㅡㅡ;)


내가 해야 할 부분을 죄다 어느 여자가 해버렸고... 코러스기 지나자..

기연은 손을 위로 아래로 흔들면서 분위기 맞춰 제스쳐를 취하다가..

내 옆을 지나가면서.. 기연은 큰소리로 말을 했다.


[오빠!! 할차례야!!]


흡.

비록 이 부분은 내가 연습한 부분이 아니였지만 워낙 수십번 들어온

부분인지라 나는 유창하게 랩을 했다. 온갖 오바를 떨면서 말이다-_-;

고개는 락을-_-하듯 흔들어 댔고-_-; 서태지의 울트라매니아에서

나오는 서태지의 허리 굽혔다 피기를 내 부분 하는 동안 계속 해 댓다-_-;

내 부분이 끝나고는...그냥 손만흔들다가... 연속되어 나오는

다음 음악 차례에 기연이와 같이 무대로 내려왔다.


과연 나에 대한 평가를 기연은 어떻게 내릴까.

노심초사 긴장 초조... 그러나 기연은 탐탁치 않은 얼굴이다.

왠지 똥씹은 표정. 나때문에 망쳤다고 할까? 불안하기 그지 없었으나...


[오빠 잘했어^-^]


이제서야 활짝 웃는 기연이.

기연이가 잘했다고 칭찬하자, 남자로써 체면이고 뭐고 나도 모르게

씨이이익~~ 입이 찢어져라 기뻐했다.




공연은 성황리에 끝났다. 태영이라도 부를껄, 여자애들은 남자친구, 가족에게

꽃다발 받으면서 피날래를 장식했지만 나는 그냥 쓸쓸히 무대 뒷편에서

담배만 피울 뿐이였다. 풍요속에 빈곤이라고 시원섭섭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근데 생각해 봐라. 내가 한게 뭐가 있다고 시원섭섭할 필요가 있는가..ㅡㅡ;)

쪼그려 앉아 있는 나를 보더니... 느닷없이 누가 내 등짝을 쳤다.


은경이였다.


은경 "오빠 수고했어! 자알 하던데?"

숙생 "엇-_-; 봤냐? 하하하하.."

은경 "오빠 근데 가사 조금 틀리던데? 000부분에서... 틀렸지?"

숙생 "....모,몰랐어 (어쩐지 기연이의 표정이 영...)"


결국은 은경이의 노골적인 지적으로 시작되었지만 나중에는 은경이도 잘했다며

나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힙합걸들은 혼갖 축하를 다 받고

정리를 하기 위해서 무대쪽으로 걸어오며 나에게 한마디씩 수고했다고 말을

던지더라..-_-; 찝집했지만 수고했다고 말 들은게 어디야^^;


비록 큰 비중은 아니였지만, 정말 뜻 깊은 경험이되었었다.

사진이라도 찍어두었으면 좋으련만, 남는 흔적은 없고 단지 내 기억속에만

한 구석 자리 잡혀 있다.

뒷풀이 가자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는 은경이와 함께 조촐히 맥주한잔을

했다. 그동안 막혔던 하수구가 뚫린 마냥 맥주가 목구멍에 술술 넘어갔다.

너무 기분이 좋은 것이다.


숙생 "은경아~ 오늘 진짜 기분 좋다! 내가 오늘 거하게 쏠께!!"

은경 "정말? 흠.... 근데 오빠 지갑에 돈 있기나 해?"

숙생 "....헉... 맞다...도,돈없다"

은경 "그럼 그렇지. 걍 내가 쏠께~~"

숙생 ".......으....."


결국 나는 끝까지 비참한 존재인가 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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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공연(?)이 끝나고 일상을 다시 찾은 나는 모처럼 시험공부를 하기 위해

학교에 2시간이나 일찍가는 쾌거를 발휘했다. 도서관에 자리를 잡고 공부를

해보자는 나의 이 신성한 욕구는 군대가기 전의 남자로써 올바른 모습이
아니였지만

나름대로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아, 진짜 공부하니깐 기분이 좋더라..에벌래.


수업시간에 맞추어 강의실에 들어가니 태영이는 미리 맨 뒷자리를 잡고

잠잘 테새를 하고 있었다.

하숙생 “씹세, 또 맨 뒷자리냐? 나는 여기 안 앉을란다”

태영 “ ? ”

나는 태영이를 상당히 무시하는 눈빛을 보낸 뒤 당당하게 앞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내 뒤쪽에서는 왠지 모를 동기생들의 따가운 눈초리가 느껴졌다.

[꼴에 공부좀 할려고 맨 앞자리 앉나 보네?]

하지만 그런 눈치 더 이상 보지 않기로 했다. 백날 친구들하고 같이 놀아봤자

남는 건 선동렬 방어율일뿐....(언제적 개그냐..)

