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치가 부쩍 커졌습니다."








▲가끔씩 올라오는 세마디급 칼치입니다. 일주일 전에 비해 씨알이 많이 굵어졌더군요.




동낚인 회원 선후배님들 무더운 여름 건강하게 보내고 계신지요.
겨울에 태어난 저로서는 여름 한철 보내는 것이 그저 괴롭기만 합니다.
생각이 흩어지고 매사에 무기력 해지는 계절이라 그런지 요즘들어 조황란을 비롯,  동낚인 게시판의 게시글은 물론이고 회원님들의 귀중한 조황정보에 덧글 한줄 다는 것 조차도 게을리 하였음을 솔직히 고백하지 않을수 없네요.^^
하지만 이제 말복도 지났고 "신선한 가을 바람이 불어 오기 시작한다"는 처서가 코앞이니 사람잡는 여름 더위도 막바지라 위안을 삼으며 이제 곧 가을이 오면 좀 더 열심히 동낚질에 매진 할 것을 회원님들께 약속드리구요.  
주말을 맞아 모처럼 다녀온 어젯밤 전대미문(?) 칼치낚시 비하인드 스토리를 올려드립니다.
전날의 출조에서 씨알좋은 전갱이로 쏠쏠한 재미를 보신 개굴아빠님께서 한쿨러의전설님과 반찬낚시의 완결편을 만들어 보자시며 제게 연락을 주셨더군요.
한동안 손맛에 굶주려 있던터라  앞뒤 사정볼것 없이 흔쾌히 수락하고 함께 출조배를 탓습니다.



▲ 강태공 아빠를 따라나선 소년조사, 한쿨러의전설님의 큰아들 입니다.



멋진 풍경을 연출하는 낙조를 즐기는 것도 잠시, 출조배는 순식간에 저도 앞 양식장에 닿았습니다.
배를 묶고 5분도 안돼서 제일 먼저 채비를 마친 개굴아빠님께서 갈치용 장대 한대와 전갱이를 잡기위한 릴 낚싯대 한셋트를 펼치시고 낚시를 시작하시더군요.
한참  채비를 만들고 있던중에 난데없이 "빠지직~" 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무슨 소리냐구요? 낚시 시작 하자마자 개굴아빠님께서 아끼시던 세칸 장대를 스스로 부러뜨려 먹는
상괘한(?) 소리입니다.ㅋ
좀처럼 낚시 장비 해먹는 일이 없는 개굴아빠님인지라 처음엔 "뭐 그럴수도 있겠거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날의 비극을 알리는 전주곡에 불과 하더군요.

그러구 한 5분이나 지났을까. 이번엔 "뿌지직~" 하는 경쾌한 파열음이 밤바닷가에 올려 퍼지더군요.^^
또 무슨 일이가 싶어 뒤를 돌아다보니 아 !  글쎄~~ 이번에도 개굴아빠님이시더군요.ㅎ
전갱이를 잡을 요량이었던 선상 릴 낚싯대의 손잡이 부분이 흉물스럽게 두동강이 나있는게 아니겠습니까.
한쿨러의전설님과 저는  개굴아빠님의 신들린(?) 모습에 할말을 잃었지만 남의 일에 안됐다는 말은 못하고 점쟎게 축하(?)를 해드렸습니다.ㅋ
그날따라 뭐에 씌었는지 낚싯대를 펼치자 말자 양식장에 걸린 낚싯줄을 힘대로 당기다가 순식간에 낚싯대 두대를 부러뜨려 먹더군요.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ㅎ

