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2002년 6월 월드컵 열기가 한창이던 그 더운여름

논산 훈련소를 통하여 자대까지 배치를 받고 강원도 모사단

모전차대대에서 2년1개월간 근무를 했습니다.

군대 다녀오신 남자들은 알겠지만 다 각자의 기쁨 슬픔 지옥 천국의

순간이 있었을 겁니다.

저는 오늘 제가 겪은 지옥중에 생지옥 약간은 황당한 얘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아시다시피 중대가 3개 모여 대대가 되고 대대가 모이면 연대가 되고

저는 대대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그중 한개 중대에 소속되어 있었습니다.

자대 배치 받고 1년정도 근무를 하고 어느정도 부대 돌아가는것도 알고

분위기도 아는 상병2개월 쯤이였습니다.

RCT훈련으로 대대전체가 훈련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군대 시스템은 대대원 전체가 나가더라도 주둔지를 지키는

경계병사는 남겨두는것이 시스템입니다.

운좋게도 주둔지 경계근무를 하게되어 훈련전에 라면과 참치 사탕 과자등

여러가지 부식을 중대에 짱박어 두고 마음속으로는 훈련빨리나가라

그럼 내세상이 오는구나를 외치고 있었죠.

드디어 대대가 훈련을 나가고 저희 중대원 20명 정도와 부소대장 소대장

이렇게 22명이 전체 경계근무를 밤낮으로 돌아가면서 분담했지요.

훈련 3일째 되는날이였습니다.

오후 2시경 제 부사수인 이등병을 데리고 대공초소로 근무를 나갔습니다.

햇살도 좋고 점심과 부식도 실컷먹고 항상 부사수로 나오던 경계근무를

이등병을 데리고 사수로 나오게 되고 정말 두려울것이 없었습니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니 슬슬 졸음이 오더군요 다들 아시겠지만 근무중에 자는잠은

서서자면 앉고싶고 앉으면 눕고싶은게 사실입니다;;

저는 부대에 사람도 없고 두려울것도 없는 마음에 판쵸우의를 깔고 누워서

조금만 자려고 부사수에게 잘지키라는 말과함께 단잠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렇게 얼마를 잤는지 잠시후에 후임병이 근무교대 온다는 소리를 듣고

일어나서 이상없이 교대도 했지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대대훈련도 끝나고 모든 인원이 복귀를 하고 평범하게

부대는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주에 터졌습니다 ㅡㅡ

갑자기 주둔지 경계를 했던 병사 모두를 지휘통제실로 오라고 하더군요

기무대에서 왔다고 ㅡㅡ

저희는 왜그런지 몰라서 전부다 덜덜떨고있는데 저와 근무를 같이나갔던 부사수가

그러더군요 저와 근무설때 헬기가 지나가서 헬기에다 경례를 했답니다 그래서

그거때문에 자기 포상휴가 주러온거 아니냐고((실제로 본적은 없지만 헬기는 군에서도

높은분들만 타는데 지나가는 헬기에 경례해서 휴가다녀온사람있다는 얘기가 돌았습니다))

그말을 듣는순간 머리속으로 스치는 불안감 ㅠㅠ

지휘통제실로 모두모인뒤 저희는 한장의 약간 희미한 사진을 보았습니다

제가 누워서 자고있던 모습!!!!!ㅡㅡ

강원도는 북과 가장가까이 대치해있어서 전투기나 비행기는 못날라다닌답니다

그래서 가끔 헬기돌아다니는건 봤는데 때마침 그때 지나가던 기무대 헬기에서 자고있는

저를 사진을 찍은거랍니다...ㅡㅡ;;

저는 전차병이였기 때문에 헬기에서 그거리를 사진을 찍을수있는지

헬기내부도 헬기외부도 제대로 본적이 없습니다..

그렇게 사진을 받고 시간대 근무자를 조사하고 당연히 저는 14박15일의

멋진 영창생활을 했습니다 ㅠㅠ

참고로 헬기에 경례했던 포상휴가라고 좋아하던 그 부사수는 제덕분에

9박10일 영창생활을 했구요

지금은 추억이 되었지만 친구들과 얘기해도 이런 황당한 경우는 제가 처음이라네요 ㅡㅡ;

그냥 옛추억이 떠올라서 몇글자 적어본거니까 재밌게 읽으셨음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