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절대 갈 생각이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가 봐야 원하는 마릿수 하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 9월 초순으로 출조를 미루고 있던 터였죠.

그런데 갑자기 바람이나 쐬러가자고 던진 말에 쓸데없이 가끔씩 의기투합하는 나름 무늬 고수(?)들 세 명이 정말 간단히 꾸려서 후다닥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시기가 아직 초반이라고 생각하기도 힘든 상황인만큼 조황에 대한 기대보다는 무늬 낚시 기법에 대해 열심히 토론하며 새벽길을 달렸습니다.

갯바위냐 선상이냐에 대해 의논하다 현지 상황에 맞추기로 하였는데, 선장님의 배려로 넉넉한 시간동안 선상 에깅을 통하여 넓은 범위를 탐색할 수 있었습니다.



참, 선장님은 동낚인 일반 회원에서 출조점 점주님으로 변신(?)하신 통영월*피*랜드 야식님입니다.

오늘 저희가 간 위치 인근의 무늬 포인트에 대해 이미 상당한 정보를 구축해 놓으셨더군요.

이미 대부분 알려진 포인트들에는 벌써부터 모 동호회에서 80여명이 정출을 하기로 한다는 둥 치열한 자리 다툼이 예상되는 터라 이번 에깅 시즌에는 혼잡한 곳을 벗어난 포인트를 개발하고 계시는 야식님으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포인트에 진입 후 어스름이 걷히기 직전인 새벽 5시경부터 탐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배의 선장님 한 분이 탐사에 참가하셔서 총 네 명이 각자 사양이 제각각인 장비를 가지고 에깅을 하게 되었는데 장비의 차이에 의한 조과의 차이가 발생하는지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혹자들은 이 시기에는 빨랫줄로 쇼크리더를 해도 무늬가 올라탄다고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시즌 초기에는 씨알이 다소 잘기에 에기를 피하거나 아주 조심스럽게 다가서는 경우도 제법 많죠.

오늘도 절반 이상 그런 상황이 나타났습니다.

어쨌든 여기서 각 장비의 사양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본인(개굴아빠)
   로드 : 메이커없는 농어루어대 (2.5만원)
  릴 : 다이와 리버티 2000번 (2.5만원)
  원줄 : 요쯔아미 pe 본류기 1.5호(3.7만원)
   쇼크리더 : 5호

백면서생님
  로드 : 칼라마리 832(현재 공구중인 제품) 11만원
   릴 : 중가 제품(정확히는 모르나 제 거보다는 비싼 것으로 암)
   원줄 : 정보 없음(아마 1.2호인 듯)
   쇼크리더 : 3호인듯

이름을 잘 모르는 고수 한 분
  로드 : 잘 모름(36만원)
   릴 : 시마노 세피아 CI4 C3000(34만원)
   원줄 : 0.8호
  쇼크리더 : 2.5호

선장님
  로드 : 정보 없음(길이로 봐서는 볼락 루어용인듯)
   릴, 원줄, 쇼크리더 : 정보 없음


에기는, 선장님을 제외한 우리 모두 동일한 사양의 저가 에기(1,500원)를 사용하였습니다.

결과는 현재 공구중인 칼라마리의 압승(?)이었습니다.



아무리 사실대로 써야된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써놓으면 회원님들의 곱지않은 시선을 받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반드시 있는 그대로 적어야  된다는 백모 회원님의 협박(^^;;)에 밀려 있는 사실대로 쓴 것이니 양해 바랍니다.  ( _  _ )

초반   -   1 : 5 : 1 : 3  (개굴 : 백면 : 고수 : 선장님)

중반   -   2 : 7 : 2 : 4

결과   -   4 : 7 : 2 : 5

칼라마리를 사용하신 백면서생님은 이 시기에 쉽지않은 마릿수(?) 손맛을 일찌감치 보시고는 초반에 선실로 들어가 쇼핑몰 개설때문에 모자란 잠을 청해버리더군요.

