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동네낚시"

  

친애하는 동낚인 선후배님들 그간 무고하신지요? 백면서생입니다. 지난겨울 호랙 이후 오랜만에 조황으로 인사 여쭙습니다.^^
꽁꽁 얼어붙은 민물 새우를 입김으로 호호 불어가며 호랙을 잡던 겨울이 어꺼제 같은데 벌써 뙤약볕을 걱정해야 하는 여름의 초입에 와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느껴지는 초여름 무더위에 낮 낚시 즐기시는 횐님들 모두 건강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동낚 조황란 둘러보니 계절 상관없이 호랙 인기는 여전히 식을 줄을 모르는군요.^^
저는 겨울 이후 호랙은 완전히 접고 (지난겨울에 워~낙 잡았습니다.ㅋ) 올여름 본격적인 무늬 오징어 에깅 시즌이 열리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틈틈이 볼락루어를 다녔습니다.
만족 할 만한 왕사미 조과도 몇 차례 있었지만 조황은 안 올렸습니다.
어떤 분이 볼락 포인트는 부자지간이라도 공유하는게 아니라고 하시길래...ㅎㅎㅎ
호랙이나 살오징어를 제외하곤 낚시 대상어가 마땅챦은  최근엔 반가운 몇몇 분들과 어울려 동낚인들의 영원한 안식처 원전에서 잡어낚시의 잔재미에 폭 빠져 지내기도 했습니다.


절친한 친구 천년세월, 그리고 후배 은자의 왕국과 함께 즐거운 한 때를 보냈던 사진입니다.
동키행님과도 한차례, 게굴아빠님과는 두 세번 댓마에서 재밌게 즐낚했었는데, 그 두 분은 얼굴이 나온 사진이 없네요.ㅎ
요즘 수온이 좀 올라 그런지, 2~3월 초봄엔 그렇게 용을 써도 잘 안 잡히던 도다리,노래미, 보리멸 등 씨알 좋은 동네 잡어들이 대체로 잘 올라오는 편이더군요.
즉석에서 푸짐하게 썰어 먹고도 넉넉하게 남아서 집으로 들고 와 반찬을 해먹을 정도였습니다.  
심심치 않게 물어주는 잡어 손맛 입맛에 재미가 붙어 일주일에 한번씩은 바람도 쏘일겸 원전에서 놀았고 최근엔 삼일 연짱 땟마를 타기도 했었습니다.ㅋ
올해 도다리 낚시는 요까지만 하고 마감할까 합니다.ㅎ


딱히 정해진 포인트는 따로 없구요. 원전과 실리도 주변 양식장 안밖 어디에서건 선상대, 편대, 줄낚시 등 채비에 관계없이 잘 올라오는 편이었고, 도다리, 보리멸, 노래미 등을 합쳐 하루 50~60마리는 잡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올해는 씨알 좋은 보리멸이 풍년입니다. 큰놈들은 거짓말 좀 보태서 명태(?)만 합니다.ㅋ 맘먹고 보리멸만 잡는다면 백 마리도 가능하겠더군요.
도다리는 손바닥 사이즈가 주종이고, 큰놈은 30cm 오버하는 것들도 간혹 올라오더군요.  
묶음추 채비 윗 바늘엔 보리멸이 잘 올라오구요. 보리멸이 싫은 분들은 맨 밑 바늘에만 청개비를 달아서 던지면 도다리가 곧잘 붙어 옵니다.
싱싱한 청개비를 좀 넉넉하게 준비해서 아끼지 말고 자주 갈아주고 이른 아침 시간과 오전 중에 속전속결 하시는게 답 일듯 싶네요.
오후가 되면 햇볕도 뜨겁고, 바람과 함께 너울도 높아져 위험하기도 하고 입질 빈도도 현저하게 떨어지더군요.^^





맛있는 보리멸 이야기

넘 흔하다 보니 오히려 그 값어치가 평가절하 되는 보리멸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초봄부터 늦가을까지 연안 어디에서나 간단한 원 투 채비로 손쉽게 낚을 수 있는 난류성 어종인 보리멸은 우리 마산 지방에서는 모래 문저리 라는 이름이 더 친숙합니다.
손가락 크기부터 30cm까지 몸길이가 성장하고 산란을 하기전인 요즘 철이 가장 맛이 좋은 시기입니다.