졸지에 두대의 보검을 모두 잃어버리신 개굴아빠님, 끝까지 포기 못하신다며 이번엔 낚시가방 속에 깊숙히 감춰뒀던 루어 낚싯대 하나를 꺼내시더군요.
무늬 오징어를 잡기위해 아껴두었던 루어대에 한쿨러의전설님께 분양받았던 바낙스 릴을 장착하고 불굴의 의지로 전갱이 사냥에 돌입한지 한 5분이나 되었을까?  
"어..어......어.....어................." 하는 소리가 들리지 뭡니까? 또 무슨 일인가 싶어 옆을 돌아 봤더니
"오 마이 갓!" 개굴아빠님의 낚싯대가 어두운 바닷속으로 가라안고 있더군요.
뒤늦게 손을 뻗어 봤지만 이미 때는 늦었더군요. 깊은 바닷속으로 사라져가는 낚싯대를 바라보니 영화 타이타닉의 한장면이 떠오르더군요.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고 바닷속 깊숙히 사라져가던 디카프리오의 그 명장면 말이죠.ㅎ  
"참, 우째 이런 일이..."
순식간에 낚싯대 세대를 해먹는 개굴아빠님의 신들린 털바리 신공에 우리는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누구할것 없이 완죤히 할말을 잃었습니다.ㅋ




그 이후로 출조 배 분위기는  뭐, 찬물을 끼얹은듯  싸늘해 졌습니다.ㅋ
그 난리통에 저의 낚싯대엔 왠 놈의 씨알 좋은 전갱이가 그리도 물어 대던지....ㅎ
죄다 25센티 이상되는 것들이라 한마리면 밥 한공기 뚝딱할 정도는 되더군요. 순식간에 낚싯대 세대를 해먹은 개굴아빠님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기 위해 웃는 모습을 안보이려 입술을 깨물었지만, 실실 쪼개지는 웃음을 모두 숨길수는 없었지요.ㅎㅎㅎ
한편, 이런 제자의 절망적인 고통을 사부이신 한쿨러의전설님께서 안타까워 하시기는 커녕 오히려 즐기고 계시더군요.ㅋ
아주 대놓고 고소해 하시면서 한술더떠 확실하게 확인사살을 가하시더군요.
"백면아우~ 오늘 일어난 개굴아빠의  털바리 신공에 대해 한부분도 편집하지 말고 있는 고대로 조행기에 올려 만천하에 공개해 주시게나~~"
헐~~~그동안 제자한테 얼매나 시달렸으면 저럴까 싶더군요.ㅋ





세차게 흐르던 조류가 멈추면서 간간히 올라오던 세마디급 갈치들의 입질도 뜸해지고, 연속해서 우리한 손맛을 안겨다 주던 전갱이들도 어디로 사라졌는지....
일순간 잠잠해 지길래 잠시 낚시를 멈추고 한쿨러의전설님께서 준비해오신 족발 안주에 소주한잔 나누면서 담콤한 휴식을 가졌습니다.ㅎ
물론 상차리고 정리하는건 오늘의 털바리로 선정되신 개굴아빠님이셨지요.ㅋ



준비해간 김밥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본격적으로 다시 낚시를 시작해보니 연신 칼치와 전갱이들이 올라오더군요.
삼척동자라 할지라도 쿨러 체워 가는건 식은 죽먹기보다 쉬운 상황이었습니다.
한창 대박조황을 꿈꾸며 낚시삼매에 좀 빠져볼까 싶었는데, 현지 어민인듯한 배한척이 다가오더니 해경에서 단속을 나왔다고 알려 주더군요. 물반 고기반인 환상의 포인트를 눈앞에 두고 돌아서야만 하는 눈물겨운 상황이더군요.
진한 아쉬움을 뒤로한체 욱곡쪽으로 옮겨와서 다시 낚싯대를 담궈 보았습니다만, 30분에 겨우 한번정도의 입질이 올만큼 현저히 개체수가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나마 만조에 이르니 아예 입질없고 속절없이 시간만 흘러 가는 상황이더군요. 아쉬웠지만 반찬낚시의 완결판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철수하였습니다.

요즘같이 더운 계절엔 컴 앞에 앉아 긴글을 적는것도 읽는것도 모두 고통입니다.
엉성하고 재미 없는 글 끝까지 읽어 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드리구요.
아울러, 이번 출조길에서 상당한 견적과 함께 출혈의 아픔을 격으신 개굴아빠님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해 올리면서 마무리 할까 합니다.^^
개굴아빠님 힘내세요~~*









백면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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