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낚인 선후배님들께 오랜만에 인사를 올립니다.
크고 작은 일들로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어느듯 아찔한 아카시아 향기가 코끝을 어지럽히는 싱그러운 오월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동낚인님들 모두 경쾌한 한주가 되시길 바라면서 계절의 여왕 오월에 어울리는 상큼한 음악부터 한곡 올려드립니다. 7080세대에겐 추억이 가득한 스웨덴 출신의 미녀뚜엣Maywood의 "I m in love for the very first time" 입니다.
즐감하시면서 4월달 잘 마무리 하시고 좋은 일들만 가득한 멋진 오월을 맞이 하시길 바랍니다.
한동안 호구지책 때문에 바쁘기도 하였고, 여기저기 몸이 아팠던 관계로 좋아하는 낚시는 물론이고 동낚질 조차 못하고 답답하게 지내던 중에 존경하는 동낚인 회원님이신 보스님께서 동출을 제의해 주셔서 보스님의 닛산보트를 타고 맘껏 봄바다를 누비며 선상 노래미 낚시를 즐기고 왔습니다.

200마력짜리 고성능 엔진이 엄청난 속도로 물살을 가르고 단 몇분만에 도착한 곳은 거제 가조도 인근 부속섬인 일명 총알섬이란 곳이었습니다. 작은 동산만한 바위섬의 꼭대기에 포탄으로 만든 전쟁 기념탑이 세워져 있는 그곳은 6.25 전쟁 당시 가조도를 차지하기 위해 국군과 인민군이 치열한 격전을 벌이며 많은 전상자를 냈던 전적지 였었다는 사실을 보스님의 설명을 통해 알수 있었습니다.
전쟁 당시 사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포탄으로 만든 탑은 그때 당시 목숨을 잃었던 전사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보여졌습니다.

섬 주변을 한바퀴 빙 돌면서 낚시를 시작 하였습니다. 낚싯대를 드리우기 무섭게 먹이에 굶주렸던 씨알급의 노래미들이 줄줄이 물고 올라 오더군요.


중치급 노래미들이 2마리씩 쌍걸이로 올라오기도 하였으며 간간히 40급의 대물 노래미들이 묵직한 손맛을 안겨 주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연신 올라오던 노래미들의 입질이 뜸해질쯤 보스님의 채비에 예쁜 낮 뽈락 한마리가 물고 올라오더군요. 야간에 예민한 채비로 선상이나 갯바위에서 볼락을 노린다면 충분히 마릿수가 가능할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섬주변 갯바위들의 발판이 편안해 보였고 텐트를 칠 장소들이 많아 뜻맞는 조우분들과 야영을 하며 밤새 볼락을 노려보고 싶은 멋진 포인트 였지만 너무 먼곳이라 쉽게 갈수 없음이 안타깝게 느껴지더군요.
한동안 신나게 올라오던 노래미들의 입질이 뜸해진 틈을 타서 컵라면으로 허기를 메우고 최근 씨알급의 감성돔이 올라왔다는 가조도 쪽으로 배를 돌렸습니다.근처 몇군데 포인트를 돌면서 잡어의 출몰을 기대 했지만 끝내 감성돔의 모습은 보지 못하고 굶주렸던 손맛을 노래미로 대신 하였습니다.

차츰 일몰시간이 다가오면서 장판처럼 잔잔하던 바다에 너울도 심해지고 바람도 거세어져서 더이상의 욕심을 버리고 미련없이 철수 하였습니다. 포구에 도착해서  잡은 노래미들을 쿨러에 담고 조황사진을 찍고,매운탕거리 몇마리만 가져가려 맘먹고 있었는데 보스님께서 그 많은 노래미를 저에게 몽땅 다 챙겨 주시더군요.
식구들이 먹고도 남을 엄청난 마릿수 였는지라 돌아가는 길에 술고픈  친구 녀석들 몇몇을 불렀습니다. 싱싱한 놈들만 골라서 푸짐하게 회를 치고 매운탕도 한솥 끓여서  소주잔치를 벌였습니다. 온전치 않은 몸으로 과음을 한탓에 아직도 그 여파가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귀한 시간을 제게 나누어 주시고 즐낚할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동낚인 보스님께 마음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해 올리면서 이상으로 가조도 총알섬의 즐거웠던 출조 스케치를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백면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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