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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청어(펌)

2005.12.05 06:02

금바늘 조회 수:213 추천:6

세간에 전하는 말에 의하면, '매년 겨울에 청어가 반드시 먼저 이 지방에서 산출되는데, 진헌한 뒤에 이를 잡기 시작하며, 그 생산출량의 다소에 의하여 다음해 농사의 풍흉을 점친다. 그리고 동해의 물고기가 서해에서 나고 점차 한강까지 이르렀으며, 원래 해주에서 나던 청어가 근 10여년 동안이나 전혀 나지 않고, 요해로 이동하여 나니 요동사람이 이를 신어라고 일컬었다.'고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신어는 청어를 말하는 것이다. 청어가 된 사연을 살펴보면 세상사는 이치를 볼 수 있다.
정어리와 청어는 인간으로 치면 죽마고우라고 말해도 될 정도로 그 신의가 매우 두터웠다. 그 생김생김도 흡사하여 그들이 피를 나눈 형제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가질 정도였다. 인간세상의 사람들은 청어와 정어리를 같은 것으로 여길 경우도 허다하였다.
바다세계라는 것이 인간세상과 다름이 없어 부와 권력에 대한 욕심은 인간의 그것과 비슷하다. 그러다 보니 과거 평화롭고 신성하기만 했던 바다 세계도 부와 권력에 눈이 어두운 어리석은 자들로 늘 시끄러웠다.
힘을 가진 물고기들은 자신들도 용왕과 같이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어지간한 물고기는 무시할 지경이었다. 이 때문에 용궁은 근심거리로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힘을 기르기 위해서 청어와 정어리에게 주요 직책을 맡겼다. 이런 신임 속에 그들은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청어떼는 세상구경을 하기 위해 단체로 바다 수면 가까이 유람을 하게 되었는데, 마침 고기잡이 나온 어부들에게 걸려 청어떼가 전멸할 위기에 몰린 적이 있었다. 자연히 용왕은 청어를 보호하기 위하여 다음부터는 한꺼번에 유람을 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허나 한 번의 큰 재앙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날씨가 좋아지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모두 수면 위로 올라와서 햇볕을 쬐며 한가롭게 수영을 하였다. 당연히 어부들은 이때다 싶어 그물을 쳤다. 이러다 보니 날씨가 좋고 기온이 적당한 때만 오면 이런 일은 더욱 많아졌다.
속 모르는 어부들은 청어가 잘 잡히는 때가 농사가 잘된다면서 신이라고 일컬었다. 게다가 임진왜란이 일어날 즈음 우연히도 청어들이 장기간에 걸친 여행을 계획하고 유람을 하기로 했다. 이를 보고 인간들은 청어떼가 이런 난리가 일어날 줄 알고 미리 예언을 한 것이라며 청어를 신어로 더욱 칭송하였다.
용왕은 뜻하지 않게 청어가 신어로서 추앙을 받자 위기감을 느껴 급히 정어리들을 불러 의논하였다. 정어리는 용왕의 뜻을 받아 그 비슷한 생김생김을 이용하여 청어가 유람하는 곳에 마구 들어갔다. 그러다 보니 청어가 파시를 이루는 계절은 엉망이 되었다. 사람들도 계절도 모르고 성어기도 모르는 청어를 신어로 믿지 않게 되었다.
이런 정어리의 뜻도 모르고 자신을 질투하여 그런 줄만 알고 청어는 정어리를 피해다녔다. 그럴수록 청어가 잡히는 철은 점점 들쭉날쭉하게 되고 말았다. 용왕은 할 수 없이 청어를 벌하기로 하고 자신의 주변으로부터 멀리 내쫒아버렸다.
친구의 우정도 모르고 잠시 잠깐의 영화에 눈이 멀었던 청어는 무턱대고 우쭐거리던 바람에 더 이상 신어로서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무리를 지어 용왕의 주변에서 떠나 바다 위를 떠돌아 다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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