싱싱한 보리멸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예쁜 구석이 참 많은 녀석이죠.
까만 눈동자와 군살 없는 유려한 몸매, 한입 깨물어도 전혀 비릴 것 같지 않은 게 요즘 잘 나가는 소녀시대처럼 귀여운 것 같습니다.ㅋ
여담입니다만, 생활낚시에 심취해 있는 동낚인 후배 은자의왕국이 초봄부터 보리멸을 대상어로 원도 출조를 하자구 저를 졸라대는 통에 달래느라 한동안 애를 먹기도 했었습니다.ㅎ
맛이 무미건조하고 살이 쉬이 물러지는 탓에 꾼들에겐 별로 달갑지 않은 동네 잡어지만 조리하기에 따라 일품요리의 재료로 손색이 없는 보리멸입니다.
아래 사진은 원전에서 막 건져 올린 싱싱한 보리멸을 재료로 뎃마에서 즉석으로 만들어 먹었던 점심식사 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보리멸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맛있는요리는 무궁무진합니다.
씨알이 큰 보리멸의 포를 뜨고 껍질을 벗겨 내어 회로 먹는 건 기본이고, 배합초 (식초,설탕,소금)을 넣은 밥을 뭉쳐 초밥을 만들면 그 맛이 아주 기가 막힙니다.
댓마 낚시를 하면서 배가 고파지면 민생고를 해결해야 하는데요. 이럴 때 식사는 보통 라면으로 해결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간편하기 때문인데요.
날씨가 쌀쌀할때 먹는 라면은 별미지만, 한여름 그것도 뙤약볕이 내리쬐는 땟마에선 먹을 음식이 못됩니다.ㅋ그럴 땐 흔한 보리멸로 회덮밥을 만들고, 노래미,도다리 등의 잡어들로 매운탕을 끓여서 식사를 해결해 보십시오. 맛도 영양도 참말로 환타스틱합니다.
재료 준비가 귀찮다구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집에서 밥과 야채 몇 가지 가늘게 채 썰어서 비닐봉지에 담아오구요.  보리멸 몇 마리 회를 떠서 초장 넣고 슥슥 비벼 놓으면 둘이 먹다  한사람 쓰러져도 모릅니다.마지막 한 숟가락 서로 먹을려구 싸움날 만큼 맛있는 회덮밥이 됩니다.^^
밥을 담을 때 미리 참기름을 조금 넣어오면 더 감칠맛이 나겠지요?
밖에 나가서 요렇게 만들어 먹고 집에 돌아오면 양심상 식구들한테 조금 미안해지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그럴 땐 뒤풀이도 겸해서 낚아온 보리멸로 푸짐하게 도리뱅뱅을 만들어 진상을 해보십시요.
사태수습용(?)으로 그만입니다.
비늘치고 내장을 말끔히 정리한 뒤 물기를 닦아내고 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하게 둘러주고 앞뒤 뒤집어가며 튀기듯이 바싹 구운 다음 매콤 달콤한 장어구이 양념을 만들어 끼얹어 주고 약한 불에서 살짝만 더 익혀서 드시면 술안주로도 밥반찬으로 그만입니다.
양념장은 (고추장+물엿+다진 마늘+진간장+물) 각자 기호에 따라 매콤 달콤하게만 만들면 됩니다.


보글보글 끓고 있는 매운탕을 보니 또 먹고 싶어지네요. 회덮밥엔 매운탕 궁물과 궁합이 딱 입니다.  
회 덮밥 재료와 함께 매운탕을 끓일 야채도 준비 하십시요.
고추가루,국간장,소금 다진 마늘로 미리 다대기를 만들고, 무우 몇 조각 대파 청양고추를 씻어서 비닐에 넣어 가면 됩니다.
금방 잡아올린 싱싱한 도다리, 노래미, 보리멸, 등 잡어들을 종류대로 집어넣고 푹 끓여내면 진한 궁물이 우러납니다.^^



요즘 막상 출조를 생각해 보면 동네 꾼들에겐 마땅한 어종이 떠오르지 않는 어한기의 계절이기도 하지요?
조금을 전후한 조류가 약한 물때나,구름이 햇볕을 가려주어 낮 낚시하기가 좋은 오늘처럼 흐린 날은 멀리 갈 것도 없이 원전에서 간단한 채비를 챙겨 보리멸과 도다리 등 잡어 낚시를 즐겨 보시기를...
손과 입 모두가 즐거워진답니다.^^

"낚시가 뭐 별거 있나요? 이렇게 먹고 놀고 즐기면 되죠!!!"




백면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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