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아무 약속도 없는데도 이상하게 조급한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
지금쯤이면 내일의 출조에 대한 준비와 기대로 가득할 텐데....

회사업무에 대한 중압감 때문에 조행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었는지 모르겠다.
오후4시가 되어서야 사무실업무를 정리하고 장천현장에 확인차 들렀다.
낮 읶은 얼굴이 보인다. *알친구이자 사촌처남이 되는 친구와 평소 잘 알고지내는
형님 한분이 부두안벽에 민장대로 뽈락을 치고 있다. 젖뽈을 겨우 면한 놈들부터
꽤나 큰놈까지 7,8수가 쿨러안에 보인다.노래미를 노리고 왔는데 아직 좀 이른거 같다며
여기저기 찔러본다.  뽈락,노래미,꺽두거,깡냉이,메가리,사자구,복쟁이 까지 다양하다...
4칸대에 2바늘채비(바늘두개의 간격은 50cm~1m),봉돌 B~2B한개(밑에 바늘에서 30cm위)만 달랑 물리고 민물새우를 넣었다. 두분의 채비는이런 안벽이나 방파제 등의 볼락낚시뿐 아니라 고딩,메갈등 다른 잡어에도 아주 효과적이라는걸 수없이 목격했다.

저녁을 먹고 8시!! 그래도 어딘가로 가보기는 해야겠지..하고 여기저기 미끼를 던져본다.
에구!!! 내가 너무 늦었나?..마지막으로 동생에게 전화...입질!!!ㅋㅋ
벌써 배를 예약 해 놓았다네요.  
그런데 마눌님 눈치가 별로다....내일은 큰 딸 생일에다 저녁에는 시골에서 형님의
진급을 축하하는 가족 식사계획이 있던터라 내심 낚시가는 남편이 밉게 보였으리라!!..

어찌되었든 새벽4시! 신촌동 사무소 앞에 주차하고 동생차에 장비를 옮겨실었다.
진동을 지나 창포가는 신호를 통과해서 국군병원 올라가는 신호에서 노란불이 튄다.
평소와 달리 동생이 차를 세운다.그냥가지..하고 말하려다 앞을보니 무언가가 보인다.
신호등 약간지난 지점에 무언가 깜빡거리고 있는게 보인다.자세히 보니
이럴수가!!!검은색 승용차가 사고가나서 2차선을 완전히 가로막고 있는것이 아닌가?!!
사고난 차앞에 젊은 청년들 3명이보인다.흐미!!평소처럼 노란불에 달렸으면??...
저 청년들이 과연 살아있을 수 있었을까?  머리끝이 쭈뼛하니 서는 느낌이다...
2초만 빨랐으면....아마 아침 뉴스에.....
이건 조상이 우리 형제를 돌보았다고 밖에 ......

어쨌거나,
고성 모 낚시점에서 참갯지렁이 300g과 밑밥크릴3,홍합집어제1,파우더1를 섞고
백크릴 1개를 사고 또 가다 휴게소에 들러 선지국밥 한그릇을 해치우고
6시가 되어서야 통영 영운리에 도착했다.
아직도 어둠이 덜 가셔 어두운 바다 저쪽,한산도 위쪽 하늘이 불그스레 하다.
양식장 부자에 배를 묶고 채비를 준비한다.
동낚C조법!!그 응용편 18페이지5째줄에 나오는 카고채비!!!카고는 시중품을 조금
개조하여 목줄꼬임을 조금 줄였다.또 한대에도 C조법!!!구멍봉돌 외바늘 채비로 전통을
그대로 살려 참갯지렁이를 맛나게 달았다.
허!!조금시로 알고 왔는데 물이 엄청 잘 간다.이정도 물이면 흘림은 어려울 정도로 보인다.
동생은 3대를 지렁이 채비로 넣고 1대는 카드채비를 만들어 넣는다.
1시간 동안 붕장어 새끼 몇마리만 미끼를 건드린다.모두 방생!...
8시가 조금 넘어서 드디어 내 낚시대가 탈탈거린다.확실히 구별되는 큰 입질!!감시가 틀림없다고 확신하고 챔질!..별로 힘도없이 올라오더니 끝에서 쿡쿡거리며 힘을 좀 쓴다.
25cm는 족히 넘어보인다....카고에 입질이 온다.
동생이 서둘러 채비를 꾸민다. 카고2대를 만들더니 곧이어 입질을 받아낸다.
같은급으로 1수...또한수..카고낚시는 동생이 나보다 훨씬 고수라 잘도 낚아낸다.
20m떨어진  옆의 배에서 낚시하는분도 카고 채비인데 별로 조과가 없다.뭐가 다를까?
밑밥에 홍합집어제를 섞어서일까?...알수 없는일이다.
씨알이 갈수록  커지는것 같다.10시까지 심심찮게 손맛을 보고 나니 잠잠하다.
에라! 카드를 채비해서 반찬거리를 잡는다.메가리는 20cm전후로 크지는 않다.
대낮인데 칼치도 거든다.씨알이 너무 잘다.
12시를 넘었는지 물의 방향이 바뀌었다.동생 왈 "뒤쪽에서 분명히 나오낍니더"한다.
해를 등지고 통영항을 바라보고 서있으니 마음이 편안하다.
동생이 결국 한수를 걸어내는데 씨알이 좀 잘다.지렁이를 물고 올라왔다.
다른 배들을 유심히 관찰해 보았지만 별로 신통찮아 보인다.

오후2시!철수해서 밑밥통에 바닷물과 고기를 담고 얼음을 하나 띄웠다.이렇게 가면
보통 서너시간은 살아있어 쿨러에 담아간 고기보다 훨씬 싱싱한 고기를 먹을수 있다.

저녁6시!
귀산동 시골집에서 밑밥통을 엎었다.감시 9마리, 최대어는 32쯤 되어 보인다.
거기다 농어(?)1마리,도다리1마리,메가리 20여수....여자분들 탄성이 터져나온다.
회가 3접시!!....형제가 모두 모여 이런자리를 만들기는 명절 아니고서야 어려운데...

하루를 돌아 보는시간...정말 조상이 돌보아 사고를 피하고, 고기를 잡고, 식구가 모두
모여 화합하는 시간을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

새벽에 출조가시는 여러회원님들!!!운전 조심!!!낚시도 안전하게!!!
이상으로 글만 있는 밋밋한 조행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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