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부터 직장 동료들, 그것도 몇 % 되지도 않는 남성 동료들에게 도다리 회 먹일 거라고 약속을 해 두었다가 이래저래 일이 생기다보니 차일피일 미루어지다 겨우 오늘 날을 맞추었습니다.


요즘 도다리 낚시를 가면 그래도 6시 정도 일어나 8시 가까이 되어서 낚시를 하게 되는데 오늘은 책임감이 있다보니 5시에 알람을 맞추어두었는데도 4시 50분에 잠이 깨게 되더군요.


총알 같이 달려 구산면에 도착하여 준비물을 챙깁니다만 청개비 두 통에 묶음 바늘 하나가 오늘 준비물의 전부입니다.


지난 주 아침 겸 점심으로 사 두었던 다이제스티브 비스켓이 반이나 남았고 집에서 가져간 캔 커피도 있으니 다른 건 준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비스켓으로 식사가 되느냐고요?


충분합니다, 익숙해지면요.


아, 이게 아니구나.  여하튼 낚시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쁘지 않은 씨알의 도다리 한 수가 올라오는 것을 시작으로 1시간 여만에 도다리 9수 + 노래미 1수를 해 내었습니다.


그런대로 괜찮겠다 싶었더니 웬걸, 그 이후로 입질조차 없습니다.


그래서 원전에 와 있을 것으로 유추되는 김모 신부님께 전화를 넣었습니다.


그랬더니,


"아, 고마 이리로 오지 만다꼬 도다리도 없는데서... 어, 앗싸, 한 마리!"


"어허, 와 이래샀는교, 헐리우드 액션도 아이고..."


"아이라 카이.  고마 이리로 오는 기 좋으낀데."


여하튼 그래저래 하다가 그 배의 선주님 연락을 다시 받고는 그리로 갔습니다.


그런데 낚시하던 "여기"서 "거기"까지가 대략 1km는 넘을 겁니다.


제목 없음.JPG


노를 저어 가려면 졸라 힘듭니다.


겨우겨우 노를 저어 갔는데 첨에 두 마리 쌍걸이로 올라오더니 그 후로 1시간 가량 입질이 없습니다.


안되겠다 싶어 다시 "거기"서 "여기"까지 노를 저어 되돌아 갔습니다.


절대 속으로 욕 안했습니다, 겉으로는 했을랑가 몰라도.


옮긴 자리에서 20분 가량 입질이 없었는데 옆으로 그 양반들이 쌩하고 지나가다가(저거는 엔진 있는 배.  ㅡ,ㅡ;;) 되는가 물어 보데요.


그래서 있는 그대로 안 된다 그랬는데 배가 지나가고 딱 1분 있다가 입질이 팍팍 쏟아지더군요.


그래서 7마리 정도 더 보탰습니다....만 그래 봐야 23마리.


약속 시간이 되어서 조금 모자라는 듯해도 철수 했습니다.


회를 떴더니 대략 두 접시는 나와서 직장 동료들과 맛있게 갈라 먹었습니다.


참, 그 양반들 100마리 잡기 전에는 퇴근 안한다 카던데 집에 갈라카믄 3박 4일 쯤 걸리지 싶습니다.


근데, 접속자 중에 "실미도"님 닉네임에 보이는 건 우째 된 일이지?


941477_458846154189884_191959948_n.jpg

profile

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무늬오징어낚시 끊었음. 묻지 마셈. ㅠㅠ

요즘 맘 같아서는 두족류 낚시 전체를 끊고 싶음. ㅠㅠ

나는 당신이 말한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당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를 위해서는 죽도록 싸울 것이다 - 볼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