그렇게 강의에 열중-_-을 하고 있는데 내 뒷주머니에서는 나를 흥분시키는

진동이 울리고 있었다. 태영이의 문자였다.

[캬캬 부럽지? 너는 언제나 어른이 될려나]

뜬금없는 태영이의 문자에 나는 답장을 보냈다. 책상아래서 보지도 않고

문자보내는 나의 모습이 대뜸 신기하기만 하더라.

[부럽 머가부로효 뭔소리야] 라고..

그러자 태영이는 문답을 다시 보냈다.

[아까 내가 한 자랑, 부러운나머지 다 까먹었나 보지?]


엇; 이상했다. 나와 태영이가 오늘 하루 나눈 대화는

하숙생 “씹세, 또 맨 뒷자리냐? 나는 여기 안 앉을란다”

<-이게 전부였다.

뭐지. 이상한 기분은 또 뭘까. 나는 강의시간 내내 태영이와 엊갈린 대화를

추측하느라 도저히 수업에 집중을 할 수 없었다. 나의 수업을 방해하도록

원인 제공을 한 태영이를 격멸하기 위해 태영이에게 가니....

태영이가 먼저 말을 꺼냈다.


태영 “야! 아까 너 아니였냐? 나랑 아까 메신저로 대화했잖어!”

숙생 “나 아녀-_- 오늘 아침 9시에 학교왔는데?”

태영 “헉, 그럼누구지? ..어쩐지 말투가 너 같지 않다는 생각은 들었는데..”


순간, 그녀들이 생각이 났다. 내가 오늘 등교하기 전까지 거실에는 미자누나가

일찍 일어났었고 기연이와 은경이는 금방일어나 목욕탕으로 가, 같이 목욕을

하고 있었다. 주희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고...

하지만 무엇보다 태영이가 그녀들하고 나눈 대화가 도저히 무엇을까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최대한 그녀들과 하숙한다는 걸 들키기 않게 태영이에게

유도심문을 했다.


숙생 “오늘 우리 하숙집애 여자친구가 와서 내 컴퓨터 썼는데..

무슨대화를 나눴냐?“


내 말이 끝나자마자, 얼굴이 빨갛다 못해 뻘개지던 태영이... 순간 나의 심장도

엊박자가 된다. 그리곤 하는 한마디.


태영 “씨바 젖됐다”


..............................................


나는 강의가 끝나자마자 집으로 곧장 향했다. 미치도록 어이가 없었다.

강의시간 틈틈이 은경이와 기연이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그녀들은 내 방에

들어오지도 않았단다. 나의 추측은 좁혀지고 좁혀져 내 방에 들어왔을 가장

가능성있는 사람 은 ‘미자누나’로 결론이 지어졌다. 으어어어어어억.

이런 말도안되는 수치감. 나는 태영이를 죽여-_-버리고 싶었다. 태영이가 아까

나에게 뭐라고 했는줄 아는가? 크허어어어억.



1시간전.


태영 “나 정말, 쪽팔려 미치겠다.”

숙생 “왜, 무슨일인데? 도대체 무슨말을 했는데...”

태영 “나의 이 커다란 경험이 이렇게 비참하게 되었을 줄이야”

숙생 “왜! 도대체 무슨일인데!!”

태영 “..........”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어제 경험이 새록새록하면서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싶었던 태영이. 하루에 몇 번 DDR을 치는가에 대해서 솔직하게 털어놓곤 했던

나 하숙생에게 자랑하기 위해서 그는 컴퓨터를 접속했다고 한다.

접속하자, 하숙생은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가 이미 되어있다고 하듯이 메신저에

접속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좋아라 하고 말을 걸었다.


나이제 성인님 [야!! 우캬캬캬캬 나 드디어 했다!!]

힙합보이님 [?]

나이제 성인님 [내 나이 만으로 18세. 이젠 숫자로 성인이 아닌 몸으로
성인이 되었다는 이 말씀이다]

힙합보이님 [뭘 했는데?]

나이제 성인님 [어제 순진이랑 술마셨잖냐! 비디오방에서 므흣*-_-*]

힙합보이님 [아, 성관계 갖았다구?]

나이제 성인님 [새끼 착한척하긴. 성관계가 뭐냐. 닭살돋게! 하여간

이래서 다들 그짓그짓 하고 다니는구나 므흘흘]

힙합보이님 [기분이 어땠는데?]


..............


여기까지 태영이의 말을 듣고 있으니, 정말 재미있어 하며 웃음을 짓고 있을

미자누나의 표정이 오버랩되었으나, 정말 깨끗하고 착하고 청렴할 나의 이미지가

태영이에 의해서 망가졌음을 직시하자, 나도 모르게 주먹이 꽉 쥐어졌다.