재미있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현저히 차이나는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신 분이 오늘은 반평균도 못하고 말았다는 점입니다.

작년에도 선상을 해 보신 분인데다 항상 반평균 이상은 하시던 분이라 다소 의외의 결과이기는 하였습니다만 4년 동안 축적해온 자료에 오늘 결과를 대입한다면 결론은 간단합니다.

여러분들도 가끔씩 말씀하시는 이 한 마디로 요약되죠.

"괴기가 장비 보고 물어주냐?"

한 마디 더 덧붙이자면 우리가 보기에 조금 엉터리 저킹을 구사하시던 선장님의 조과가 만만치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저킹에 정석은 없습니다.

초기에는 1단 저킹이 정석이었다가 그 다음은 2단 저킹이라 그랬다가 비시바시니 다트액션이니하는 제가 보기에는 이해가 안되는 소리들을 하고 있는데 그냥 상황에 맞추어 적당히 흔드시면 됩니다.

그러고보니 쇼크리더에 대해서도 쫌 한다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1.75를 써야되니 어쩌니 하더니 요즘은 3호라고 얘기를 하더군요.

두족류는 목줄 안탄다고 얘기를 해도 그렇게 안 믿더니......

에깅을 처음 하셨다는 카리스마님도 이 시기에 2kg 오버급 외 대 여섯 수를 하셨고 역시 에깅이 처음이라는 붕어꾼님께서도 출조선에서 장원을 하셨다는 것을 본다면 전혀 부담을 가지고 접할 필요가 없는 것이 에깅 낚시라는 것을 짐작하실 겁니다.

두어 번만 해 보시면 또는 한 마리만 잡아보시면 금방 익힐 수 있는 것이 에깅 낚시죠.

에깅은 누구나 즐길 수 있으며 다른 낚시들에 비해 아주 깔끔한 낚시 장르입니다.

저렴한 에깅대 하나 구하셔서 선선한 가을 바람 불어올 갯바위에서 운동삼아 체조삼아 열심히 흔들어 보십시오.

힘들게 비싼 장비 구입하실 필요없이 칼라마리 정도의 장비라면 에깅 낚시를 즐겁게 시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것도 비싸다 생각되시면 용성대 글라스로드(노란색 원투용 낚싯대) 2.5m 정도 짜리를 사용하셔도 오징어 잡는데는 큰 지장없습니다.

에깅 로드로서는 밸런스가 다소 안맞아 조금 불편하기는 하지만 초릿대의 탄력이 좋아 비거리도 상당하며 글라스로드답게 힘도 엄청납니다.

but!!!

하지만!!!

그러나!!!

합사는 되도록이면 고급을 사용하십시오.

제 장비 중 합사가 릴이나 로드보다 훨씬(?) 더 비쌉니다.

싼 합사는 낚시 도중 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보자를 위한 에깅 낚시에 대해서는 제 경험을 토대로한 강좌가 호래기 연구실에 연재되어 있습니다.

손맛, 입맛, 눈맛까지 모두 충족시켜주는 깔끔한 에깅낚시라는 장르에 이번 가을 푸~~~욱 빠져 보시지 않으시렵니까?


※ 제가 어떻게 보면 조금 까칠하게 적기는 하였지만 누구나 시작할 수 있으며 정말로 쉬운 낚시 장르인 에깅 낚시를 아주 어려운 것으로 생각되게 하거나 또는 에깅낚시가 특정인들의 전유물처럼 간주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에 에깅 낚시 조황에 대해서는 몇 년 전부터 느낀 바 그대로 적고 있사오니 회원님들의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맨날 이리 까칠하게 굴다가 운영자한테 짤릴라.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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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무늬오징어낚시 끊었음. 묻지 마셈. ㅠㅠ

요즘 맘 같아서는 두족류 낚시 전체를 끊고 싶음. ㅠㅠ

나는 당신이 말한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당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를 위해서는 죽도록 싸울 것이다 - 볼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