무엇보다 태영이가 힙합보이(며칠전 공연을 하고 나도 모르게 힙합에 대한

자부심이 생겨 바꾼 나의 메신저 닉네임)로 보이는 미자누나에게 뭐라고

대답했을까 그게 더 궁금한 것이다. 태영이가 무어라고 발언했느냐에 따라

미자누나는 남자와 결혼을 해야 할지 안해야 할지 갈림길에 놓일 수도 있는 법.

미자누나가 얼마나 착하고 순진한 여자인데..-_-;;



..............

힙합보이님 [기분이 어땠는데?]

나이제 성인님 [캬캬 너가 맨날 치는 DDR보다 무려 100배나 좋다!]

힙합보이님 [DDR이 뭔데?]

나이제 성인님 [......너 왜이래? 기억상실증 걸렸냐? 새끼 질투하긴 후후후

나 학교가야 된다. 있다가 보자]


** 나이제 성인님이 로그오프 하셨습니다**


.................


씨바. 저때따.

위의 대화를 일일이 노트에 적어가며 설명하는 태영이의 얼굴은

[미안해 숙생아 너의 이미지를 실추시킨점] 이라며 미리 사과하고 있었다.

하지만 태영이는 걱정말라는 눈치다.

왜냐면 그 사람이 DDR이 뭔지 모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DDR이 뭔지 알면, 미자누나가 DDR이 뭔지 알아차린다면.


[하숙생은 맨날 그걸 내 놓고 DDR이나 치는 그런 파렴치한놈이다]

[하숙생은 우리들을 성적인 대상으로 판단하고 그걸 자제 못해

DDR을 통해 해소시키는 그런 동물보다 못한 놈]


으로 각인 찍힐 것이 분명했다.

나는 값이 싸고 여자 많은 하숙집에서 더 오래있고 싶었다.........



집에 도착하니 미자누나는 없었다. 이제 취직걱정해야 할 미자누나가

티비에서 어린이 만화나 하는 시간대에 하숙집에 있을 리가 없었다.

미자누나는 새벽이나 되어서 들어올텐데... 그 동안

내 성격에 안심하고 놀 수는 전혀 없는 일이였다.-_-;;


내가 이렇게 미자누나를 기다려 하고 있었던걸 알았는지...

미자누나는 평소보다 무려 3시간이나 일찍 왔다.

오후 9시에 말이다. 거실문을 열고 들어오는 미자누나의 표정을

우선 탐색전으로 살펴 보았다. 무슨말로 핑계를 대야 할지

파악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미자누나의 표정을 보자마자 놀라고 말았다.



호기심 궁금

DDR (^-^) 알권리

남자? 성관계

첫경험



^-^...................


숙생 "저,저기 미자누나..오늘 아침에 말이에요..그게.."

미자 "숙생아~ DDR이 뭐야??"

숙생 ".......아~ 그게요 DDR이라는게요 거 있잖아요^^ 펌프! 알죠?

근데 왜요? 왜 갑자기 DDR을 .......(모르는 척 하자..;;)"

미자 "아! 그거 말하는거야? 이상하다........-_-"

숙생 "왜,왜요?"

미자 "흠.. 그게 성관..... 아니다..^^ 흠..."


나는 들었다. 미자누나가 '성관계하고 무슨상관인데?' 라고 물어볼려고

할려던 말투를 말이다. 성관............계지 뭐긴 뭐야..T_T


나는 미자누나의 성격을 안다. 미자누나는 분명 DDR 이 무엇이냐고 죽는

한이 있더라도 물어볼 것이 분명했다. 내가 말을 더듬는 걸 미자누나는

눈치를 챘으며 내가 직접 말 못할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걸 이미

파악을 했기 때문이다... 나는 갑자기 상상을 하고 있었다.


상상중 PART 1

미자 "은경아 남자들이 하는 DDR 이 뭔지 알어?"

은경 "그거 자위행위잖아!"

미자 "헉!!!!! 씨발 하숙생..........."


상상중 PART 2

미자 "은경아 남자들이 하는 DDR이 뭔지 알아?"

은경 "어멋, *-_-* 어.. 그런게 있어...근데 왜?"

미자 "하숙생이 맨날 그거 한다는데..뭐지?"

은경 "헉!!!!! 씨발 하숙생..........."


상상중 PART 3

미자 & 은경 "기연아, DDR이 뭔지 알아?"

기연 "그거 자위행위인데?"

미자 & 은경 "헉!!!! 씨발 하숙생........."



그냥 차라리 미자누나한데만 변태로 찍히는게 하숙집에서 오래 남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결론지어지고-_-;; 나는 미자누나에게 다가갔다.


하숙생 "저기 미자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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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의 남자와... 4명의 여자와의 만남은..
필연이다...
<하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